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제2의 용산’

입력 2009.02.1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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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용산참사는 지역개발이란 이름 아래 추진된 재개발 사업의 맹점을 드러낸 비극이었습니다.

KBS는 재개발 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연속기획에서 봅니다.

오늘은 제 2의 용산을 예고하는 갈등의 현장을 이효연 기자가 찾았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의 옛 어정 가구 단지.

세입자 11명이 4백일째 망루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저희 여기 취재 안하거든요. 어딘데요? (KBS에서 왔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다 (언론 공개) 안하기로 했어요. KBS만 (망루에) 들어올 수도 없는거고."

언제 공권력이 투입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탓인지 외부인 접근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재개발조합이 제시한 보상금은 3.3제곱미터당 2,30만 원선.

그 돈으론 생계유지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만족할 수준의 보상이 있기 전까진 절대 망루에서 내려가지 않겠다는 이들, 경찰 진압에 대비해 망루 안에 다량의 시너와 새총, 골프공으로 무장했다고 합니다.

하루 유동 인구 25만 명의 강남터미널 상가입니다. 분쟁의 불씨는 여기서도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곳엔 상가가 650곳 정도 있습니다. 서울시가 이 상가들을 올해 안으로 공개 입찰하기로 결정한 뒤로 상인들은 용산 참사도 남일 같지 않다면서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20대부터 꽃집상가에서 일해왔던 황태란씨. 상가가 공개 입찰 되면 쫓겨날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영업권을 준다지만 임대료가 대폭 올라 사실상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녹취> 황태란(지하 상가 상인) "정말 아침밥 제대로 못 먹고 나와서 이렇게 닦아 놓은 30년 세월을 어떻게 나가라고..."

황 씨처럼 수십 년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상인들이 대부분인만큼 앞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취> 임기화(지하 상가 상인) : "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인생을 청춘을 여기다 다 바쳤는데…"

예전처럼만 먹고살 수 있게 해달라는 이들의 요구, 현실적으로 양보하기 어렵다는 자치단체와 재개발조합의 입장이 맞서면서 언제 터질지 모를 갈등의 불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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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곳에 ‘제2의 용산’
    • 입력 2009-02-12 21: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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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용산참사는 지역개발이란 이름 아래 추진된 재개발 사업의 맹점을 드러낸 비극이었습니다. KBS는 재개발 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연속기획에서 봅니다. 오늘은 제 2의 용산을 예고하는 갈등의 현장을 이효연 기자가 찾았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의 옛 어정 가구 단지. 세입자 11명이 4백일째 망루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저희 여기 취재 안하거든요. 어딘데요? (KBS에서 왔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다 (언론 공개) 안하기로 했어요. KBS만 (망루에) 들어올 수도 없는거고." 언제 공권력이 투입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탓인지 외부인 접근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재개발조합이 제시한 보상금은 3.3제곱미터당 2,30만 원선. 그 돈으론 생계유지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만족할 수준의 보상이 있기 전까진 절대 망루에서 내려가지 않겠다는 이들, 경찰 진압에 대비해 망루 안에 다량의 시너와 새총, 골프공으로 무장했다고 합니다. 하루 유동 인구 25만 명의 강남터미널 상가입니다. 분쟁의 불씨는 여기서도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곳엔 상가가 650곳 정도 있습니다. 서울시가 이 상가들을 올해 안으로 공개 입찰하기로 결정한 뒤로 상인들은 용산 참사도 남일 같지 않다면서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20대부터 꽃집상가에서 일해왔던 황태란씨. 상가가 공개 입찰 되면 쫓겨날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영업권을 준다지만 임대료가 대폭 올라 사실상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녹취> 황태란(지하 상가 상인) "정말 아침밥 제대로 못 먹고 나와서 이렇게 닦아 놓은 30년 세월을 어떻게 나가라고..." 황 씨처럼 수십 년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상인들이 대부분인만큼 앞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취> 임기화(지하 상가 상인) : "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인생을 청춘을 여기다 다 바쳤는데…" 예전처럼만 먹고살 수 있게 해달라는 이들의 요구, 현실적으로 양보하기 어렵다는 자치단체와 재개발조합의 입장이 맞서면서 언제 터질지 모를 갈등의 불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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