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가장 낮은 곳을 보듬은 ‘교황의 4박 5일’

입력 2014.08.18 (21:08) 수정 2014.08.18 (22: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녹취> "비바 파파! 비바 파파!"

"교황 만세"라는 짧은 외침, 요 며칠 동안 교황이 가는 곳마다 계속 울려 퍼졌습니다.

25년 만에 방한한 교황의 모습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세대를 초월해 주목했는데요.

교황을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아이 같은 마음으로 미소를 짖게 된다며 '교황앓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12억 가톨릭의 수장이면서도 소탈하고 낮은 자세로 임했던 교황의 모습을 최성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 어린이의 얼굴에 흐른 땀을 닦아 주고, 무릎 꿇은 수녀에겐 일어서라 손짓합니다.

젖먹이 아기에게 자신의 손가락을 물려주고.

<녹취> "오늘 교황님 환영합니다."

환영인사에 두 손을 올려 화답합니다.

자신의 가방을 직접 챙기고 작은 차를 타기를 고집하며, 신발을 벗는 낯선 한국문화도 스스럼없이 따르고, 몸을 돌려 반대편의 시민에게도 답례하는 모습들은 이제 특별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녹취> "와~와~"

시민들의 좀 더 열렬한 반응을 유도하는 몸짓에선 친근함도 느껴집니다.

'고통 받은 사람'들에겐 진심 어린 마음으로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녹취> "교황님께서 당신을 위해서 기도를 계속 많이 해달라고 그러셨어요."

퍼레이드 중 멈춰선 차량,

<녹취> "파파! 파파!"

세월호 유가족의 두 손을 맞잡고 고통과 아픔을 보듬었습니다.

<녹취> "잊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세월호."

<기자 멘트>

프란치스코 교황, 진정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도 화제입니다.

교황의 말은 화려한 수식 없이 평범하기까지 하지만 누구의 말보다 무게감 있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평합니다.

4박 5일 동안 무려 9곳에서 강론을 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프란치스코(교황) :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빕니다."

이처럼 물질보다는 생명, 즉 사람을 중시하라는 말은 강론마다 빠지지 않았습니다.

분단국가인 한국, 우리의 공직자들에게는 평화의 의미를 상기시켰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입니다."

우리 사회의 희망인 청년들에게는 늘 깨어 있고, 행동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구들은 바로 젊은 시절의 특징인 낙관주의와 선의와 에너지로 충만해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한국을 떠나기 전 한글로 전한 마지막 메시지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온 세상에 함께 전하자" 강론뿐 아니라 이처럼 SNS를 통해서도 짧지만 굵은 울림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럼 우리 국민은 교황을 어떻게 봤을까요?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장무란(경남 양산시) : "국산 소형차를 타는 모습이 정말 정감이 가는 모습이었어요."

<인터뷰> 정현수(경기도 성남시) : "세월호 유가족이나 장애인들 축복하시고 격려하시는 모습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새벽에도, 여름 햇살이 뜨거운 한낮에도, 교황을 보러 모여든 사람들, 종교가 달라도 교황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터뷰> 이영희(불교 신자) : "아픈 환자들을 만지는 걸 보니까 내 마음도 뭉클하더라고..."

<인터뷰> 김남현(개신교 신자) : "종교를 떠나서 그런 분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고..."

교황이 강론과 연설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사랑'이었습니다.

또, '마음'과 '사람' 등도 많았습니다.

모두 평범한 단어들이지만 교황이 우리에게 무엇을 강조하려 했는지 추측해볼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제호(기독교윤리실천 사무처장) : "내가 행복감을 어떤 것으로 느낄 수 있는지, 또 내가 무엇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깊은 울림을 던져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박 5일 동안의 교황 방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더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가장 낮은 곳을 보듬은 ‘교황의 4박 5일’
    • 입력 2014-08-18 21:13:27
    • 수정2014-08-18 22:27:56
    뉴스 9
<기자 멘트>

<녹취> "비바 파파! 비바 파파!"

"교황 만세"라는 짧은 외침, 요 며칠 동안 교황이 가는 곳마다 계속 울려 퍼졌습니다.

25년 만에 방한한 교황의 모습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세대를 초월해 주목했는데요.

교황을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아이 같은 마음으로 미소를 짖게 된다며 '교황앓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12억 가톨릭의 수장이면서도 소탈하고 낮은 자세로 임했던 교황의 모습을 최성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 어린이의 얼굴에 흐른 땀을 닦아 주고, 무릎 꿇은 수녀에겐 일어서라 손짓합니다.

젖먹이 아기에게 자신의 손가락을 물려주고.

<녹취> "오늘 교황님 환영합니다."

환영인사에 두 손을 올려 화답합니다.

자신의 가방을 직접 챙기고 작은 차를 타기를 고집하며, 신발을 벗는 낯선 한국문화도 스스럼없이 따르고, 몸을 돌려 반대편의 시민에게도 답례하는 모습들은 이제 특별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녹취> "와~와~"

시민들의 좀 더 열렬한 반응을 유도하는 몸짓에선 친근함도 느껴집니다.

'고통 받은 사람'들에겐 진심 어린 마음으로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녹취> "교황님께서 당신을 위해서 기도를 계속 많이 해달라고 그러셨어요."

퍼레이드 중 멈춰선 차량,

<녹취> "파파! 파파!"

세월호 유가족의 두 손을 맞잡고 고통과 아픔을 보듬었습니다.

<녹취> "잊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세월호."

<기자 멘트>

프란치스코 교황, 진정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도 화제입니다.

교황의 말은 화려한 수식 없이 평범하기까지 하지만 누구의 말보다 무게감 있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평합니다.

4박 5일 동안 무려 9곳에서 강론을 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프란치스코(교황) :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빕니다."

이처럼 물질보다는 생명, 즉 사람을 중시하라는 말은 강론마다 빠지지 않았습니다.

분단국가인 한국, 우리의 공직자들에게는 평화의 의미를 상기시켰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입니다."

우리 사회의 희망인 청년들에게는 늘 깨어 있고, 행동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구들은 바로 젊은 시절의 특징인 낙관주의와 선의와 에너지로 충만해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한국을 떠나기 전 한글로 전한 마지막 메시지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온 세상에 함께 전하자" 강론뿐 아니라 이처럼 SNS를 통해서도 짧지만 굵은 울림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럼 우리 국민은 교황을 어떻게 봤을까요?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뷰> 장무란(경남 양산시) : "국산 소형차를 타는 모습이 정말 정감이 가는 모습이었어요."

<인터뷰> 정현수(경기도 성남시) : "세월호 유가족이나 장애인들 축복하시고 격려하시는 모습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새벽에도, 여름 햇살이 뜨거운 한낮에도, 교황을 보러 모여든 사람들, 종교가 달라도 교황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터뷰> 이영희(불교 신자) : "아픈 환자들을 만지는 걸 보니까 내 마음도 뭉클하더라고..."

<인터뷰> 김남현(개신교 신자) : "종교를 떠나서 그런 분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고..."

교황이 강론과 연설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사랑'이었습니다.

또, '마음'과 '사람' 등도 많았습니다.

모두 평범한 단어들이지만 교황이 우리에게 무엇을 강조하려 했는지 추측해볼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제호(기독교윤리실천 사무처장) : "내가 행복감을 어떤 것으로 느낄 수 있는지, 또 내가 무엇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깊은 울림을 던져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박 5일 동안의 교황 방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더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