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관통’ 제주, 정전 피해 잇따라

<앵커 멘트>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제주에서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초속 30미터가 넘는 강풍에 가로수와 신호등이 맥없이 부러졌고, 5만여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 듯한 강풍.

초속 30미터가 넘는 바람의 위력에 아름드리 나무도 버티지 못하고,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부러진 가로수의 숫자는 정확한 파악이 어려울 정돕니다.

<인터뷰> 권혁성(제주적십자 통신인명구조대장) : "워낙 비바람이 세게 불어서 저희가 처리하지 못하는 부분은 묶거나 안전조치를 해서 이동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꺾어진 교통 신호등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평소와는 달리 차량 통행만 방해하고 있습니다.

강한 비바람 속에 한 마을이 칠흙 같은 어둠에 휩싸였습니다.

강풍으로 고압전선이 끊기거나 전기 설비에 이상이 생겨 전기 공급이 끊긴 겁니다.

이번 태풍으로 어제저녁부터 5만여 가구가 정전돼, 절반 이상은 아직도 복구가 안 됐습니다.

<인터뷰> 김용희(제주시 조천읍) : "베란다 창문도 날아가고, 정전도 되고, TV도 안 나오고, 촛불 켜놓고 밤새고 있어요. 식구들하고, 큰일 날 까봐..."

제주시와 읍면을 연결하는 외곽도로가 웅덩이로 변했습니다.

한라산에 500mm 이상, 해안 지역에도 3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요 도로 곳곳이 침수됐습니다.

또, 주택 10여 채에 물이 들어차 긴급 배수작업이 이뤄지는 등 2백여 건 이상의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