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위한 조합?

입력 2004.11.10 (22:01)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농협 개혁을 위한 기획보도, 오늘은 농협의 사령탑인 농협중앙회의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농민의 이익은 제쳐놓은 채 임직원을 위한 은행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대홍 기자입니다.
⊙기자: 사과수확이 한창입니다.
농장에서 쓰는 사과봉지는 모두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아그로에서 만든 것입니다.
농민들은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다른 회사 제품을 쓰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김학천(사과 재배 농민): 대부분 지금 농협에 독점공급하는 이 제품을 쓰니까 개별적으로 쓰는 분들은 아직까지 소규모고 농협측에서 이제 구입해 주기가 귀찮죠.
⊙기자: 농협아그로처럼 독점성이 강한 농협 중앙회의 자회사는 모두 15개.
중앙회의 비대화를 막고 경영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회사들입니다.
하지만 자회사 대표 15명 모두와 임원 32명 가운데 75%인 24명이 농협중앙회 출신입니다.
또 지난 국정감사장에서는 중앙회 임직원의 임금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장의 연봉은 4억 4600만원, 2년 전보다 배 이상 늘었습니다.
업무추진비 1억 9000만원까지 합치면 지난해 모두 6억 3600만원을 썼습니다.
올해는 임금을 줄였다고 하지만 퇴직금은 지난해보다 갑절이나 올렸습니다.
대표이사 3명의 임금도 모두 2억원이 넘습니다.
농협중앙회의 본래의 목적은 1300여 회원조합과 농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중앙회는 경제나 교육사업보다는 신용사업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서종혁(농촌경제연구원 농림기술센터 소장): 중앙회는 기본적으로 회원조합이 잘 되도록 교육사업, 홍보사업, 그런 공통적인 무슨 마케팅사업, 이런 활동에 주력하고...
⊙기자: 안정적이라는 신용사업도 안을 들여다 보면 허점이 많습니다.
예수금 92조원 가운데 36%가 지자체의 금고이고 대출금 59조원 가운데 31%가 정부에서 수수료와 2차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대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금고를 제외할 경우 1인당 예수금은 중앙회가 50억원으로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보다 낮습니다.
경영구조의 비전문성도 문제입니다.
예수금 200조원이 넘는 은행업무, 국내 최대의 농수산물 유통업무, 업계 4위의 보험업무를 하면서도 비전문가인 회장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제도상으로는 대표이사 책임경영체제이지만 실제로는 인사권과 자본, 회계, 법규 등 총괄조정권을 상임근무회장이 행사하고 있습니다.
⊙박진도(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농협개혁에서 저는 제일 중요한 건 중앙회 개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그런 입장이고...
⊙황의창(전농 협동조합 개혁위원장): 경영체로서의 어떤 전문경영조직을 육성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어떤 직원들의 자기들 자리매김, 이런 걸로만 계속 지속하기 때문에 타회사와의 경쟁력이 상당히 뒤떨어지는 부분이라고 봐야 될 것입니다.
⊙기자: 농협중앙회가 변해야 지역농협도 변합니다.
현재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새농촌새농협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뜯어고쳐야 하는 곳은 다름아닌 농협중앙회 자신입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임직원 위한 조합?
    • 입력 2004-11-10 21:12:39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농협 개혁을 위한 기획보도, 오늘은 농협의 사령탑인 농협중앙회의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농민의 이익은 제쳐놓은 채 임직원을 위한 은행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대홍 기자입니다. ⊙기자: 사과수확이 한창입니다. 농장에서 쓰는 사과봉지는 모두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아그로에서 만든 것입니다. 농민들은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다른 회사 제품을 쓰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김학천(사과 재배 농민): 대부분 지금 농협에 독점공급하는 이 제품을 쓰니까 개별적으로 쓰는 분들은 아직까지 소규모고 농협측에서 이제 구입해 주기가 귀찮죠. ⊙기자: 농협아그로처럼 독점성이 강한 농협 중앙회의 자회사는 모두 15개. 중앙회의 비대화를 막고 경영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회사들입니다. 하지만 자회사 대표 15명 모두와 임원 32명 가운데 75%인 24명이 농협중앙회 출신입니다. 또 지난 국정감사장에서는 중앙회 임직원의 임금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장의 연봉은 4억 4600만원, 2년 전보다 배 이상 늘었습니다. 업무추진비 1억 9000만원까지 합치면 지난해 모두 6억 3600만원을 썼습니다. 올해는 임금을 줄였다고 하지만 퇴직금은 지난해보다 갑절이나 올렸습니다. 대표이사 3명의 임금도 모두 2억원이 넘습니다. 농협중앙회의 본래의 목적은 1300여 회원조합과 농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중앙회는 경제나 교육사업보다는 신용사업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서종혁(농촌경제연구원 농림기술센터 소장): 중앙회는 기본적으로 회원조합이 잘 되도록 교육사업, 홍보사업, 그런 공통적인 무슨 마케팅사업, 이런 활동에 주력하고... ⊙기자: 안정적이라는 신용사업도 안을 들여다 보면 허점이 많습니다. 예수금 92조원 가운데 36%가 지자체의 금고이고 대출금 59조원 가운데 31%가 정부에서 수수료와 2차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대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금고를 제외할 경우 1인당 예수금은 중앙회가 50억원으로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보다 낮습니다. 경영구조의 비전문성도 문제입니다. 예수금 200조원이 넘는 은행업무, 국내 최대의 농수산물 유통업무, 업계 4위의 보험업무를 하면서도 비전문가인 회장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제도상으로는 대표이사 책임경영체제이지만 실제로는 인사권과 자본, 회계, 법규 등 총괄조정권을 상임근무회장이 행사하고 있습니다. ⊙박진도(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농협개혁에서 저는 제일 중요한 건 중앙회 개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그런 입장이고... ⊙황의창(전농 협동조합 개혁위원장): 경영체로서의 어떤 전문경영조직을 육성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어떤 직원들의 자기들 자리매김, 이런 걸로만 계속 지속하기 때문에 타회사와의 경쟁력이 상당히 뒤떨어지는 부분이라고 봐야 될 것입니다. ⊙기자: 농협중앙회가 변해야 지역농협도 변합니다. 현재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새농촌새농협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뜯어고쳐야 하는 곳은 다름아닌 농협중앙회 자신입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