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이산가족 상봉, 60년 만의 만남

입력 2010.10.3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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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어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첫날인 어제 이산가족들은 그동안 헤어졌던 가족들과 만나는 감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홍희정 기자?

<질문>
첫날인 어제 단체 상봉행사에서 첫 만남이 이뤄졌는데요, 당시 상황 등 설명해 주시죠?

<답변>
네, 첫날인 어제 상봉행사는 오후 3시 10분쯤 시작됐습니다.

우리측 가족 4백여명이 앉아 있는 가운데 북측 노래 반갑습니다가 울려퍼지면서 북측 가족 97명이 상봉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때부터 서로 가족을 찾는 아우성과 통곡 소리가 상봉 장소를 뒤덮었다고 합니다.

상봉장 뒤쪽에 앉아있던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을 먼저 찾으려고 테이블 번호판을 위로 치켜들고 앞으로 걸어나오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산가족들의 사연도 궁금한데요, 올해 아흔살의 최고령자도 남측의 아들을 만났다죠?

<답변>
네, 한국전 참전으로 생후 백일 정도 된 아들과 헤어졌던 아버지 리종렬 씨가 어제 아들과 만났습니다.

올해 아흔살인 리종렬씨는 한국전쟁에 국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처리됐었는데,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앞둔 생사확인 과정에서 생존이 확인돼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어제 국군출신 이산가족 4명이 남쪽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리종렬씨와 방영원씨, 리원직씨, 윤태영씨인데, 이들 4명은 정부가 정리해 놓은 국군포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질문>
남측 상봉 최고령자도 일흔 한살의 딸을 만났다는데요?

<답변>
네, 올해 아흔 여섯의 김례정 할머니는 딸 우정혜씨를 어제 만났습니다.

상봉 직전만 해도 딸을 만나게 돼 좋기만 하다며 웃었던 김 할머니는 딸이 눈 앞에 나타나자 할말을 잊은채 울고 있는 딸을 어루만졌는데요.

고령인 김 씨는 휠체어에 앉아서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지만 딸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금강산까지 왔다고 합니다.

<질문>
미국에서 온 아들을 만난 가족도 있었죠?

<답변>
네, 올해 여든 한살의 고윤섭씨가 아들 고배일 씨를 만났는데요, 첫 상봉에서 헤어졌던 부자는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며 각자의 가족들을 설명했습니다.

캠코더를 보면서 아들 고배일씨의 미국에 있는 자식들을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리화춘씨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습니다.

리화춘씨의 동생은 어머니가 기다리다가 지난해 돌아가셨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가 1년만 더 사셨더라면 가족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서야 만난 것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또, 76살의 성진수 씨는 헤어졌던 형을 만나던 와중에 탈진해서 구급차로 호송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오늘 개별상봉등 상봉일정이 내일까지 이어질텐데요, 일정 소개 해 주시죠?

<답변>
네, 일단 이틀째인 오늘은 오전 부터 개별상봉을 시작해 점심식사 까지 4시간 동안을 가족들이 함께 합니다.

이어 오후 4시부터는 금강산 면회소에서 두번째 단체상봉이 이어집니다.

어제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오늘 오전 8시 반 집결장소인 강원도 속초의 한화콘도를 출발했으며, 동해선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낮 1시쯤 금강산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3시 10분쯤부터 2시간 동안 단체상봉을 한 뒤 저녁 7시부터는 만찬을 함께했습니다. 이번 상봉에서는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97명이 내일까지 우리 쪽 가족 436명을 만나게 됩니다.

다음달 3일부터 사흘 동안 열릴 2차 상봉에서는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96명이 북한에 사는 가족 207명을 만나게 됩니다.
<질문>
화면을 보니까 상봉가족들이 대부분 고령인데요, 그만큼 상봉 정례화도 시급한데 합의가 여의치 않죠?

