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주민들 떠나라”…KBS 특파원이 본 참상

입력 2023.10.13 (21:01) 수정 2023.10.1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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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스물 네 시간 안에 대피하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쪽 도시의 110만 명에게 통보한 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건물과 사람이 빼곡한 가자지구에 실제 지상군이 들어간다면 격렬한 시가전이 예상됩니다.

위기감이 점점 더해지고 있는데 어제 가자지구 가까이 들어간 KBS 특파원이 오늘은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 도착해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연결합니다.

김귀수 특파원!

먼저 이스라엘군의 발표는 최후통첩처럼 들립니다.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은 현지 시각 오늘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전원 대피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먼저 이스라엘군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조너선 콘리커스/이스라엘군 대변인 :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안 민간인들에게 안전과 보호를 위해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확히는 가자시티 밑, 왈디 가자 남쪽으로 피신하라는 거고요.

이곳에 사는 주민은 약 110만 명입니다.

대피 시간은 24시간으로 한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며칠 안에 가자시티에서 군사작전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런 경고 때문에, 또 끊임없는 폭격을 피해 가자주민들은 짐을 싸 피난길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엔은 비극적인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는 걸 피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에게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그럼 현지에선 지상전이 언제쯤 시작될 거라고 보고 있나요?

[기자]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대피 시간은 24시간이라고 했는데, 당장 내일이라도 지상군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어제 이스라엘군은 정치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즉 지상군 투입 준비는 이미 끝났고, 결정만 남은 상태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이 쉽진 않을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마스가 납치한 100명이 넘는 인질들이 위험해질 수 있고요.

지하 통로에 숨어든 하마스를 쉽게 격퇴하긴 힘들고, 시가전이 시작될 경우 막대한 인명 피해도 우려됩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경고를 '거짓 선전전'이라며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지 말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처럼 지상전이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KBS는 어제 이스라엘 재무 차관을 단독으로 만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이번에 하마스와 끝장을 봐야 된다며 분노의 언어를 쏟아 냈습니다.

취재 내용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이스라엘 남부의 마을 오파킴입니다.

취재진은 어제 하마스 공격으로 참변이 일어났던 레임의 음악축제현장에서 소식을 전한 뒤 이곳으로 왔습니다.

레임은 무차별 공습을 받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10킬로미터, 오파킴은 20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이곳에도 지난 7일 하마스 무장 세력 수십 명이 승합차를 타고 들이닥쳤습니다.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총탄 자국, 움푹 파인 아스팔트는 수류탄이 터졌던 자리입니다.

하마스 공격으로 이곳 주민 41명이 숨졌습니다.

생존자 지원을 위해 오파킴을 찾은 미갈 월디거 이스라엘 재무차관을 KBS가 만났습니다.

월디거 장관은 강한 어조로 하마스를 비난했습니다.

[미갈 월디거/이스라엘 재무부 차관 : "(하마스는) 잔인한 동물입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그들은 경계선의 철조망을 뚫고, 무기가 가득한 승합차로 이스라엘 영토로 침입했습니다."]

하마스 무장 세력의 공격은 '학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갈 월디거/이스라엘 재무부 차관 : "(하마스는) 우리의 적입니다. 착각하면 안 됩니다. 자비를 보여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일은 이 세상 어떤 곳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이스라엘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더더욱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스라엘이 끝장을 봐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월디거 차관은 또 이 비극을 반드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갈 월디거/이스라엘 재무부 차관 : "우리는 강한 나라입니다. 이 사태를 극복하고 이로 인해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태는 우리 이스라엘에게 큰 비극입니다."]

[앵커]

네, 정부 관계자의 얘기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느껴집니다.

이스라엘은 이런 위기 때마다 더 단단하게 뭉치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하마스의 공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전 세계 이스라엘인들이 분노하며 고국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특히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예비군 동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예비군의 말입니다.

[요나탄 분젤/이스라엘 예비군 : "처음에 큰 충격을 받았고 뭘 해야할지 몰랐지만 점차 마음이 맑아졌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조국을 구하고 국민을 돕고 내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95세 노인도, 두 아들과 함께 지원한 아버지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약 36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했는데, 이스라엘 인구 약 920만 명의 4%에 해당하는 규몹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현갑/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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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군 “가자 주민들 떠나라”…KBS 특파원이 본 참상
    • 입력 2023-10-13 21:01:31
    • 수정2023-10-14 08: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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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스물 네 시간 안에 대피하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쪽 도시의 110만 명에게 통보한 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건물과 사람이 빼곡한 가자지구에 실제 지상군이 들어간다면 격렬한 시가전이 예상됩니다.

