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김정은, 세습 지지 받은 듯

입력 2010.09.01 (07:03) 수정 2010.09.0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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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열 객원 해설위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최근 4박 5일 동안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이번 달에 열리는 노동당대표자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최고지도부 선출을 위해 44년 만에 열리는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이후 권력 구도를 수립하고, 3남 김정은을 등용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이를 사전에 중국 지도부에 통보하고 지지를 확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의 원만한 성과를 축원하며 양 국 간 친선의 바통을 후손들에게 잘 넘겨주고 대를 이어 강화 발전시키자고 화답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의 세습을 사실상 지지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중국은 또 창춘과 지린-토문-라선으로 연결되는 중국의 동북개발계획에 북한의 적극적인 참여를 확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경제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반면 중국은 대외적으로 천안함 사태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와 미국의 추가 경제제재에 대응해 북 중 관계를 강화하고, 양 국 간 지속적인 경제 교류와 협력을 다짐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중국에 약속했을 것입니다.

 

최고 지도자로서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6번째이자 아마도 그의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국 동북지방 방문은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행적을 답사하는 것으로 짜여 졌으며, 이는 동시에 손자인 김정은의 3대 세습 정당성 제고를 위해 철저히 연출된 선전 활동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과거 김정일의 세습 권력 이양을 찬성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익 차원에서 그의 권력 세습을 용인했듯이 이번에도 한반도 안정을 바라는 의미에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지지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김정일의 방중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이 최근 도처에서 목격됨으로써 북한의 세습제의 앞날은 평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새로 구성될 북한 지도부는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핵무기만을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바람대로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추구할 것인지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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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김정은, 세습 지지 받은 듯
    • 입력 2010-09-01 07:03:37
    • 수정2010-09-01 07:20:13
    뉴스광장 1부
[유호열 객원 해설위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최근 4박 5일 동안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이번 달에 열리는 노동당대표자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최고지도부 선출을 위해 44년 만에 열리는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이후 권력 구도를 수립하고, 3남 김정은을 등용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이를 사전에 중국 지도부에 통보하고 지지를 확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의 원만한 성과를 축원하며 양 국 간 친선의 바통을 후손들에게 잘 넘겨주고 대를 이어 강화 발전시키자고 화답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의 세습을 사실상 지지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중국은 또 창춘과 지린-토문-라선으로 연결되는 중국의 동북개발계획에 북한의 적극적인 참여를 확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경제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반면 중국은 대외적으로 천안함 사태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와 미국의 추가 경제제재에 대응해 북 중 관계를 강화하고, 양 국 간 지속적인 경제 교류와 협력을 다짐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중국에 약속했을 것입니다.
 
최고 지도자로서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6번째이자 아마도 그의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국 동북지방 방문은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행적을 답사하는 것으로 짜여 졌으며, 이는 동시에 손자인 김정은의 3대 세습 정당성 제고를 위해 철저히 연출된 선전 활동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과거 김정일의 세습 권력 이양을 찬성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익 차원에서 그의 권력 세습을 용인했듯이 이번에도 한반도 안정을 바라는 의미에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지지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김정일의 방중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이 최근 도처에서 목격됨으로써 북한의 세습제의 앞날은 평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새로 구성될 북한 지도부는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핵무기만을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바람대로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추구할 것인지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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