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대통령도 맞았다”…논란 속 ‘영양 주사’

입력 2016.11.25 (08:34) 수정 2016.11.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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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태반주사와 마늘주사, 감초주사와 백옥주사,

병원에서 노화방지와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 중인 각종 영양 주사들입니다.

최근 이 영양주사들이 연일 언론에 거론되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지난 2년 동안 이런 영양 주사제를 무려 1,500개 넘게 구입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를 놔달라고 했다는 전직 대통령 주치의의 진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영양 주사제들이 언론이 노출되면서, 병원들이 대통령도 맞은 주사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또 문제는 없는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태반주사, 마늘주사, 백옥주사 등 이른바 영양주사 논란은 한 보고서에서 시작됐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작성한 '청와대 의약품 구입현황'에 해당 약품들이 눈에 띄었던 겁니다.

<인터뷰> 김상희(국회의원) : “태반주사를 200개 정도 썼어요.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0개 정도 썼고, 백옥 주사를 60개 그리고 감초 주사 50개 이렇게 썼기 때문에……. ”

최근 2년여 동안 청와대가 사들인 주사제는 모두 14종으로 1,500개가 넘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천여만 원.

<인터뷰> 김상희(국회의원) : “청와대에서 이 정도 필요하다고 하면 주문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굉장히 많은 양이죠. 국민의 세금으로 태반주사, 백옥 주사 이런 걸 사서 청와대 직원들에게 주사를 맞도록 했느냐는 의문이 생기는 거죠.”

청와대는 청와대에 있는 직원들을 위해 구입했다고 해명하고 나섰는데요.

그런데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 직후 영양 주사제를 먼저 놔달라고 했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양주사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시민들의 관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정(20) : “대통령님께서 구매하신 것 때문에 그냥 이게 효능이 있긴 있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

<인터뷰> 강은아(26) : “자기 만족감? 이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영양 주사를) 맞고 나면 스스로 좀 더 예뻐 보이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각종 영양주사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피부 미용을 중시하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취재진이 직접 각종 영양주사를 놔준다는 병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해당 병원은 오히려 최근 불거진 대통령의 영양주사 논란을 홍보에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A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비욘세가 맞아서 유명한 백옥 주사 있잖아요. 박근혜 대통령도 맞았다. 기사에서도 그렇게 나왔을 거예요. 그게 이제 노화 방지에도 좋고요. 피부에도 좋고, 눈 밑 다크서클 그런데도 좋아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자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 주는 백옥주사, 기미를 제거하고 노화를 늦춘다는 태반주사, 또 영양주사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피부를 만들 수 있다는 광고 문구들이 쏟아집니다.

이번엔 강남의 피부과를 찾아가 봤습니다.

영양주사에 대해 묻자 태반주사부터 거침없이 설명이 시작됩니다.

<녹취> B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점점 노화가 진행되시는 분들은 약간 체력도 떨어지고 피부도 칙칙해지고……. 전체적으로 약간의 혈류 개선이라든지 젊음을 되찾는 데는 전체적으로 좋다고 보면 되거든요.”

만성 피로감이 느낀다고 말하자 이번엔 다른 영양주사를 권합니다.

<녹취> B 피부과 관계자 : “비타민 주사 맞아봤는데 좀 더 강한 거 없어요? 이러면 마늘 주사 권해드려요. 원기회복 이쪽으로는 가장 좋은 주사예요.”

또 다른 피부과 역시 영양주사를 홍보했는데 심지어 영양주사로 개인별 맞춤 관리까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검사 같은 걸 해서 자기 피부에 필요한 거를 맞아요.”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주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간 기능이 좀 떨어지면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태반주사나 백옥 주사 같은 거 맞는 거고, 살이 좀 있거나 지방 대사를 도와야 하는 사람은 신데렐라 주사 같은 거 놔 주는 거고 영양소가 부족하면 종합 비타민 같은 거 맞는 거고.”

자신의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동시에 미용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태반부터 비타민까지 골고루 섞어서 칵테일 주사를 만들어서 맞으면 피부가 어느 정도 재생은 돼요.”

한두 번 맞아선 효과가 크지 않다며 주사제 투약 횟수를 늘리라고 권합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꾸준히 맞아야 효과가 있는 거지, 한두 번 맞아서는 확 좋아지거나 그런 일은 없어요.”

그런데 영양주사를 놔준다고 홍보하는 병원들은 찾아가 봤더니 피부과와 내과는 물론 성형외과와 이비인후과까지 진료과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의사면허만 있으면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영양 주사제 처방이 가능한 탓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병원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영양주사들이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

<인터뷰> 신현영(명지병원 가정의학과) : “태반주사와 같은 영양주사는 아직까지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낮은 상태입니다. 검증이 아직 덜 됐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주사에 대한 항노화, 미용, 여러 가지 효과에 대한 과도한 맹신은 금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역시 태반주사 등 영양 주사제를 놔달라는 대통령의 요구를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태반주사는 오남용 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신현영(명지병원 가정의학과) : “주사를 맞았을 때 주사 부위에 동통이나 발적, 염증, 감염 등이 보고가 되고 있고요. 그 외에도 여성형 유방이나 쇼크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영양주사를 처방하는 데는 병원의 영리 목적과 환자들의 심리적인 요인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채종찬(내과 전문의) :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또 하나는 영리적인 목적도 있죠. 환자들이 요구하니까. 효과에 대한 어떤 기대감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이런 주사를 사용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효과가 검증되지 않는 영양주사가 청와대까지 흘러들어 간 사실이 드러난 지금 누구의 지시로 구입이 이뤄졌고, 또 정확히 누구에게 쓰였는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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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대통령도 맞았다”…논란 속 ‘영양 주사’
    • 입력 2016-11-25 08:35:14
    • 수정2016-11-25 0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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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주사와 마늘주사, 감초주사와 백옥주사,

병원에서 노화방지와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 중인 각종 영양 주사들입니다.

