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궁금] “카드결제 안된다”는 동네 세탁소와 택배…현금영수증은?
입력 2018.10.19 (07:01)
수정 2019.05.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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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錢錢(전전)궁금'은 퍽퍽한 살림살이에 전전긍긍하는 당신의 지갑을 지켜드리는 새 연재물입니다.
KBS 뉴스 페이스북 메시지로 들어온 제보다. 세탁소와 택배는 카드를 제외한 현금만 받는데 혹시 이런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해당 문의자는 자신만 이런 일을 겪은 것이 아니며, 다른 이도 이와 같은 불편을 겪은 적 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 '세탁소 카드', '택배 카드'를 주제로 많은 문의가 올라와 있었다. 정말 세탁소와 택배는 카드를 받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걸까?
세탁소가 카드가맹점이면 카드거부 X...가맹점 아니라면 카드거부 가능
세탁소의 경우부터 살펴봤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1항은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신용카드가맹점은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임에도 불구하고 카드결제를 거부했다면 명백히 불법이다. 이는 국세청이나 여신금융협회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세무서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가산세와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
문제는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다. 이때는 처벌할 수 없다. 소득세법 제162조의 2는 "국세청장은 주로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로서 업종·규모 등을 고려하여 (…)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규정이 아니다. 모든 사업자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신용카드가맹점이 아닌 세탁소가 카드결제를 거부했다면 불법이 아니다.
만약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되어있지 않아 현금으로 결제했다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전년도의 연 매출이 2천400만 원 이상인 사업자는 현금영수증가맹점으로 가입해야 한다. 해당 세탁소가 연 매출이 2천400만 원 이상임에도 현금영수증가맹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탁소의 연매출액을 알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국세청에 신고하라고 세무과에서는 설명한다.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업장의 연매출을 확인하고 소득세법상 세금 부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탁업은 소비자의 요청 없이도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야 하는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다만, 소비자가 요청했을 경우엔 발행해주어야 한다. 발행해주지 않으면 국세청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세무서의 조사 후 과태료와 가산세가 부과된다.
사업자가 현금영수증가맹점에 가입되어있지 않을 때에도 소비자는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세탁소 주인 아저씨에게 현금 영수증을 요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땐 국세청이 제공하는 인터넷 납세서비스인 '홈택스'를 이용하면 된다. 간이영수증 등 거래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찍어 사진 파일로 첨부하면 홈택스의 '현금거래확인신고' 메뉴에서 현금거래를 확인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은 신용카드 사용에 비해 소득공제 혜택이 크다.
택배는 카드결제 거부할 수 있어...불법 아냐
택배의 경우 문제가 조금 복잡하다. 우선 화물을 보낼 때 지불하는 택배비는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보통 개인이용자들이 택배를 부치는 우체국과 편의점 등엔 대부분 카드단말기가 설치돼있다.
하지만 화물을 받을 때 지불하는 착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택배 기사는 특수고용직 근로자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에 해당한다. 때문에 착불결제 시 카드결제가 가능해지려면 각각의 택배 기사가 개별적으로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해야만 한다. 본사나 대리점에서 일괄적으로 카드 단말기를 지급하는 게 아니어서 그동안 택배비를 카드로 결제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절차상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현장의 택배 기사들은 대부분 카드단말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 택배 기사들은 카드결제의 수요도 적고 절차도 번거로워 카드단말기를 소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우체국택배는 예외적으로 착불결제 시에도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정리하면, 택배 기사가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한 사업자가 아니라면 카드결제 거부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현금으로 지불한 택배비용에도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업체별로 발급 방법은 다르지만 대개 업체의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발급해준다. 간이영수증과 송장 등이 있다면 국세청 홈택스를 이용해도 된다.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KBS 뉴스 페이스북 메시지로 들어온 제보다. 세탁소와 택배는 카드를 제외한 현금만 받는데 혹시 이런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해당 문의자는 자신만 이런 일을 겪은 것이 아니며, 다른 이도 이와 같은 불편을 겪은 적 있다고 말했다.
‘KBS 뉴스’ 페이스북 메시지 캡처
확인 결과,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 '세탁소 카드', '택배 카드'를 주제로 많은 문의가 올라와 있었다. 정말 세탁소와 택배는 카드를 받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걸까?
세탁소가 카드가맹점이면 카드거부 X...가맹점 아니라면 카드거부 가능
세탁소의 경우부터 살펴봤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1항은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신용카드가맹점은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임에도 불구하고 카드결제를 거부했다면 명백히 불법이다. 이는 국세청이나 여신금융협회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세무서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가산세와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
문제는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다. 이때는 처벌할 수 없다. 소득세법 제162조의 2는 "국세청장은 주로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로서 업종·규모 등을 고려하여 (…)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규정이 아니다. 모든 사업자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신용카드가맹점이 아닌 세탁소가 카드결제를 거부했다면 불법이 아니다.
만약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되어있지 않아 현금으로 결제했다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전년도의 연 매출이 2천400만 원 이상인 사업자는 현금영수증가맹점으로 가입해야 한다. 해당 세탁소가 연 매출이 2천400만 원 이상임에도 현금영수증가맹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탁소의 연매출액을 알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국세청에 신고하라고 세무과에서는 설명한다.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업장의 연매출을 확인하고 소득세법상 세금 부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탁업은 소비자의 요청 없이도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야 하는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다만, 소비자가 요청했을 경우엔 발행해주어야 한다. 발행해주지 않으면 국세청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세무서의 조사 후 과태료와 가산세가 부과된다.
