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① 3월과 4월, 산속보다 대도시 주변 ‘산불’을 조심하라

입력 2021.03.24 (10:14) 수정 2023.04.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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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3일) 오후 3시 50분쯤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에서 일어난 산불을 진화하는 장면입니다. 산림청이 초대형 헬기 7대와 진화인력 248명을 투입해 9시간만에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습니다. 초속 8미터의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번지면서, 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산불로 20ha의 산림이 소실됐습니다.

어제 하루에만 전국에서 9건의 산불이 났습니다. 앞으로 2주일 정도가 1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산불을 연구해 온 윤호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연구부 임업 연구관(KBS 재난방송 전문위원)의 글을 2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 산불의 절반은 3월과 4월에 일어난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봄철 산불인데 특히 3월과 4월에 많이 난다. 최근 10년 통계를 보면 매년 일어나는 산불의 26%가 3월에, 22%가 4월에 난다. 산불의 절반이 3월과 4월에 집중되는 것이다.

봄철에는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 사이에 편서풍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편서풍은 고도가 높아지면 온도가 오르는 역전층과 백두대간 사이의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고온 건조해지고 바람이 강해진다.

따라서 동해안에서 자주 발생하는 대형산불은 이러한 자연적인 기상의 결과이다. 또, 이 시기에는 영농이 시작돼 쓰레기나 농산부산물을 태우는 일이 많아서 산불 발생률이 높아진다.

■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날은? "식목일"

산불은 특히 식목일과 청명, 한식에 많이 난다. 2003년부터 2017년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날은 식목일인 4월 5일이었다.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식목일에 난 산불은 총 61건이었고, 공휴일 지정이 해제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59건이었다.


즉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던 3년간(2003~2005년) 발생한 산불이 공휴일 해제 이후 10년간 발생한 산불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또한, 식목일 전후 청명과 한식, 그리고 주말 연휴가 맞물리면 성묘객이나 등산객에 의한 산불이 잦았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산불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 벼락과 같은 자연적 원인의 산불은 매우 드물고,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산불은 개개인 국민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면 산불을 막을 수 있다.

■ 산불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은 '대도시 주변'이다?

10년 통계로 본 산불 발생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 34%, 논과 밭두렁 소각 15%, 쓰레기 소각이 14%다. 전체 산불의 절반이 실화 또는 소각이다. 그런데 최근 산불 발생의 원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산림 주변으로 '주거 공간'이 확대되면서, 숲 가까이 위치한 건축물이나 시설물에서 발생한 산불이 산에 옮겨붙는 형태가 늘어난 것이다. 도시화로 인해 건축물과 산림의 거리가 가까워져 주택이나 공장의 화재가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자주 있다. 2020년 5월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도 주택 화재의 비화로 123ha의 대형산불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역적으로는 어디에서 산불이 많이 발생할까?

보통은 산불이 산림지역 즉,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곳은 역설적으로 대부분 '대도시' 주변이다. 산불이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1991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산불을 분석해 보면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대구 등과 같은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 주변에서 산불 발생률이 높았다.

■ 산불 막으려면? 내 집 보호하려면?

산불 발생과 관계된 사람을 구분하면 크게 산림인접지 거주자와 일반 등산자로 나눌 수 있다.

산림 인접 거주자는 습관적 또는 관행적으로 해 왔던 쓰레기 소각과 농산부산물 소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산림 인접 지역'이라 하여 산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는 소각이 금지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버리는 행위도 안 된다.

산에서 100m 넘게 떨어진 지역에서 쓰레기와 농산 부산물을 소각하려면 사전신고를 해야 한다. 사전신고는 읍사무소 및 소방관서 등에 신고자의 주소, 성명, 연락처 등 인적사항과 지번 등 불을 놓고자 하는 위치, 소각물의 종류, 진화용수 확보 여부, 소각 시간을 전화로 신고한 후 소각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고 바람이 부는 날 농산부산물 등을 태우다 산불이 발생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불을 끄다가 질식사하는 경우까지 더러 있었다.

산불 조심 기간에 산불 계도를 하다 보면, 농산부산물 소각에 대한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논과 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 농사의 밑거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입증된 연구결과다. 다시 강조하지만 "산으로부터 100m 이내이면 소각 금지, 100m 넘으면 사전 신고"다.