<답변>
네. 지난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개성에서 남북이 적십자 본회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이 대규모 쌀과 비료 지원과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연계하면서 남북이 상봉 정례화를 놓고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열린 적십자 본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12월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동절기를 제외하고 내년 3월부터 남북이 매달 각각 100가족씩 200가족 규모로 정례적인 상봉행사를 가질 것은 제의했습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설과 추석 등 1년에 3~4 차례 정도 각각 100가족 규모로 상봉을 하자며 과거보다는 정례화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역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북은 다음달 25일 다시 한번 적십자 회담을 하기로 합의하고 회담을 끝냈습니다.

<질문>
이번 상봉행사도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는데요, 그간의 과정 설명해 주시죠?

<답변>
네, 지난 3월 일어난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언제 풀릴지 모르는 경색 국면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5.24조치를 발표하고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는데,

그러다 지난 여름, 7-8월에 북한이 신의주와 개성 등에서 기록적인 수해 피해를 입으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매개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수해복구를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제의했고 이어 북한이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습니다.

정부는 또 북한에 제의한 대로 적십자를 통해 쌀 5천 톤과 컵라면 3백만개를 북한에 보냈습니다.

지난 85년 시작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금까지 모두 18차례 성사됐고, 이번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추석 상봉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질문>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며칠전 최전방에서 총격이 있는 등 남북관계는 여전히 심상치 않아요?

<답변>
네, 지난 금요일 오후 5시 26분쯤,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에 있는 우리 육군 최전방 초소에 북한군이 2발의 총격을 가했습니다.

우리도 교전규칙에 따라 즉각 3발을 쏘며 대응했습니다.

북한군 총격으로 초소 건물 하단부에 파인 흔적이 남았지만 군 장병은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초소를 조준해 총을 쐈는 지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면서 유엔사 군사정전위가 특별조사팀을 파견해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참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실무회담의 제의를 거부하자, 북한군이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g 20을 앞두고 북한이 의도적 도발을 했는지 여부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 군이 총격 사건 이후 현재 휴전선의 경계 태세는 강화됐습니다.

북한은 또 '비핵화를 통한 평화 공동체 구축'을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반 민족적 넋두리'라면서 또 다시 대남 비방전에 나섰습니다.