사업자가 현금영수증가맹점에 가입되어있지 않을 때에도 소비자는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세탁소 주인 아저씨에게 현금 영수증을 요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땐 국세청이 제공하는 인터넷 납세서비스인 '홈택스'를 이용하면 된다. 간이영수증 등 거래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찍어 사진 파일로 첨부하면 홈택스의 '현금거래확인신고' 메뉴에서 현금거래를 확인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은 신용카드 사용에 비해 소득공제 혜택이 크다.
택배는 카드결제 거부할 수 있어...불법 아냐
택배의 경우 문제가 조금 복잡하다. 우선 화물을 보낼 때 지불하는 택배비는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보통 개인이용자들이 택배를 부치는 우체국과 편의점 등엔 대부분 카드단말기가 설치돼있다.
하지만 화물을 받을 때 지불하는 착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택배 기사는 특수고용직 근로자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에 해당한다. 때문에 착불결제 시 카드결제가 가능해지려면 각각의 택배 기사가 개별적으로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해야만 한다. 본사나 대리점에서 일괄적으로 카드 단말기를 지급하는 게 아니어서 그동안 택배비를 카드로 결제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절차상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현장의 택배 기사들은 대부분 카드단말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 택배 기사들은 카드결제의 수요도 적고 절차도 번거로워 카드단말기를 소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우체국택배는 예외적으로 착불결제 시에도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정리하면, 택배 기사가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한 사업자가 아니라면 카드결제 거부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현금으로 지불한 택배비용에도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업체별로 발급 방법은 다르지만 대개 업체의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발급해준다. 간이영수증과 송장 등이 있다면 국세청 홈택스를 이용해도 된다.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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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0-19 07:01:51
- 수정2019-05-31 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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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페이스북 메시지로 들어온 제보다. 세탁소와 택배는 카드를 제외한 현금만 받는데 혹시 이런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해당 문의자는 자신만 이런 일을 겪은 것이 아니며, 다른 이도 이와 같은 불편을 겪은 적 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 '세탁소 카드', '택배 카드'를 주제로 많은 문의가 올라와 있었다. 정말 세탁소와 택배는 카드를 받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걸까?
세탁소가 카드가맹점이면 카드거부 X...가맹점 아니라면 카드거부 가능
세탁소의 경우부터 살펴봤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1항은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신용카드가맹점은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임에도 불구하고 카드결제를 거부했다면 명백히 불법이다. 이는 국세청이나 여신금융협회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세무서에서 조사를 진행한 뒤 가산세와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
문제는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다. 이때는 처벌할 수 없다. 소득세법 제162조의 2는 "국세청장은 주로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로서 업종·규모 등을 고려하여 (…)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규정이 아니다. 모든 사업자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신용카드가맹점이 아닌 세탁소가 카드결제를 거부했다면 불법이 아니다.
만약 세탁소가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되어있지 않아 현금으로 결제했다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전년도의 연 매출이 2천400만 원 이상인 사업자는 현금영수증가맹점으로 가입해야 한다. 해당 세탁소가 연 매출이 2천400만 원 이상임에도 현금영수증가맹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탁소의 연매출액을 알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국세청에 신고하라고 세무과에서는 설명한다.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업장의 연매출을 확인하고 소득세법상 세금 부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탁업은 소비자의 요청 없이도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야 하는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다만, 소비자가 요청했을 경우엔 발행해주어야 한다. 발행해주지 않으면 국세청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세무서의 조사 후 과태료와 가산세가 부과된다.
사업자가 현금영수증가맹점에 가입되어있지 않을 때에도 소비자는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세탁소 주인 아저씨에게 현금 영수증을 요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땐 국세청이 제공하는 인터넷 납세서비스인 '홈택스'를 이용하면 된다. 간이영수증 등 거래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찍어 사진 파일로 첨부하면 홈택스의 '현금거래확인신고' 메뉴에서 현금거래를 확인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은 신용카드 사용에 비해 소득공제 혜택이 크다.
택배는 카드결제 거부할 수 있어...불법 아냐
택배의 경우 문제가 조금 복잡하다. 우선 화물을 보낼 때 지불하는 택배비는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보통 개인이용자들이 택배를 부치는 우체국과 편의점 등엔 대부분 카드단말기가 설치돼있다.
하지만 화물을 받을 때 지불하는 착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택배 기사는 특수고용직 근로자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에 해당한다. 때문에 착불결제 시 카드결제가 가능해지려면 각각의 택배 기사가 개별적으로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해야만 한다. 본사나 대리점에서 일괄적으로 카드 단말기를 지급하는 게 아니어서 그동안 택배비를 카드로 결제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절차상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현장의 택배 기사들은 대부분 카드단말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 택배 기사들은 카드결제의 수요도 적고 절차도 번거로워 카드단말기를 소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우체국택배는 예외적으로 착불결제 시에도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정리하면, 택배 기사가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한 사업자가 아니라면 카드결제 거부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현금으로 지불한 택배비용에도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업체별로 발급 방법은 다르지만 대개 업체의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발급해준다. 간이영수증과 송장 등이 있다면 국세청 홈택스를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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