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창살 없는 감옥’ 가자지구 봉쇄

입력 2023.10.10 (17:43) 수정 2023.10.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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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외신-연합뉴스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외신-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에 이어 전면 봉쇄를 선언했습니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기습 공격을 벌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2007년 가자지구를 차지한 이후 이곳을 봉쇄하고 물자 이동을 제한해 왔지만, 이번엔 완벽한 고립작전입니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면서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와는 달리, 서안지구는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파타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는 두 개의 별도 행정부가 존재하는 셈이다.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와는 달리, 서안지구는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파타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는 두 개의 별도 행정부가 존재하는 셈이다.

가자지구는 길이 50km, 폭 5~8km의 좁은 공간입니다. 한국의 세종시보다도 작은 면적에 230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입니다. 서쪽과 북쪽으로는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바다에 접하고 있고, 다른 쪽은 이스라엘이 분리장벽을 세웠습니다.

차단벽은 높이 6m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습니다. 2021년에는 장벽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총 길이가 65km에 달하고, 하마스의 침투를 막기 위해 감시용 카메라와 레이더를 장착했습니다. 지하에는 땅굴 감지 센서도 달았습니다.

이스라엘의 통제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감옥',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려왔습니다. 별다른 경제활동이 어려워, 주민들의 80%는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78%. 2019년 자료)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에 나서면서 음식과 물도 바닥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외곽, 이스라엘이 보강한 장벽. 높이만 6m에 달한다.  2021년 로이터 영상가자지구 외곽, 이스라엘이 보강한 장벽. 높이만 6m에 달한다. 2021년 로이터 영상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수도, 위생 시설이 피해를 보면서 40만 명 이상에 대한 관련 서비스 공급이 약화됐다"면서 "가자 발전소가 이제 유일한 전력원이며 며칠 내에 연료가 바닥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팔레스타인 보건부도 이스라엘의 조치로 병원들이 의약품과 의료용 물자, 연료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 장벽 넘어 가자지구로…지상군 투입 임박

탱크와 장갑차로 가자지구를 둘러싸고,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하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힘으로 하마스를 물리치겠다"며 전의를 다지는 모습입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이 24∼48시간 안에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는 2014년 50일간 진행된 전쟁 때도 6만 명을 투입해 가자지구를 전면 공격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가자지구 내에서만 2천 명 넘게 사망했습니다.

다만,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을 비롯해 다국적 인질 150명 정도를 '인간 방패'로 쓰고 있어 쉽게 지상전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질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작전을 전개했다가 외국인까지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외교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를 빌미로 그간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과 레바논 시리아의 무장세력이 분쟁에 가담해 전쟁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이스라엘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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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창살 없는 감옥’ 가자지구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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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외신-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에 이어 전면 봉쇄를 선언했습니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기습 공격을 벌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2007년 가자지구를 차지한 이후 이곳을 봉쇄하고 물자 이동을 제한해 왔지만, 이번엔 완벽한 고립작전입니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면서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와는 달리, 서안지구는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파타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는 두 개의 별도 행정부가 존재하는 셈이다.
가자지구는 길이 50km, 폭 5~8km의 좁은 공간입니다. 한국의 세종시보다도 작은 면적에 230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입니다. 서쪽과 북쪽으로는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바다에 접하고 있고, 다른 쪽은 이스라엘이 분리장벽을 세웠습니다.

차단벽은 높이 6m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습니다. 2021년에는 장벽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총 길이가 65km에 달하고, 하마스의 침투를 막기 위해 감시용 카메라와 레이더를 장착했습니다. 지하에는 땅굴 감지 센서도 달았습니다.

이스라엘의 통제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감옥',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려왔습니다. 별다른 경제활동이 어려워, 주민들의 80%는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78%. 2019년 자료)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에 나서면서 음식과 물도 바닥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외곽, 이스라엘이 보강한 장벽. 높이만 6m에 달한다.  2021년 로이터 영상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수도, 위생 시설이 피해를 보면서 40만 명 이상에 대한 관련 서비스 공급이 약화됐다"면서 "가자 발전소가 이제 유일한 전력원이며 며칠 내에 연료가 바닥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팔레스타인 보건부도 이스라엘의 조치로 병원들이 의약품과 의료용 물자, 연료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 장벽 넘어 가자지구로…지상군 투입 임박

탱크와 장갑차로 가자지구를 둘러싸고,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하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힘으로 하마스를 물리치겠다"며 전의를 다지는 모습입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이 24∼48시간 안에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는 2014년 50일간 진행된 전쟁 때도 6만 명을 투입해 가자지구를 전면 공격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가자지구 내에서만 2천 명 넘게 사망했습니다.

다만,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을 비롯해 다국적 인질 150명 정도를 '인간 방패'로 쓰고 있어 쉽게 지상전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질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작전을 전개했다가 외국인까지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외교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를 빌미로 그간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과 레바논 시리아의 무장세력이 분쟁에 가담해 전쟁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이스라엘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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