또한, 평소 내 집을 산불에서 보호하기 위해선 아래와 같이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내 집을 산불에서 보호하려면? >

▲ 주택 주변에 소나무가 빽빽하게 차 있다면 솎아 베거나 낮은 가지를 잘라내어 탈 수 있는 연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 지붕과 벽이 쉽게 타는 재질이라면 불연재로 교체하고, 콘크리트 담과 같은 방화벽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 가스통, 연료용 기름통 등은 집으로부터 먼 곳에, 산림 반대 방향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 비닐하우스, 목조 임시 건물 등은 집과 최소 10m 이상 떨어져 지어야 하며, 평소 지붕, 배수로, 집 주변의 낙엽과 가지는 깨끗이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일반 등산자는 등산할 때 허가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입산이 통제된 곳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어느 곳이 입산이 금지되어 있는지는 산림청 홈페이지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지정된 곳이 아니면 취사나 야영, 모닥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 또한 입산 시 라이터, 휴대용 버너 등의 인화물질을 절대 가져가서는 안 되며, 담뱃불 등 작은 불씨라도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재작년 서울 시내에 있는 산에 올랐다가 휴대용 버너로 라면을 끓이는 등산객을 본 일이 있다. 적용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이 경우 적발 시 산림보호법에서는 1차 위반 10만 원, 2차 위반 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산불이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만약 산불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간단하게 3단계 행동 원칙이 있다.

산불 발생 시 3단계 행동 원칙 : 산불 신고 ⇒ 작은 불 진화 ⇒ 대피

우선 산불 발견 시 119와 산림 관서, 경찰서로 가장 먼저 신고한다. 그 후 작은 산불을 진화할 경우 외투를 사용하여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하면 된다. 대피할 때는 산불은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확산하므로 바람 방향을 고려하여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야 한다. 불길에 휩싸일 경우 침착하게 주위를 확인하여 불기운이 약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한다.

대피 장소는 이미 타버린 지역, 연료가 없거나 적은 지역, 도로와 바위 뒤 등이 적합하다. 산불보다 높은 위치는 피하고 복사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낙엽과 나뭇가지 등 연료가 적은 곳을 골라 연소물질을 긁어서 제거한 후, 얼굴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린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과 3천만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만약 사유림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보상도 민사소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논과 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 농사의 밑거름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무엇보다 우리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산불을 일으켰다고 가정해 보자. 그 심리적 부담이 얼마나 큰가? 거주민일 경우 이웃 주민에게 큰 피해를 주며, 등산객인 경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산을 망치는 일이다. 산림 인접지에는 불이 될 만한 것들을 가지고 가지 말아야 한다는 기본 마음이 중요하다. 산림은 우리 세대의 자산이자, 자손들까지 오랫동안 누려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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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기고]① 3월과 4월, 산속보다 대도시 주변 ‘산불’을 조심하라
    • 입력 2021-03-24 10:14:41
    • 수정2023-04-24 15:36:59
    취재K


어제(23일) 오후 3시 50분쯤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에서 일어난 산불을 진화하는 장면입니다. 산림청이 초대형 헬기 7대와 진화인력 248명을 투입해 9시간만에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습니다. 초속 8미터의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번지면서, 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산불로 20ha의 산림이 소실됐습니다.

어제 하루에만 전국에서 9건의 산불이 났습니다. 앞으로 2주일 정도가 1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산불을 연구해 온 윤호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연구부 임업 연구관(KBS 재난방송 전문위원)의 글을 2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 산불의 절반은 3월과 4월에 일어난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봄철 산불인데 특히 3월과 4월에 많이 난다. 최근 10년 통계를 보면 매년 일어나는 산불의 26%가 3월에, 22%가 4월에 난다. 산불의 절반이 3월과 4월에 집중되는 것이다.

봄철에는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 사이에 편서풍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편서풍은 고도가 높아지면 온도가 오르는 역전층과 백두대간 사이의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고온 건조해지고 바람이 강해진다.

따라서 동해안에서 자주 발생하는 대형산불은 이러한 자연적인 기상의 결과이다. 또, 이 시기에는 영농이 시작돼 쓰레기나 농산부산물을 태우는 일이 많아서 산불 발생률이 높아진다.

■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날은? "식목일"

산불은 특히 식목일과 청명, 한식에 많이 난다. 2003년부터 2017년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날은 식목일인 4월 5일이었다.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식목일에 난 산불은 총 61건이었고, 공휴일 지정이 해제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59건이었다.


즉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던 3년간(2003~2005년) 발생한 산불이 공휴일 해제 이후 10년간 발생한 산불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또한, 식목일 전후 청명과 한식, 그리고 주말 연휴가 맞물리면 성묘객이나 등산객에 의한 산불이 잦았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산불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 벼락과 같은 자연적 원인의 산불은 매우 드물고,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산불은 개개인 국민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면 산불을 막을 수 있다.

■ 산불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은 '대도시 주변'이다?

