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서 배운다

입력 2005.09.21 (22:0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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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4차 6자 회담에서 나온 이번 공동성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제네바 합의와 비교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파기된 제네바 합의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하준수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지난 94년 전쟁위기로까지 치닫던 한반도에 평화의 가능성을 연 북미간 약속이 바로 제네바 합의입니다.

북한의 흑연감속 원자로 동결, 경수로 2기 제공,연락 사무소 개설 등 구체적 시간표까지 넣은 잘짜여진 이행 계획표 였습니다.

그러나 완벽할 것만 같았던 이 합의도 결국 사문화됐습니다.

제네바 합의가 깨진 것은 합의문구가 미흡했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애초부터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훗날 협상을 맡았던 갈루치 대표가 밝혔듯이 미국은 합의문에 싸인을 하면서도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북한 역시 이러한 미국에 대한 불신으로 동결 이상의 핵폐기는 상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 교수) : "지난 제네바 합의가 지난 10년동안 실패로 돌아갔던 것은 결국은 북미간 불신구조가 팽배했기 때문에 약속 이행하는 과정이 곧 신뢰 획득해 가는 과정이고, 신뢰를 늘려나가는 과정이 바로 약속을 담보해 내는 과정이라는, 선순환 관계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제네바 합의에선 또 북핵 문제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이 거의 배제되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6자회담의 공동성명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별도의 포럼을 구성해 논의하기로 한 것은 진전된 것입니다.

남북이 동시에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철기(동국대 교수) : "이번 북한 핵문제의 합의를 바탕으로 해서 이러한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서 남북한의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의 합의 역시 북미간 신뢰의 초기 신호에 불과합니다.

제네바 합의의 실패를 밑거름으로 6자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얻으려면 북미간에 진정으로 신뢰를 쌓는 일이 급선뭅니다.

KBS 뉴스 하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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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에서 배운다
    • 입력 2005-09-21 21:01:0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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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4차 6자 회담에서 나온 이번 공동성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제네바 합의와 비교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파기된 제네바 합의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하준수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지난 94년 전쟁위기로까지 치닫던 한반도에 평화의 가능성을 연 북미간 약속이 바로 제네바 합의입니다. 북한의 흑연감속 원자로 동결, 경수로 2기 제공,연락 사무소 개설 등 구체적 시간표까지 넣은 잘짜여진 이행 계획표 였습니다. 그러나 완벽할 것만 같았던 이 합의도 결국 사문화됐습니다. 제네바 합의가 깨진 것은 합의문구가 미흡했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애초부터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훗날 협상을 맡았던 갈루치 대표가 밝혔듯이 미국은 합의문에 싸인을 하면서도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북한 역시 이러한 미국에 대한 불신으로 동결 이상의 핵폐기는 상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 교수) : "지난 제네바 합의가 지난 10년동안 실패로 돌아갔던 것은 결국은 북미간 불신구조가 팽배했기 때문에 약속 이행하는 과정이 곧 신뢰 획득해 가는 과정이고, 신뢰를 늘려나가는 과정이 바로 약속을 담보해 내는 과정이라는, 선순환 관계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제네바 합의에선 또 북핵 문제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이 거의 배제되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6자회담의 공동성명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별도의 포럼을 구성해 논의하기로 한 것은 진전된 것입니다. 남북이 동시에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철기(동국대 교수) : "이번 북한 핵문제의 합의를 바탕으로 해서 이러한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서 남북한의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의 합의 역시 북미간 신뢰의 초기 신호에 불과합니다. 제네바 합의의 실패를 밑거름으로 6자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얻으려면 북미간에 진정으로 신뢰를 쌓는 일이 급선뭅니다. KBS 뉴스 하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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