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내각 부동산 추적/원희룡] 모친 땅 롯데에 1억3천에 팔아…제주집 ‘셀프 용도변경’ 의혹도

입력 2022.05.02 (19:44) 수정 2022.05.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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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9 대선은 부동산과 관련한 성난 표심이 반영됐다. 대선 직후부터는 1기 신도시와 강남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이다. 절박한 부동산 문제를 수습해야할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이 인사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장관 후보자 18명 중 절반인 9명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 3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1기 내각에 집값 상승의 수혜를 보는 '강부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은 어땠을까. 재산 공개 내역만을 보고,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보자 18명 중 11명이 부모와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만큼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후보자 본인의 최장 30년간 아파트 매매현황은 물론, 재산 고지를 거부한 후보자 일가 재산도 추적했다. 모든 취재와 분석은 공공데이터와 탐문을 통해 이뤄졌다. 윤석열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18명 일가의 부동산 현황을, 지난 3주간의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차례대로 공개한다.


■ 제주도지사 취임 전, 목동 아파트·빌딩 매매로 6억여 원 시세 차익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는 3년 5개월여의 검사 생활을 마치고 2000년 5월, 16대 국회의원(서울 양천 갑)으로 정치계에 입문했습니다. 원 후보자는 국회 입성 2년 뒤에 부인 강윤형 씨 명의로 목동 주상복합 부영그린타운 3차 48평형을 샀습니다. 14년 뒤에 팔아 4억 5,5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었습니다. 2005년에도 부인 명의로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코스모빌딩을 사 7년 뒤 1억 5,400만 원의 차익을 얻었습니다.

원 후보자의 모친은 제주에 땅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요. 원 후보자가 재선 의원으로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2007년 5월 모친은 제주도 개발제한구역 내 임야 11개 필지를 롯데호텔에 한꺼번에 팔았습니다. 관련 매매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논란①> 개발 제한구역 내 모친 땅, 보유 27년 만에 롯데호텔에 어떻게 팔렸나?

원 후보자 모친은 1980년부터 보유해온 서귀포시 색달동 15번지 등 11개 필지(7,681㎡) 임야를 2007년 5월 롯데호텔에 1억 3천9백만 원에 팔았습니다. 당시 원 후보자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는데요.

호텔 측에 팔기 전인 2007년 3월에 공개된 원 후보자의 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 해당 필지들의 전체 가액은 4천346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2달 뒤 해당 가액의 세 배 가량에 판 겁니다.

시세차익으로 인해 당시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원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재산신고는 공시지가로 했기 때문에 실거래가와 기준이 달랐으며, 당시 주변 토지의 실거래가는 후보자 모친의 매도 가격보다 높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원 후보자 모친은 현재도 제주 서귀포시 중문에 과수원과 건물을 보유 중입니다.

원 후보자의 부인은 제주시 아라이동에 주택과 토지를 갖고 있는데요. 후보자가 2014년 제주도지사에 취임한 7월을 전후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 <논란②> 제주도 부인 땅 용도 변경 "셀프 승인 의혹"...원 후보자 "절차 따라 진행...특혜 없다"

원 후보자의 부인이 2014년 6월 매입한 아라이동의 주택은 고급형 타운하우스로 알려졌습니다. 원 후보자는 재산 공개 때마다 주택 가격을 7억 5천만 원이라고 밝혔는데요. 해당 매입가가 시가에 비해 싸고, 부동산 매매 계약서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라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 원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주택을 7억 5천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며 매도자에게 송금한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원 후보자가 2017년 4월 4일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최종 결재 문건 (자료: 민주당 강준현 의원실)원 후보자가 2017년 4월 4일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최종 결재 문건 (자료: 민주당 강준현 의원실)

원 후보자는 해당 주택과 관련해 '셀프 용도 변경'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원 후보자가 제주지사였던 2016년, 후보자 부인 소유의 아라이동 주택이 포함된 토지의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자연취락지구로 변경됐기 때문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준현(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당시 용도변경 관련 문건(제주도청 2017.4.4 '도시계획 재정비 마무리 계획')을 보면 원 후보자가 최종 결재자로 나와 있습니다.

원 후보자 부인 명의의 주택이 포함된 땅은 자연녹지에서 자연취락지구로 바뀌면서 건폐율은 20%에서 50%, 용적률은 80%에서 100%로 늘어나 건축 규제가 일부 완화됐습니다.