10년 통계로 본 산불 발생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 34%, 논과 밭두렁 소각 15%, 쓰레기 소각이 14%다. 전체 산불의 절반이 실화 또는 소각이다. 그런데 최근 산불 발생의 원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산림 주변으로 '주거 공간'이 확대되면서, 숲 가까이 위치한 건축물이나 시설물에서 발생한 산불이 산에 옮겨붙는 형태가 늘어난 것이다. 도시화로 인해 건축물과 산림의 거리가 가까워져 주택이나 공장의 화재가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자주 있다. 2020년 5월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도 주택 화재의 비화로 123ha의 대형산불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역적으로는 어디에서 산불이 많이 발생할까?

보통은 산불이 산림지역 즉,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곳은 역설적으로 대부분 '대도시' 주변이다. 산불이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1991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산불을 분석해 보면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대구 등과 같은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 주변에서 산불 발생률이 높았다.

■ 산불 막으려면? 내 집 보호하려면?

산불 발생과 관계된 사람을 구분하면 크게 산림인접지 거주자와 일반 등산자로 나눌 수 있다.

산림 인접 거주자는 습관적 또는 관행적으로 해 왔던 쓰레기 소각과 농산부산물 소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산림 인접 지역'이라 하여 산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는 소각이 금지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버리는 행위도 안 된다.

산에서 100m 넘게 떨어진 지역에서 쓰레기와 농산 부산물을 소각하려면 사전신고를 해야 한다. 사전신고는 읍사무소 및 소방관서 등에 신고자의 주소, 성명, 연락처 등 인적사항과 지번 등 불을 놓고자 하는 위치, 소각물의 종류, 진화용수 확보 여부, 소각 시간을 전화로 신고한 후 소각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고 바람이 부는 날 농산부산물 등을 태우다 산불이 발생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불을 끄다가 질식사하는 경우까지 더러 있었다.

산불 조심 기간에 산불 계도를 하다 보면, 농산부산물 소각에 대한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논과 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 농사의 밑거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입증된 연구결과다. 다시 강조하지만 "산으로부터 100m 이내이면 소각 금지, 100m 넘으면 사전 신고"다.

또한, 평소 내 집을 산불에서 보호하기 위해선 아래와 같이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내 집을 산불에서 보호하려면? >

▲ 주택 주변에 소나무가 빽빽하게 차 있다면 솎아 베거나 낮은 가지를 잘라내어 탈 수 있는 연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 지붕과 벽이 쉽게 타는 재질이라면 불연재로 교체하고, 콘크리트 담과 같은 방화벽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 가스통, 연료용 기름통 등은 집으로부터 먼 곳에, 산림 반대 방향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 비닐하우스, 목조 임시 건물 등은 집과 최소 10m 이상 떨어져 지어야 하며, 평소 지붕, 배수로, 집 주변의 낙엽과 가지는 깨끗이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일반 등산자는 등산할 때 허가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입산이 통제된 곳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어느 곳이 입산이 금지되어 있는지는 산림청 홈페이지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지정된 곳이 아니면 취사나 야영, 모닥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 또한 입산 시 라이터, 휴대용 버너 등의 인화물질을 절대 가져가서는 안 되며, 담뱃불 등 작은 불씨라도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재작년 서울 시내에 있는 산에 올랐다가 휴대용 버너로 라면을 끓이는 등산객을 본 일이 있다. 적용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이 경우 적발 시 산림보호법에서는 1차 위반 10만 원, 2차 위반 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산불이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만약 산불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간단하게 3단계 행동 원칙이 있다.

산불 발생 시 3단계 행동 원칙 : 산불 신고 ⇒ 작은 불 진화 ⇒ 대피

우선 산불 발견 시 119와 산림 관서, 경찰서로 가장 먼저 신고한다. 그 후 작은 산불을 진화할 경우 외투를 사용하여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하면 된다. 대피할 때는 산불은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확산하므로 바람 방향을 고려하여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야 한다. 불길에 휩싸일 경우 침착하게 주위를 확인하여 불기운이 약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한다.

대피 장소는 이미 타버린 지역, 연료가 없거나 적은 지역, 도로와 바위 뒤 등이 적합하다. 산불보다 높은 위치는 피하고 복사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낙엽과 나뭇가지 등 연료가 적은 곳을 골라 연소물질을 긁어서 제거한 후, 얼굴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린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과 3천만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만약 사유림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보상도 민사소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논과 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 농사의 밑거름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무엇보다 우리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산불을 일으켰다고 가정해 보자. 그 심리적 부담이 얼마나 큰가? 거주민일 경우 이웃 주민에게 큰 피해를 주며, 등산객인 경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산을 망치는 일이다. 산림 인접지에는 불이 될 만한 것들을 가지고 가지 말아야 한다는 기본 마음이 중요하다. 산림은 우리 세대의 자산이자, 자손들까지 오랫동안 누려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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