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리, 2인자 꼬리표 떼고…정상으로 ‘우뚝’

<앵커 멘트>

오혜리는, 오랫동안 같은 체급의 최강자였던 황경선에게 밀려,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엔 황경선의 훈련 파트너로 참가하기도 했는데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우뚝 섰습니다.

서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권여제' 황경선은 오혜리가 넘지 못한 큰 산이었습니다.

황경선이 고등학생 때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 이후 두 번의 올림픽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따는 동안 오혜리는 2인자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발전에서는 황경선에 졌고 2012년 선발전을 앞두고는 허벅지 부상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끝없는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고, 세 번째 도전 만에 올림픽 출전권도 따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력운동에 집중했고, 경기에 나서서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인터뷰> 박계희(태권도 여자대표팀 감독) : "최대의 공격이 최대의 방어다. 체력이 약하니 먼저 득점을 까고 가야 하고, 얼굴로 승부 내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포기를 모르는 도전정신으로 시상대 맨 높은 곳에 우뚝 선겁니다.

<인터뷰> 오혜리(여자 태권도 금메달) : "계속 좌절했고 2인자였고 이런 소리 때문에 멈췄다면 포기했다면 결국 제가 여기 없지 않을까요."

더이상 2인자가 아닌 오혜리, 태권도에서도 인생에서도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거듭났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