이에 대해 원 후보자 측은 "도지사 결재 사항인 도시 기본계획 변경 사함이 포함돼 결재한 것"이라는 입장이며 제주도 전체 자연취락지구의 변경 면적만 포함되었을 뿐, 후보자 부인의 주택과 관련한 사항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자료 조사: 맹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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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내각 부동산 추적/원희룡] 모친 땅 롯데에 1억3천에 팔아…제주집 ‘셀프 용도변경’ 의혹도
    • 입력 2022-05-02 19:44:58
    • 수정2022-05-04 15:36:18
    탐사K

지난 3·9 대선은 부동산과 관련한 성난 표심이 반영됐다. 대선 직후부터는 1기 신도시와 강남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이다. 절박한 부동산 문제를 수습해야할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이 인사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장관 후보자 18명 중 절반인 9명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 3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1기 내각에 집값 상승의 수혜를 보는 '강부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은 어땠을까. 재산 공개 내역만을 보고,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보자 18명 중 11명이 부모와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만큼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후보자 본인의 최장 30년간 아파트 매매현황은 물론, 재산 고지를 거부한 후보자 일가 재산도 추적했다. 모든 취재와 분석은 공공데이터와 탐문을 통해 이뤄졌다. 윤석열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18명 일가의 부동산 현황을, 지난 3주간의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차례대로 공개한다.


■ 제주도지사 취임 전, 목동 아파트·빌딩 매매로 6억여 원 시세 차익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는 3년 5개월여의 검사 생활을 마치고 2000년 5월, 16대 국회의원(서울 양천 갑)으로 정치계에 입문했습니다. 원 후보자는 국회 입성 2년 뒤에 부인 강윤형 씨 명의로 목동 주상복합 부영그린타운 3차 48평형을 샀습니다. 14년 뒤에 팔아 4억 5,5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었습니다. 2005년에도 부인 명의로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코스모빌딩을 사 7년 뒤 1억 5,400만 원의 차익을 얻었습니다.

원 후보자의 모친은 제주에 땅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요. 원 후보자가 재선 의원으로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2007년 5월 모친은 제주도 개발제한구역 내 임야 11개 필지를 롯데호텔에 한꺼번에 팔았습니다. 관련 매매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논란①> 개발 제한구역 내 모친 땅, 보유 27년 만에 롯데호텔에 어떻게 팔렸나?

원 후보자 모친은 1980년부터 보유해온 서귀포시 색달동 15번지 등 11개 필지(7,681㎡) 임야를 2007년 5월 롯데호텔에 1억 3천9백만 원에 팔았습니다. 당시 원 후보자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는데요.

호텔 측에 팔기 전인 2007년 3월에 공개된 원 후보자의 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 해당 필지들의 전체 가액은 4천346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2달 뒤 해당 가액의 세 배 가량에 판 겁니다.

시세차익으로 인해 당시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원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재산신고는 공시지가로 했기 때문에 실거래가와 기준이 달랐으며, 당시 주변 토지의 실거래가는 후보자 모친의 매도 가격보다 높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원 후보자 모친은 현재도 제주 서귀포시 중문에 과수원과 건물을 보유 중입니다.

원 후보자의 부인은 제주시 아라이동에 주택과 토지를 갖고 있는데요. 후보자가 2014년 제주도지사에 취임한 7월을 전후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 <논란②> 제주도 부인 땅 용도 변경 "셀프 승인 의혹"...원 후보자 "절차 따라 진행...특혜 없다"

원 후보자의 부인이 2014년 6월 매입한 아라이동의 주택은 고급형 타운하우스로 알려졌습니다. 원 후보자는 재산 공개 때마다 주택 가격을 7억 5천만 원이라고 밝혔는데요. 해당 매입가가 시가에 비해 싸고, 부동산 매매 계약서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라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 원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주택을 7억 5천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며 매도자에게 송금한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원 후보자가 2017년 4월 4일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최종 결재 문건 (자료: 민주당 강준현 의원실)
원 후보자는 해당 주택과 관련해 '셀프 용도 변경'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원 후보자가 제주지사였던 2016년, 후보자 부인 소유의 아라이동 주택이 포함된 토지의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자연취락지구로 변경됐기 때문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준현(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당시 용도변경 관련 문건(제주도청 2017.4.4 '도시계획 재정비 마무리 계획')을 보면 원 후보자가 최종 결재자로 나와 있습니다.

원 후보자 부인 명의의 주택이 포함된 땅은 자연녹지에서 자연취락지구로 바뀌면서 건폐율은 20%에서 50%, 용적률은 80%에서 100%로 늘어나 건축 규제가 일부 완화됐습니다.

이에 대해 원 후보자 측은 "도지사 결재 사항인 도시 기본계획 변경 사함이 포함돼 결재한 것"이라는 입장이며 제주도 전체 자연취락지구의 변경 면적만 포함되었을 뿐, 후보자 부인의 주택과 관련한 사항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자료 조사: 맹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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