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위 높지만 대피 지시 없어…예고된 인재

입력 2013.07.17 (06:10) 수정 2013.07.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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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사고는 인재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폭우로 한강물이 둔치까지 차 올랐는데도 공사 책임자 누구도 인부들에게 대피를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공사장 입구는 턱없이 낮게 설계돼 한강물이 쉽게 유입됐습니다.

홍혜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10시, 공사 안전 여부를 판단하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감리회사는 팔당댐 방류량이 많지 않다며 공사를 허가합니다.

15분 후, 인부들은 지하 48미터 깊이 터널로 들어가 레일 철거 작업을 시작합니다.

공사 허가가 내려질 당시 한강 수위는 5.64미터.

공사장 출입구 꼭대기까지 겨우 1미터 남짓 남았을 뿐인데도 공사 허가가 내려진 겁니다.

낮 12시, 경기 북부에 쏟아진 폭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면서 오후 3시 20분에는 한강 수위가 6.86미터가 됩니다.

높이 6.8미터인 공사장 출입구 너머로 한강물이 유입되기 시작한 겁니다.

이로부터 2시간 남짓 지난 오후 5시 반쯤, 한강물은 철제 차단막을 부수고 터널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시공사 안전 담당 간부는 사고 1시간 전 작업 팀장에게 조심하라고 지시했다지만, 작업자들이 대피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박종휘(시공사 현장소장) : "현장 일용근로자들한테까지 작업 지시가 내려졌는지 그 부분까지는 확인을 못했습니다."

한강 수위를 감안하지 않은 출입구 설치도 재앙을 키웠습니다.

2000년 이후 한강 수위가 7미터를 넘은 적이 7번이나 있었는데도 출입구 높이는 6.8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시공한 구조물이 아니라 기존의 1차 상수관로 구조물을 저희가 재활용한 거예요."

이와 함께 수압을 견디지 못해 부서진 터널내 차단막이 규정대로 만들어졌는지 여부도 사고 원인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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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수위 높지만 대피 지시 없어…예고된 인재
    • 입력 2013-07-17 06:25:21
    • 수정2013-07-17 07:59:27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이번 사고는 인재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폭우로 한강물이 둔치까지 차 올랐는데도 공사 책임자 누구도 인부들에게 대피를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공사장 입구는 턱없이 낮게 설계돼 한강물이 쉽게 유입됐습니다.

홍혜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10시, 공사 안전 여부를 판단하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감리회사는 팔당댐 방류량이 많지 않다며 공사를 허가합니다.

15분 후, 인부들은 지하 48미터 깊이 터널로 들어가 레일 철거 작업을 시작합니다.

공사 허가가 내려질 당시 한강 수위는 5.64미터.

공사장 출입구 꼭대기까지 겨우 1미터 남짓 남았을 뿐인데도 공사 허가가 내려진 겁니다.

낮 12시, 경기 북부에 쏟아진 폭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면서 오후 3시 20분에는 한강 수위가 6.86미터가 됩니다.

높이 6.8미터인 공사장 출입구 너머로 한강물이 유입되기 시작한 겁니다.

이로부터 2시간 남짓 지난 오후 5시 반쯤, 한강물은 철제 차단막을 부수고 터널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시공사 안전 담당 간부는 사고 1시간 전 작업 팀장에게 조심하라고 지시했다지만, 작업자들이 대피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박종휘(시공사 현장소장) : "현장 일용근로자들한테까지 작업 지시가 내려졌는지 그 부분까지는 확인을 못했습니다."

한강 수위를 감안하지 않은 출입구 설치도 재앙을 키웠습니다.

2000년 이후 한강 수위가 7미터를 넘은 적이 7번이나 있었는데도 출입구 높이는 6.8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시공한 구조물이 아니라 기존의 1차 상수관로 구조물을 저희가 재활용한 거예요."

이와 함께 수압을 견디지 못해 부서진 터널내 차단막이 규정대로 만들어졌는지 여부도 사고 원인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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