최근 이 영양주사들이 연일 언론에 거론되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지난 2년 동안 이런 영양 주사제를 무려 1,500개 넘게 구입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를 놔달라고 했다는 전직 대통령 주치의의 진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영양 주사제들이 언론이 노출되면서, 병원들이 대통령도 맞은 주사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또 문제는 없는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태반주사, 마늘주사, 백옥주사 등 이른바 영양주사 논란은 한 보고서에서 시작됐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작성한 '청와대 의약품 구입현황'에 해당 약품들이 눈에 띄었던 겁니다.

<인터뷰> 김상희(국회의원) : “태반주사를 200개 정도 썼어요.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0개 정도 썼고, 백옥 주사를 60개 그리고 감초 주사 50개 이렇게 썼기 때문에……. ”

최근 2년여 동안 청와대가 사들인 주사제는 모두 14종으로 1,500개가 넘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천여만 원.

<인터뷰> 김상희(국회의원) : “청와대에서 이 정도 필요하다고 하면 주문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굉장히 많은 양이죠. 국민의 세금으로 태반주사, 백옥 주사 이런 걸 사서 청와대 직원들에게 주사를 맞도록 했느냐는 의문이 생기는 거죠.”

청와대는 청와대에 있는 직원들을 위해 구입했다고 해명하고 나섰는데요.

그런데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 직후 영양 주사제를 먼저 놔달라고 했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양주사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시민들의 관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정(20) : “대통령님께서 구매하신 것 때문에 그냥 이게 효능이 있긴 있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

<인터뷰> 강은아(26) : “자기 만족감? 이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영양 주사를) 맞고 나면 스스로 좀 더 예뻐 보이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각종 영양주사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피부 미용을 중시하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취재진이 직접 각종 영양주사를 놔준다는 병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해당 병원은 오히려 최근 불거진 대통령의 영양주사 논란을 홍보에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A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비욘세가 맞아서 유명한 백옥 주사 있잖아요. 박근혜 대통령도 맞았다. 기사에서도 그렇게 나왔을 거예요. 그게 이제 노화 방지에도 좋고요. 피부에도 좋고, 눈 밑 다크서클 그런데도 좋아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자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 주는 백옥주사, 기미를 제거하고 노화를 늦춘다는 태반주사, 또 영양주사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피부를 만들 수 있다는 광고 문구들이 쏟아집니다.

이번엔 강남의 피부과를 찾아가 봤습니다.

영양주사에 대해 묻자 태반주사부터 거침없이 설명이 시작됩니다.

<녹취> B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점점 노화가 진행되시는 분들은 약간 체력도 떨어지고 피부도 칙칙해지고……. 전체적으로 약간의 혈류 개선이라든지 젊음을 되찾는 데는 전체적으로 좋다고 보면 되거든요.”

만성 피로감이 느낀다고 말하자 이번엔 다른 영양주사를 권합니다.

<녹취> B 피부과 관계자 : “비타민 주사 맞아봤는데 좀 더 강한 거 없어요? 이러면 마늘 주사 권해드려요. 원기회복 이쪽으로는 가장 좋은 주사예요.”

또 다른 피부과 역시 영양주사를 홍보했는데 심지어 영양주사로 개인별 맞춤 관리까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는 검사 같은 걸 해서 자기 피부에 필요한 거를 맞아요.”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주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간 기능이 좀 떨어지면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태반주사나 백옥 주사 같은 거 맞는 거고, 살이 좀 있거나 지방 대사를 도와야 하는 사람은 신데렐라 주사 같은 거 놔 주는 거고 영양소가 부족하면 종합 비타민 같은 거 맞는 거고.”

자신의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동시에 미용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태반부터 비타민까지 골고루 섞어서 칵테일 주사를 만들어서 맞으면 피부가 어느 정도 재생은 돼요.”

한두 번 맞아선 효과가 크지 않다며 주사제 투약 횟수를 늘리라고 권합니다.

<녹취> C 피부과 관계자(음성변조) : “꾸준히 맞아야 효과가 있는 거지, 한두 번 맞아서는 확 좋아지거나 그런 일은 없어요.”

그런데 영양주사를 놔준다고 홍보하는 병원들은 찾아가 봤더니 피부과와 내과는 물론 성형외과와 이비인후과까지 진료과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의사면허만 있으면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영양 주사제 처방이 가능한 탓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병원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영양주사들이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

<인터뷰> 신현영(명지병원 가정의학과) : “태반주사와 같은 영양주사는 아직까지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낮은 상태입니다. 검증이 아직 덜 됐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주사에 대한 항노화, 미용, 여러 가지 효과에 대한 과도한 맹신은 금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역시 태반주사 등 영양 주사제를 놔달라는 대통령의 요구를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태반주사는 오남용 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신현영(명지병원 가정의학과) : “주사를 맞았을 때 주사 부위에 동통이나 발적, 염증, 감염 등이 보고가 되고 있고요. 그 외에도 여성형 유방이나 쇼크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영양주사를 처방하는 데는 병원의 영리 목적과 환자들의 심리적인 요인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채종찬(내과 전문의) :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또 하나는 영리적인 목적도 있죠. 환자들이 요구하니까. 효과에 대한 어떤 기대감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이런 주사를 사용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효과가 검증되지 않는 영양주사가 청와대까지 흘러들어 간 사실이 드러난 지금 누구의 지시로 구입이 이뤄졌고, 또 정확히 누구에게 쓰였는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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