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이·하 전쟁, 불안한 공존 비극을 부르다

입력 2023.10.22 (23:10) 수정 2023.10.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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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시사국 35회 I] 이·하 전쟁, 불안한 공존 비극을 부르다

하마스의 기습공격, 뒤이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 보름여만에 벌써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느 하나, 가슴 아프지 않은 죽음은 없습니다.

토마스 핸드 / 희생자 아버지
"방금 죽은 에밀리를 발견했다고 들었어요. 저는 오히려 잘 됐다며 웃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생각한 일 중에 가장 좋은 소식이었어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 안다면 그건 죽음 보다 더 나쁜 일일 겁니다. 매 순간 고통받는 것보다 차라리 죽음이 축복입니다."

반대편 가자에서도 아이들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습니다.

마리암 / 가자지구 어린이
"너무 무서워요. 가자지구에서 폭탄을 맞아 죽는 생각을 계속해요. 좋은 일이 아니에요. 가는 곳마다 도망치고 폭탄과 죽은 사람들을 발견하고 언젠가는 제가 그 사람들처럼 될 수 있어요.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

50년래 최악의 충돌, 불안하게 공존해 왔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비극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하마스의 기습…"이건 전쟁이다"

평온했던 간밤의 음악 축제. 동이 터오던 하늘을 뒤덮은 건 하마스의 로켓이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오셔가 재빨리 알아차리고 말하더라고요. 잘 들어 이건 그냥 공격이 아니야 전쟁이야 도망쳐야 돼."

재빨리 차를 몰고 달아났습니다.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할 뻔했습니다. 얼마를 달렸을까? 로켓공격을 피하려고 방공호에 몸을 숨겼지만, 안전한 곳은 없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우리는 오토바이 소리를 들었고 쾅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버스 정류장과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탄 무장대원들의 추격. 다행히 방공호를 뒤지진 않았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다행스러운건 벙커에 사람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더라고요. 밖에서 아랍어 말소리와 총 쏘는 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무차별 총격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정면돌파 뿐이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그들을 들이받으려고 차를 몰고 그쪽으로 갔습니다. 그들을 차로 들이받거나 아니면 제가 죽는 상황이었죠. 두 명 중 한 명은 오토바이 운전자였고, 한 명은 총격범이었습니다. 총격범은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총격범의 총이 차 창문으로 떨어졌어요. 뒤돌아보니 오토바이 운전자는 다쳤더라고요."

실버버그 씨는 평소, 팔레스타인과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 저는 텔아비브에서 사는 순진한 자유주의자였어요. 괜찮아 공존하면서 살아야지 그들에게도 살 땅을 줘야지 우리 군인들이 감시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죽을 고비를 세 번이나 넘기고 나자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가자지구를 넘겨준 건 큰 실수였어요. 가자지구를 계속 점령하고 있었으면 어제 같은 일이 없었을 테니까요. 텔아비브가 로켓공격을 당할 일도 없었을 테고요. 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반대쪽 가자지구에서도 분노와 적대감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포격이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오늘 상황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입니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싸워 이길 것입니다."

■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보복 공격…절망의 땅이 돼 버린 가자지구

가둬놓고 때리는 포격. 이스라엘의 보복 역시 하마스 만큼이나 잔인했습니다.

플레스티아 알라카드 / 가자지구 기자
"계속 다른 곳으로 대피하라고만 말합니다. '쾅쾅쾅' 여러분에게 설명하려 했는데 직접 들을 수 있겠네요."

급기야 가자지구 병원에마저 정체 모를 포탄이 떨어졌습니다. 병원 무너지며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여성과 아이들, 피란민과 부상자들로 가득했던 병원. 최소 5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자지구는 이제 절망의 땅이 됐습니다.

가자 지구 주민
"피해가 정말 엄청납니다. 피해를 입은 건 전부 상점과 사업가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 모든 상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전쟁의 참상이 정말 끔찍합니다. 계속해서 이제 피해 상황이 매일매일 보도가 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습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지금까지 사망자만 이스라엘인들 1400명 이상, 팔레스타인인들 3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요. 문제는 팔레스타인들의 피해가 커지면 레바논에 거점을 둔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그리고 하마스와 가까운 이란 측이 참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직까지 가능성은 낮지만 제5차 중동전쟁이 벌어질 가능성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 지역은 언제나 중동의 화약고로 불려왔던 곳이잖아요. 갈등이 계속되는 배경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1930년대 영국 묵인 아래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유대인들이 유입되기 시작하는데 1만 3천 명이던 유대인들이 40만 명까지 늘어납니다. 한 지역을 두고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유대인들이 유입되고 반대로 원래 그 땅에 살던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그때 시작된 겁니다.

