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③ 미세먼지 심한 날, 운동과 환기가 고민된다면?
입력 2021.03.11 (08:00)
수정 2023.04.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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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끝나고 날씨가 온화해졌습니다. 봄이 찾아온 건 반갑지만, 불청객 미세먼지가 걱정입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 지 1년이 넘긴 했지만, 그렇다고 미세먼지가 덜 위험한 건 아닙니다. 미세먼지의 위험성과 행동요령에 대해 KBS 재난방송 전문위원인 연세대학교 임영욱 교수의 기고문을 3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미세먼지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알아봅니다.
[질문 1]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을 많이 합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은 환기를 할까 말까 고민입니다. 그래도 하는 게 낫나요? |
맞습니다. 환기를 전혀 안 하면 실내에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가스상의 오염물질이 축적돼 실내 공기 질이 나빠집니다. 당연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더라도 환기는 하는 게 좋습니다. 대신 1~3분 정도 짧게 짧게 자연 환기를 주기적으로 해 줘야 합니다. 창문을 닫은 뒤에는 물걸레로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 2]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운동하는 건 득일까요? 독일까요? 어느 정도의 '농도'까지 운동해도 될까요? |
사실 미세먼지에 의한 영향은 '농도'도 중요하지만, 대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건강한 일반 국민들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75㎍/㎥까지는 평상시와 같이 일상 활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PM2.5가 50㎍/㎥를 넘어가면 마스크를 써야 하고, 50~75㎍/㎥ 구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건강이 안 좋다면 이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취약계층(노인, 임산부, 기저 질환자)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35㎍/㎥ 정도까지 평상시와 같은 활동을 하길 권합니다. 이를 초과하는 경우 과도한 실외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초미세먼지(PM2.5)의 배경농도가 50㎍/㎥ 일 때를 가정한 것입니다. 배경농도는 오염물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의 농도를 측정한 것을 말하는데요. 이 정도 농도에서는 70분 정도 싸이클링을 하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농도에서 300분 이상 싸이클링을 하면, 건강 총사망 위험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3] 미세먼지는 고농도일 때만 주의하면 되나요? 아니면 평소 수준에서 오랜 기간 마셔도 영향이 있나요? |
미국에서 60,925,443명의 건강보험공단자료(‘00년~’12년)를 토대로 초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총 사망 위해 정도(hazard ratio)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초미세먼지(PM2.5)농도가 6.21~15.64㎍/㎥ 수준에서 10㎍/㎥ 증가할 때마다 총 사망의 위해 정도는 7.3%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해당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초미세먼지 농도 5㎍/㎥ 이하에 노출되더라도,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낮은 수준의 초미세먼지라도 건강엔 좋지 않다는 것이죠.
현재 국내 초미세먼지 수준은 2019년을 기준으로 볼 때 24.8 ㎍/㎥인데요. 이는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현재 수준의 미세먼지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일부 대상자들은 건강 상태에 따라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 4] 그럼 미세먼지가 고농도인 날,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
앞서 말했듯이 민감군, 그리고 취약계층이 주의해야 합니다.
면역체계가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가 우선 미세먼지를 주의해야 할 대상입니다. 또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부전, 부정맥, 협심증 등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 임산부 등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직업이나 사는 환경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운수업 종사자나 차량 정비 노동자는 미세먼지에 취약한 직업군입니다. 또 산업지대나 고속도로 인근 거주자, 오염배출원 인근에 사는 사람들도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질문 5] 한때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었죠. 요리 등 실내 활동으로 나오는 미세먼지도 역시 해롭겠죠? |
맞습니다. 해롭습니다. 특히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는 폐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 이제 많은 분이 아실 겁니다. 국립암센터가 2001년에서 2014년까지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2,948명을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여성이 831명이었는데, 이 중 88%가 비흡연자였습니다.
조리 방법에 따라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종류와 양도 다양한데요. 폼알데하이드, PAHs, 블랙 카본 등 다양한 발암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요리 등 실내 활동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꼭 주의해야 합니다. 환기를 자주 해야 합니다.
[질문 6] 건강한 사람도 미세먼지 때문에 치명적인 질환에 걸릴 수 있나요? |
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한 사람이라도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초미세먼지와 조기 사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조기 사망자 수는 17,203명(11,056~22,772명)이었으며,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가운데 허혈성 뇌졸중이 가장 많았습니다. 국내 전체 사망자 가운데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된 비율은 6.4%로, 미세먼지가 조기 사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출처 : J Korean Med Sci. 2018 Sep 10;33(37):e251
[질문 7] 코로나19로 일회용 마스크도 여러 날 반복해 쓰고 있는데, 오래 사용해도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을까요? |
보건용 마스크는 보통 정전기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차단합니다. 정전기를 띠는 섬유를 겹쳐서 공기가 여기를 통과할 때 미세먼지를 흡착해 걸러내는 원리죠. 그러나 식약처나 제조업체에 따르면 마스크를 세탁하거나 수분에 지속적 노출될 경우 정전기 필터와 미세먼지 거름 필터가 손상돼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고 합니다. 사용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물에 젖거나 자주 사용하는 경우도 정전기 기능이 떨어져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떨어집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KF-AD 등)도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미세 입자를 차단하는 효과는 KF94-KF80-비말 차단용·수술용 마스크 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미세먼지 차단 효과는 KF 마스크의 55~80%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효과는 있지만, KF 마스크보다는 떨어지는 것입니다.