남북간의 미묘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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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0-31 07: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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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어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첫날인 어제 이산가족들은 그동안 헤어졌던 가족들과 만나는 감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홍희정 기자? <질문> 첫날인 어제 단체 상봉행사에서 첫 만남이 이뤄졌는데요, 당시 상황 등 설명해 주시죠? <답변> 네, 첫날인 어제 상봉행사는 오후 3시 10분쯤 시작됐습니다. 우리측 가족 4백여명이 앉아 있는 가운데 북측 노래 반갑습니다가 울려퍼지면서 북측 가족 97명이 상봉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때부터 서로 가족을 찾는 아우성과 통곡 소리가 상봉 장소를 뒤덮었다고 합니다. 상봉장 뒤쪽에 앉아있던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을 먼저 찾으려고 테이블 번호판을 위로 치켜들고 앞으로 걸어나오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산가족들의 사연도 궁금한데요, 올해 아흔살의 최고령자도 남측의 아들을 만났다죠? <답변> 네, 한국전 참전으로 생후 백일 정도 된 아들과 헤어졌던 아버지 리종렬 씨가 어제 아들과 만났습니다. 올해 아흔살인 리종렬씨는 한국전쟁에 국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처리됐었는데,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앞둔 생사확인 과정에서 생존이 확인돼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어제 국군출신 이산가족 4명이 남쪽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리종렬씨와 방영원씨, 리원직씨, 윤태영씨인데, 이들 4명은 정부가 정리해 놓은 국군포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질문> 남측 상봉 최고령자도 일흔 한살의 딸을 만났다는데요? <답변> 네, 올해 아흔 여섯의 김례정 할머니는 딸 우정혜씨를 어제 만났습니다. 상봉 직전만 해도 딸을 만나게 돼 좋기만 하다며 웃었던 김 할머니는 딸이 눈 앞에 나타나자 할말을 잊은채 울고 있는 딸을 어루만졌는데요. 고령인 김 씨는 휠체어에 앉아서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지만 딸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금강산까지 왔다고 합니다. <질문> 미국에서 온 아들을 만난 가족도 있었죠? <답변> 네, 올해 여든 한살의 고윤섭씨가 아들 고배일 씨를 만났는데요, 첫 상봉에서 헤어졌던 부자는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며 각자의 가족들을 설명했습니다. 캠코더를 보면서 아들 고배일씨의 미국에 있는 자식들을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리화춘씨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습니다. 리화춘씨의 동생은 어머니가 기다리다가 지난해 돌아가셨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가 1년만 더 사셨더라면 가족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서야 만난 것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또, 76살의 성진수 씨는 헤어졌던 형을 만나던 와중에 탈진해서 구급차로 호송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오늘 개별상봉등 상봉일정이 내일까지 이어질텐데요, 일정 소개 해 주시죠? <답변> 네, 일단 이틀째인 오늘은 오전 부터 개별상봉을 시작해 점심식사 까지 4시간 동안을 가족들이 함께 합니다. 이어 오후 4시부터는 금강산 면회소에서 두번째 단체상봉이 이어집니다. 어제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오늘 오전 8시 반 집결장소인 강원도 속초의 한화콘도를 출발했으며, 동해선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낮 1시쯤 금강산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3시 10분쯤부터 2시간 동안 단체상봉을 한 뒤 저녁 7시부터는 만찬을 함께했습니다. 이번 상봉에서는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97명이 내일까지 우리 쪽 가족 436명을 만나게 됩니다. 다음달 3일부터 사흘 동안 열릴 2차 상봉에서는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96명이 북한에 사는 가족 207명을 만나게 됩니다. <질문> 화면을 보니까 상봉가족들이 대부분 고령인데요, 그만큼 상봉 정례화도 시급한데 합의가 여의치 않죠? <답변> 네. 지난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개성에서 남북이 적십자 본회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이 대규모 쌀과 비료 지원과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연계하면서 남북이 상봉 정례화를 놓고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열린 적십자 본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12월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동절기를 제외하고 내년 3월부터 남북이 매달 각각 100가족씩 200가족 규모로 정례적인 상봉행사를 가질 것은 제의했습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설과 추석 등 1년에 3~4 차례 정도 각각 100가족 규모로 상봉을 하자며 과거보다는 정례화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역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북은 다음달 25일 다시 한번 적십자 회담을 하기로 합의하고 회담을 끝냈습니다. <질문> 이번 상봉행사도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는데요, 그간의 과정 설명해 주시죠? <답변> 네, 지난 3월 일어난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언제 풀릴지 모르는 경색 국면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5.24조치를 발표하고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는데, 그러다 지난 여름, 7-8월에 북한이 신의주와 개성 등에서 기록적인 수해 피해를 입으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매개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수해복구를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제의했고 이어 북한이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습니다. 정부는 또 북한에 제의한 대로 적십자를 통해 쌀 5천 톤과 컵라면 3백만개를 북한에 보냈습니다. 지난 85년 시작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금까지 모두 18차례 성사됐고, 이번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추석 상봉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질문>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며칠전 최전방에서 총격이 있는 등 남북관계는 여전히 심상치 않아요? <답변> 네, 지난 금요일 오후 5시 26분쯤,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에 있는 우리 육군 최전방 초소에 북한군이 2발의 총격을 가했습니다. 우리도 교전규칙에 따라 즉각 3발을 쏘며 대응했습니다. 북한군 총격으로 초소 건물 하단부에 파인 흔적이 남았지만 군 장병은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초소를 조준해 총을 쐈는 지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면서 유엔사 군사정전위가 특별조사팀을 파견해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참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실무회담의 제의를 거부하자, 북한군이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g 20을 앞두고 북한이 의도적 도발을 했는지 여부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 군이 총격 사건 이후 현재 휴전선의 경계 태세는 강화됐습니다. 북한은 또 '비핵화를 통한 평화 공동체 구축'을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반 민족적 넋두리'라면서 또 다시 대남 비방전에 나섰습니다. 남북간의 미묘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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