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농협 ‘상생의 길’ 찾아야

입력 2004.11.12 (22:0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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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기획뉴스 농협이 바뀌어야 한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농민과 농협이 서로 믿고 부를 쌓아가는 상생의 길을 사례를 통해서 찾아보겠습니다.
전남 나주의 세지농협과 경기도 파주의 신교화농협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30여 농가가 조합을 결성해 메론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수확기가 돼도 농가 마음대로 메론을 따지 못합니다.
6년 전부터 공동규약을 만들어 메론의 수확결정권을 농협에 위임했기 때문입니다.
농가에서는 메론 생산에만 전념하고 농협에서는 판매를 대행하는 역할분담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습니다.
⊙기자: 가격 신경 안 써요?
⊙정양현(메론 재배 농가): 네...
⊙기자: 왜요?
⊙정양현(메론 재배 농가): 가격은 우리가 신경쓸 필요가 없죠.
농협이 알아서 판매를 다 해 주니까.
⊙기자: 이와 함께 농협은 항상 일정량의 메론을 출하하기 위해 각 농가의 수확시기를 조절했습니다.
또 날자별 시세등락에 따른 농가의 수입 차이는 3일 동안 평균 가격을 적용해 농민들에게 똑같이 나눠졌습니다.
⊙이종근(세지농협 전무): 농확기에 많은 값을 주는 수확처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 공동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특히 농협은 농협상표가 붙은 포장상자를 개별농가에 판매하지 않습니다.
개별농가에 포장을 맡길 경우 품질이 나쁜 메론이 시장에 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파종시기와 출하시기를 조절해 1년 내내 수확이 가능해지자 일본 수출길도 열려 생산량의 20%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농민과 농협의 공동노력으로 지난해 세지메론의 매출액은 107억원.
농가당 평균소득은 4000만원이 넘습니다.
지난해 2월 농협 43년 사상 처음으로 대의원총회를 열어 해산을 결의한 교화농협이 다시 태어났습니다.
새로 출범한 신교화농협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조합 정관과 규정을 확 바꿨습니다.
우선 조합장의 권한을 축소했습니다.
조합장은 비상임 명예직으로 바뀌고 임기도 초대는 2년, 그 후에는 4년 단임으로 고쳤습니다.
⊙유근만(신교하농협 조합장): 임기 4년 동안에 최대한 자기 소신껏 사적인 욕심 안 부리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는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기자: 조합장은 모든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 경영인이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또 상임이사는 대의원들이 선출하며 급여도 영업성과에 따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자리에만 앉으면 고액을 받던 찰밥통 관행이 사라진 것입니다.
⊙윤보덕(신교하농협 직원):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신설이니까 그것의 부응에 맞춰서 열심히 일해보려고 합니다.
⊙기자: 이처럼 농협이 안고 있는 문제를 농협 스스로 해처나가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재환(농협중앙회 회원지원부장): 조합의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다음에 어떤 윤리경영 개념을 도입해서 앞으로 조합운영을 그렇게 해 나가려고 합니다.
⊙기자: 많은 문제가 있지만 소농 중심의 한국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농협이 지금의 모습과 다르다면 농협의 변화를 선도하고 그 과정에서 활로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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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민·농협 ‘상생의 길’ 찾아야
    • 입력 2004-11-12 21:16:51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KBS 기획뉴스 농협이 바뀌어야 한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농민과 농협이 서로 믿고 부를 쌓아가는 상생의 길을 사례를 통해서 찾아보겠습니다. 전남 나주의 세지농협과 경기도 파주의 신교화농협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30여 농가가 조합을 결성해 메론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수확기가 돼도 농가 마음대로 메론을 따지 못합니다. 6년 전부터 공동규약을 만들어 메론의 수확결정권을 농협에 위임했기 때문입니다. 농가에서는 메론 생산에만 전념하고 농협에서는 판매를 대행하는 역할분담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습니다. ⊙기자: 가격 신경 안 써요? ⊙정양현(메론 재배 농가): 네... ⊙기자: 왜요? ⊙정양현(메론 재배 농가): 가격은 우리가 신경쓸 필요가 없죠. 농협이 알아서 판매를 다 해 주니까. ⊙기자: 이와 함께 농협은 항상 일정량의 메론을 출하하기 위해 각 농가의 수확시기를 조절했습니다. 또 날자별 시세등락에 따른 농가의 수입 차이는 3일 동안 평균 가격을 적용해 농민들에게 똑같이 나눠졌습니다. ⊙이종근(세지농협 전무): 농확기에 많은 값을 주는 수확처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 공동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특히 농협은 농협상표가 붙은 포장상자를 개별농가에 판매하지 않습니다. 개별농가에 포장을 맡길 경우 품질이 나쁜 메론이 시장에 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파종시기와 출하시기를 조절해 1년 내내 수확이 가능해지자 일본 수출길도 열려 생산량의 20%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농민과 농협의 공동노력으로 지난해 세지메론의 매출액은 107억원. 농가당 평균소득은 4000만원이 넘습니다. 지난해 2월 농협 43년 사상 처음으로 대의원총회를 열어 해산을 결의한 교화농협이 다시 태어났습니다. 새로 출범한 신교화농협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조합 정관과 규정을 확 바꿨습니다. 우선 조합장의 권한을 축소했습니다. 조합장은 비상임 명예직으로 바뀌고 임기도 초대는 2년, 그 후에는 4년 단임으로 고쳤습니다. ⊙유근만(신교하농협 조합장): 임기 4년 동안에 최대한 자기 소신껏 사적인 욕심 안 부리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는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기자: 조합장은 모든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 경영인이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또 상임이사는 대의원들이 선출하며 급여도 영업성과에 따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자리에만 앉으면 고액을 받던 찰밥통 관행이 사라진 것입니다. ⊙윤보덕(신교하농협 직원):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신설이니까 그것의 부응에 맞춰서 열심히 일해보려고 합니다. ⊙기자: 이처럼 농협이 안고 있는 문제를 농협 스스로 해처나가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재환(농협중앙회 회원지원부장): 조합의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다음에 어떤 윤리경영 개념을 도입해서 앞으로 조합운영을 그렇게 해 나가려고 합니다. ⊙기자: 많은 문제가 있지만 소농 중심의 한국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농협이 지금의 모습과 다르다면 농협의 변화를 선도하고 그 과정에서 활로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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