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고립되는 마을…‘벌써 4일째’

입력 2013.07.16 (21:08) 수정 2013.07.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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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폭우로 벌써 나흘째 고립된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을 외부 세계로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인 수중보의 물살이 거세지면서 주민들이 꼼짝 없이 갇힌 겁니다.

임명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며칠째 내린 비로 물살이 거세진 남한강의 한 지류.

강 건너 1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이 있지만, 사람도, 차도 다닐 수 없습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진출입로인 폭 120미터의 수중보를 건너지 못한지 벌써 나흘째.

높은 산을 돌아 간신히 마을로 들어갈 순 있지만, 험한 산길을 한 시간 이상 걸어야 합니다.

마을이 고립됐을 경우 주민들이 다닐 수 있는 통로입니다. 하지만 경사가 심하고 매우 미끄러워 위험합니다.

당장 급한 건, 마을에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입니다.

아파도 꼼짝을 못 합니다.

<인터뷰> 최효석 : "못 나가죠. 어딜 나가. 다니지도 못하는 걸 뭐하러 나가"

차가 들어오지 못하다 보니, 가축에게 먹일 사료도 실어나를 수 없습니다.

급하다 보니, 농기계를 타고, 강을 건너기도 하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녹취> 최병두 : "차가 못 들어오면 굶어요. 그렇다고 우기에는 너무 많이 갖다 놓으면 사료가 부패해요. 어쩔 수 없이 이 방법밖에 없어요."

폭우만 내리면 마을이 고립되자, 학교나 직장을 가야하는 주민은 비 예보만 있으면, 아예 마을 밖으로 나가, 때아닌 이산가족이 됩니다.

<인터뷰> 홍조화 : "지금 세 사람 나가 있죠. 며느리하고 아들하고 우리 안 사람하고 나가 있어요"

다리를 놔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십 년이 넘도록 계속되지만, 번번이 예산 문제에 부딪혀왔습니다.

<인터뷰> 양평군(하천시설담당) : "40여억 원이나 되는 돈을 세워서 설치하기가 사실 부담이 크죠. 그래서 몇 년 동안 계속 상부에 건의를 하고"

미처 수중보가 드러나기도 전에 또 폭우가 온다는 소식에 고립 마을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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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 오면 고립되는 마을…‘벌써 4일째’
    • 입력 2013-07-16 21:05:55
    • 수정2013-07-16 22: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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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폭우로 벌써 나흘째 고립된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을 외부 세계로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인 수중보의 물살이 거세지면서 주민들이 꼼짝 없이 갇힌 겁니다.

임명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며칠째 내린 비로 물살이 거세진 남한강의 한 지류.

강 건너 1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이 있지만, 사람도, 차도 다닐 수 없습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진출입로인 폭 120미터의 수중보를 건너지 못한지 벌써 나흘째.

높은 산을 돌아 간신히 마을로 들어갈 순 있지만, 험한 산길을 한 시간 이상 걸어야 합니다.

마을이 고립됐을 경우 주민들이 다닐 수 있는 통로입니다. 하지만 경사가 심하고 매우 미끄러워 위험합니다.

당장 급한 건, 마을에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입니다.

아파도 꼼짝을 못 합니다.

<인터뷰> 최효석 : "못 나가죠. 어딜 나가. 다니지도 못하는 걸 뭐하러 나가"

차가 들어오지 못하다 보니, 가축에게 먹일 사료도 실어나를 수 없습니다.

급하다 보니, 농기계를 타고, 강을 건너기도 하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녹취> 최병두 : "차가 못 들어오면 굶어요. 그렇다고 우기에는 너무 많이 갖다 놓으면 사료가 부패해요. 어쩔 수 없이 이 방법밖에 없어요."

폭우만 내리면 마을이 고립되자, 학교나 직장을 가야하는 주민은 비 예보만 있으면, 아예 마을 밖으로 나가, 때아닌 이산가족이 됩니다.

<인터뷰> 홍조화 : "지금 세 사람 나가 있죠. 며느리하고 아들하고 우리 안 사람하고 나가 있어요"

다리를 놔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십 년이 넘도록 계속되지만, 번번이 예산 문제에 부딪혀왔습니다.

<인터뷰> 양평군(하천시설담당) : "40여억 원이나 되는 돈을 세워서 설치하기가 사실 부담이 크죠. 그래서 몇 년 동안 계속 상부에 건의를 하고"

미처 수중보가 드러나기도 전에 또 폭우가 온다는 소식에 고립 마을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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