위기감이 점점 더해지고 있는데 어제 가자지구 가까이 들어간 KBS 특파원이 오늘은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 도착해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연결합니다.

김귀수 특파원!

먼저 이스라엘군의 발표는 최후통첩처럼 들립니다.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은 현지 시각 오늘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전원 대피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먼저 이스라엘군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조너선 콘리커스/이스라엘군 대변인 :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안 민간인들에게 안전과 보호를 위해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확히는 가자시티 밑, 왈디 가자 남쪽으로 피신하라는 거고요.

이곳에 사는 주민은 약 110만 명입니다.

대피 시간은 24시간으로 한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며칠 안에 가자시티에서 군사작전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런 경고 때문에, 또 끊임없는 폭격을 피해 가자주민들은 짐을 싸 피난길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엔은 비극적인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는 걸 피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에게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그럼 현지에선 지상전이 언제쯤 시작될 거라고 보고 있나요?

[기자]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대피 시간은 24시간이라고 했는데, 당장 내일이라도 지상군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어제 이스라엘군은 정치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즉 지상군 투입 준비는 이미 끝났고, 결정만 남은 상태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이 쉽진 않을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마스가 납치한 100명이 넘는 인질들이 위험해질 수 있고요.

지하 통로에 숨어든 하마스를 쉽게 격퇴하긴 힘들고, 시가전이 시작될 경우 막대한 인명 피해도 우려됩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경고를 '거짓 선전전'이라며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지 말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처럼 지상전이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KBS는 어제 이스라엘 재무 차관을 단독으로 만나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이번에 하마스와 끝장을 봐야 된다며 분노의 언어를 쏟아 냈습니다.

취재 내용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이스라엘 남부의 마을 오파킴입니다.

취재진은 어제 하마스 공격으로 참변이 일어났던 레임의 음악축제현장에서 소식을 전한 뒤 이곳으로 왔습니다.

레임은 무차별 공습을 받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10킬로미터, 오파킴은 20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이곳에도 지난 7일 하마스 무장 세력 수십 명이 승합차를 타고 들이닥쳤습니다.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총탄 자국, 움푹 파인 아스팔트는 수류탄이 터졌던 자리입니다.

하마스 공격으로 이곳 주민 41명이 숨졌습니다.

생존자 지원을 위해 오파킴을 찾은 미갈 월디거 이스라엘 재무차관을 KBS가 만났습니다.

월디거 장관은 강한 어조로 하마스를 비난했습니다.

[미갈 월디거/이스라엘 재무부 차관 : "(하마스는) 잔인한 동물입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그들은 경계선의 철조망을 뚫고, 무기가 가득한 승합차로 이스라엘 영토로 침입했습니다."]

하마스 무장 세력의 공격은 '학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갈 월디거/이스라엘 재무부 차관 : "(하마스는) 우리의 적입니다. 착각하면 안 됩니다. 자비를 보여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일은 이 세상 어떤 곳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이스라엘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더더욱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스라엘이 끝장을 봐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월디거 차관은 또 이 비극을 반드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갈 월디거/이스라엘 재무부 차관 : "우리는 강한 나라입니다. 이 사태를 극복하고 이로 인해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태는 우리 이스라엘에게 큰 비극입니다."]

[앵커]

네, 정부 관계자의 얘기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느껴집니다.

이스라엘은 이런 위기 때마다 더 단단하게 뭉치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하마스의 공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전 세계 이스라엘인들이 분노하며 고국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특히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예비군 동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예비군의 말입니다.

[요나탄 분젤/이스라엘 예비군 : "처음에 큰 충격을 받았고 뭘 해야할지 몰랐지만 점차 마음이 맑아졌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조국을 구하고 국민을 돕고 내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95세 노인도, 두 아들과 함께 지원한 아버지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약 36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했는데, 이스라엘 인구 약 920만 명의 4%에 해당하는 규몹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현갑/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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