출처 : 국가기후환경회의(2019), ‘미세먼지와 국민건강 콘퍼런스’ 환경부(2019), ‘실내공기 제대로 알기 100문 100답’), 국립암센터 통계자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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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끝나고 날씨가 온화해졌습니다. 봄이 찾아온 건 반갑지만, 불청객 미세먼지가 걱정입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 지 1년이 넘긴 했지만, 그렇다고 미세먼지가 덜 위험한 건 아닙니다. 미세먼지의 위험성과 행동요령에 대해 KBS 재난방송 전문위원인 연세대학교 임영욱 교수의 기고문을 3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미세먼지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알아봅니다.
[질문 1]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을 많이 합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은 환기를 할까 말까 고민입니다. 그래도 하는 게 낫나요? |
맞습니다. 환기를 전혀 안 하면 실내에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가스상의 오염물질이 축적돼 실내 공기 질이 나빠집니다. 당연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더라도 환기는 하는 게 좋습니다. 대신 1~3분 정도 짧게 짧게 자연 환기를 주기적으로 해 줘야 합니다. 창문을 닫은 뒤에는 물걸레로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 2]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운동하는 건 득일까요? 독일까요? 어느 정도의 '농도'까지 운동해도 될까요? |
사실 미세먼지에 의한 영향은 '농도'도 중요하지만, 대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건강한 일반 국민들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75㎍/㎥까지는 평상시와 같이 일상 활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PM2.5가 50㎍/㎥를 넘어가면 마스크를 써야 하고, 50~75㎍/㎥ 구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건강이 안 좋다면 이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취약계층(노인, 임산부, 기저 질환자)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35㎍/㎥ 정도까지 평상시와 같은 활동을 하길 권합니다. 이를 초과하는 경우 과도한 실외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초미세먼지(PM2.5)의 배경농도가 50㎍/㎥ 일 때를 가정한 것입니다. 배경농도는 오염물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의 농도를 측정한 것을 말하는데요. 이 정도 농도에서는 70분 정도 싸이클링을 하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농도에서 300분 이상 싸이클링을 하면, 건강 총사망 위험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3] 미세먼지는 고농도일 때만 주의하면 되나요? 아니면 평소 수준에서 오랜 기간 마셔도 영향이 있나요? |
미국에서 60,925,443명의 건강보험공단자료(‘00년~’12년)를 토대로 초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총 사망 위해 정도(hazard ratio)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초미세먼지(PM2.5)농도가 6.21~15.64㎍/㎥ 수준에서 10㎍/㎥ 증가할 때마다 총 사망의 위해 정도는 7.3%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해당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초미세먼지 농도 5㎍/㎥ 이하에 노출되더라도,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낮은 수준의 초미세먼지라도 건강엔 좋지 않다는 것이죠.
현재 국내 초미세먼지 수준은 2019년을 기준으로 볼 때 24.8 ㎍/㎥인데요. 이는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현재 수준의 미세먼지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일부 대상자들은 건강 상태에 따라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 4] 그럼 미세먼지가 고농도인 날,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
앞서 말했듯이 민감군, 그리고 취약계층이 주의해야 합니다.
면역체계가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가 우선 미세먼지를 주의해야 할 대상입니다. 또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부전, 부정맥, 협심증 등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 임산부 등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직업이나 사는 환경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운수업 종사자나 차량 정비 노동자는 미세먼지에 취약한 직업군입니다. 또 산업지대나 고속도로 인근 거주자, 오염배출원 인근에 사는 사람들도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질문 5] 한때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었죠. 요리 등 실내 활동으로 나오는 미세먼지도 역시 해롭겠죠? |
맞습니다. 해롭습니다. 특히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는 폐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 이제 많은 분이 아실 겁니다. 국립암센터가 2001년에서 2014년까지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2,948명을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여성이 831명이었는데, 이 중 88%가 비흡연자였습니다.
조리 방법에 따라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종류와 양도 다양한데요. 폼알데하이드, PAHs, 블랙 카본 등 다양한 발암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요리 등 실내 활동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꼭 주의해야 합니다. 환기를 자주 해야 합니다.
[질문 6] 건강한 사람도 미세먼지 때문에 치명적인 질환에 걸릴 수 있나요? |
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한 사람이라도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초미세먼지와 조기 사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조기 사망자 수는 17,203명(11,056~22,772명)이었으며,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가운데 허혈성 뇌졸중이 가장 많았습니다. 국내 전체 사망자 가운데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된 비율은 6.4%로, 미세먼지가 조기 사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질문 7] 코로나19로 일회용 마스크도 여러 날 반복해 쓰고 있는데, 오래 사용해도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을까요? |
보건용 마스크는 보통 정전기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차단합니다. 정전기를 띠는 섬유를 겹쳐서 공기가 여기를 통과할 때 미세먼지를 흡착해 걸러내는 원리죠. 그러나 식약처나 제조업체에 따르면 마스크를 세탁하거나 수분에 지속적 노출될 경우 정전기 필터와 미세먼지 거름 필터가 손상돼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고 합니다. 사용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물에 젖거나 자주 사용하는 경우도 정전기 기능이 떨어져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떨어집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KF-AD 등)도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미세 입자를 차단하는 효과는 KF94-KF80-비말 차단용·수술용 마스크 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미세먼지 차단 효과는 KF 마스크의 55~80%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효과는 있지만, KF 마스크보다는 떨어지는 것입니다.
출처 : 국가기후환경회의(2019), ‘미세먼지와 국민건강 콘퍼런스’ 환경부(2019), ‘실내공기 제대로 알기 100문 100답’), 국립암센터 통계자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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