그러자 1948년 5월에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건국을 선포합니다. 당연히 아랍국가들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건국 당일에 이집트가 이스라엘 공격을 하면서 제1차 중동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1956년에 2차 1967년에 3차 1973년에 4차 중동전쟁까지 이스라엘 그리고 아랍권 국가들의 전쟁이 계속해서 이어져 왔습니다.

하마스는 1987년에 등장을 합니다. 아흐메드 야신이라는 인물이 무장투쟁을 전면에 내세운 하마스를 세우게 됩니다.

성일광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연구위원
"이 단체는 그냥 일반 단체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은 존재 이유예요. 이걸 버리는 한 버리면 이 단체는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평화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의 신념에는 유대인과 이스라엘과 평화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사람과는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얘기를 종합해보면 갈등은 언제나 있어왔고 하지만 이 갈등들이 언제나 전쟁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니었잖아요. 이번엔 사태가 왜 이렇게 커진 겁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국제 외교 문제인데 미국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국교 정상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또 미국이 이란의 제재를 해제하려는 모습도 보였고요. 그러니까 하마스가 무장 투쟁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대로 가만히 있을 경우에 본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이런 위기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내부 문제입니다. 지난해 말에 네타니아오 총리가 다시 집권하면서 내부적으로 극우파와 손을 잡은 게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사실은 이번 문제의 가장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우리가 이스라엘 쪽에서 네타냐후를 지목하거든요. 총리가 돼서 연정을 선택한 대상이 이스라엘의 극우파예요. 극우파들이 생각하는 팔레스타인 문제는요. 이들 역시 하마스하고 똑같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에요. 이들은 정리해야 될 대상이고 내몰아야 될 대상이에요. 정착촌에서 (유대인) 정착민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집단 린치를 해도 경찰은 손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차주하 / 9층시사국 취재기자
그러면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떤가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복잡합니다. 일단 사우디는 하마스는 지지하지 않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지지한다 이렇게 밝히고 있고, 이란은 하마스 기습에 관여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모두 지지하고 있습니다. 전쟁 참전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고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전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중동 지역의 또 다른 전선이 만들어지는 걸 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시하면서 확전되는 걸 막으려는 움직임 보이고 있습니다.

■ 혹시 모를 중동전쟁 발발 우려…"70년대 '오일쇼크' 때 와는 다르다"

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 불똥이 자칫 국제유가로 튀지 않을까. 가뜩이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허덕여 온 세계 경제에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일단 단기적으로는 충격은 없었습니다. 과거 오일 쇼크 때와는 여러 가지 상황이 다르다고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선 많은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지만
하마스를 지지하는 국가는 거의 없고, 하마스를 지지하는 유일한 산유국인 이란 역시, 다른 산유국들을 생각하면 원유 생산을 줄일 수 없다는 겁니다.

나정환 /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책임연구원
“이번 같은 경우에는 중동 국가들의 담합이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제유가의 안정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하면서 내년에 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거든요.”

전쟁이 끝나길 바라는 세력도 전쟁이 커지길 바라는 세력도 오일 쇼크를 바라지 않는단 점이 근본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최승신 / 에너지 컨설팅 기업(C2S) 대표
“전쟁의 흐름과 석유의 흐름은 분리돼 있다는 거예요. 산유국이든 수요국이든 아니면 테러리스트든 간에 그 주 수입원이 석유면 석유를 내다 팔아야 되거든요.”

70년대 오일쇼크 때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에 충분한 공급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최승신 / 에너지 컨설팅 기업(C2S) 대표
"1974년 오일쇼크 같은 경우에는 공급이 여유 생산 분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사우디 같은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당장 내가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없다가 큰 차이가 있는데 일단 미국이 오일 쇼크 때와 다른 점은 셰일 생산국으로서 석유를 어느 정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죠."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심각한 수준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게 지금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네 맞습니다. 다만 원유를 수입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승석 /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위기의 잠재적 요인 자체가 대내에 있는 것이 아니고 대외에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나 정부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가 않은 점이 먼저 좀 아쉬운 점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특히나 국제유가 상승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부분에 물가까지 견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반 산업이나 경제 주체를 넘어서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결국은 지금 이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또 혹시 다른 지역으로 중동 전체 지역으로 확전되는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핵심 키워드는 역시 인질 문제의 해결입니다. 여기서 인질이라는 건 이스라엘 국민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지역 민간인도 포함된 뜻입니다. 지금 하마스가 기습 당시에 데려간 이스라엘 국민이 2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당장 이들 인질 문제 해결이 이스라엘의 보복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첫 번째 해결책이 될 수 있겠고요.

