[심층취재] 부동산발 위기, 한국은 안전한가?

입력 2008.09.18 (21:48) 수정 2008.09.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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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주택 시장 침체에서 비롯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대비책은 무엇인지 박종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목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이미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거래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형윤(공인중개사) : "작년 연초에 비하면 굉장히 떨어진 상태고, 1억이상 빠졌기 때문에, 올상반기에 비하면 더 둔화된 상태고..."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당장 금융 위기나 불안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 하락 현상은 일부 지역에 국한될 뿐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6.1%나 올랐습니다.

또 미국의 주택 담보대출 연체율이 6%를 넘어선 것과는 달리 국내 은행권 연체율은 0.7%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주택의 담보인정비율 즉 LTV비율도 평균 49%로 80%대인 미국에 비하면 훨씬 낮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입니다.

<인터뷰>김광연(금감원 일반은행서비스국장) : "주택가격이 일부 하락하더라도 이것이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상황보다는 앞으로의 발생할 부실 가능성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연체율이 14.3%로 한 해 전보다 2.9%나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환(한국투자증권 본부장) : "이는 향후 건설사라든지 이에 투자한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보여집니다."

가계 대출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보험,증권사 등을 제외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7월말 현재 500조 원에 육박해 관련 통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대출은 늘어나는데 빚을 갚을 수 있는 채무 상환 능력은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금융부채를 한 해 가처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은 계속 늘어나 현재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인터뷰> 주택 담보 대출자 : "지금 이자가 150, 180 이렇게 나가는데 계속 이자가 높게 올라가니까 생활에 지장이 있죠."

내년 한해동안 거치기간이 끝나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는 가계 주택 대출 규모도 48조 원으로 올해의 2배가 넘습니다.

더구나 물가 상승이 가속화돼 기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질 경우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계 부채 상환능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윱니다.

<인터뷰> 유병규(현대 증권 상무) : "이를 위해서는 경기 활성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서 가계의 소득요건을 개선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의 건전성을 더욱 높여야 앞으로 닥칠 국제 금융 위기의 파고를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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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9-18 20:55:52
    • 수정2008-09-18 21: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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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주택 시장 침체에서 비롯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대비책은 무엇인지 박종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목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이미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거래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형윤(공인중개사) : "작년 연초에 비하면 굉장히 떨어진 상태고, 1억이상 빠졌기 때문에, 올상반기에 비하면 더 둔화된 상태고..."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당장 금융 위기나 불안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 하락 현상은 일부 지역에 국한될 뿐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6.1%나 올랐습니다. 또 미국의 주택 담보대출 연체율이 6%를 넘어선 것과는 달리 국내 은행권 연체율은 0.7%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주택의 담보인정비율 즉 LTV비율도 평균 49%로 80%대인 미국에 비하면 훨씬 낮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입니다. <인터뷰>김광연(금감원 일반은행서비스국장) : "주택가격이 일부 하락하더라도 이것이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상황보다는 앞으로의 발생할 부실 가능성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연체율이 14.3%로 한 해 전보다 2.9%나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환(한국투자증권 본부장) : "이는 향후 건설사라든지 이에 투자한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보여집니다." 가계 대출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보험,증권사 등을 제외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7월말 현재 500조 원에 육박해 관련 통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대출은 늘어나는데 빚을 갚을 수 있는 채무 상환 능력은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금융부채를 한 해 가처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은 계속 늘어나 현재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인터뷰> 주택 담보 대출자 : "지금 이자가 150, 180 이렇게 나가는데 계속 이자가 높게 올라가니까 생활에 지장이 있죠." 내년 한해동안 거치기간이 끝나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는 가계 주택 대출 규모도 48조 원으로 올해의 2배가 넘습니다. 더구나 물가 상승이 가속화돼 기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질 경우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계 부채 상환능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윱니다. <인터뷰> 유병규(현대 증권 상무) : "이를 위해서는 경기 활성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서 가계의 소득요건을 개선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의 건전성을 더욱 높여야 앞으로 닥칠 국제 금융 위기의 파고를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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