두 번째로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인질로 잡고 있는 민간인들 그러니까 사실상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는데 민간인들의 피해가 커지면 중동 국가의 참전 가능성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마스도 이스라엘도 인질들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유럽이라든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 동정적인 여론을 가진 나라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도 그렇게까지 비난을 많이 안 한 편이에요 생각보다는. 근데 이번은 민간인들을 너무 많이 죽였기 때문에 이 부분을 그냥 모른 체 하고 넘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이게 하마스가 가장 큰 실수인데 지금 인질들도 잡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제가 기대하고 싶은 거는 극적인 순간에 인질을 풀어주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 안 하는 방향으로 하면 어떨까..."

■ '안전한 이스라엘, 공존 가능한 팔레스타인'…가능할까?

텔아비브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사이렌이 울립니다. 그러나 느릿느릿 걷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밖으로 나가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을
파괴하고 있는 아이언돔. 수천 발 대규모 공격이 아니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어내긴 어렵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하마스를 고사시키겠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하마스를 뿌리 뽑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하마스를 완전히 근절한다 하더라. 제2 하마스도 나오죠. 하마스라는 조직이 사라진다. 다른 형태의 하마스도 또 나와요."

5백명이 넘게 숨진 가자지구 병원 폭발 이후 참혹한 결과를 마주한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마저 "분노와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적었습니다.

이스라엘로 날아간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전 세계와 함께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을 애도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정보에 의하면 (병원 폭발은) 가자지구 테러리스트들의 오발로 보입니다."

외교를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봉합하는 데 실패한다면 1년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서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100여년의 원한을 쌓아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또다시 불안한 공존을
모색하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안전한 이스라엘 그리고 공존 가능한 팔레스타인. 이게 궁극적인 해결책입니다. 그러니까 공존 가능한 팔레스타인이라는 국가를 세워주고 그러면 이스라엘은 정말 불덩이를 내려놓는 거잖아요. 그럼 안전한 이스라엘 그걸로 가자 이거예요."

취재기자: 정연우
촬영: 조선기 강우용
영상편집: 이기승
자료조사: 김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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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0-22 23: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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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기습공격, 뒤이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 보름여만에 벌써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느 하나, 가슴 아프지 않은 죽음은 없습니다.

토마스 핸드 / 희생자 아버지
"방금 죽은 에밀리를 발견했다고 들었어요. 저는 오히려 잘 됐다며 웃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생각한 일 중에 가장 좋은 소식이었어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 안다면 그건 죽음 보다 더 나쁜 일일 겁니다. 매 순간 고통받는 것보다 차라리 죽음이 축복입니다."

반대편 가자에서도 아이들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습니다.

마리암 / 가자지구 어린이
"너무 무서워요. 가자지구에서 폭탄을 맞아 죽는 생각을 계속해요. 좋은 일이 아니에요. 가는 곳마다 도망치고 폭탄과 죽은 사람들을 발견하고 언젠가는 제가 그 사람들처럼 될 수 있어요.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

50년래 최악의 충돌, 불안하게 공존해 왔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비극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하마스의 기습…"이건 전쟁이다"

평온했던 간밤의 음악 축제. 동이 터오던 하늘을 뒤덮은 건 하마스의 로켓이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오셔가 재빨리 알아차리고 말하더라고요. 잘 들어 이건 그냥 공격이 아니야 전쟁이야 도망쳐야 돼."

재빨리 차를 몰고 달아났습니다.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할 뻔했습니다. 얼마를 달렸을까? 로켓공격을 피하려고 방공호에 몸을 숨겼지만, 안전한 곳은 없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우리는 오토바이 소리를 들었고 쾅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버스 정류장과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탄 무장대원들의 추격. 다행히 방공호를 뒤지진 않았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다행스러운건 벙커에 사람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더라고요. 밖에서 아랍어 말소리와 총 쏘는 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무차별 총격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정면돌파 뿐이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그들을 들이받으려고 차를 몰고 그쪽으로 갔습니다. 그들을 차로 들이받거나 아니면 제가 죽는 상황이었죠. 두 명 중 한 명은 오토바이 운전자였고, 한 명은 총격범이었습니다. 총격범은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총격범의 총이 차 창문으로 떨어졌어요. 뒤돌아보니 오토바이 운전자는 다쳤더라고요."

실버버그 씨는 평소, 팔레스타인과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 저는 텔아비브에서 사는 순진한 자유주의자였어요. 괜찮아 공존하면서 살아야지 그들에게도 살 땅을 줘야지 우리 군인들이 감시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죽을 고비를 세 번이나 넘기고 나자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미셸 실버버그 / 음악 축제 생존자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가자지구를 넘겨준 건 큰 실수였어요. 가자지구를 계속 점령하고 있었으면 어제 같은 일이 없었을 테니까요. 텔아비브가 로켓공격을 당할 일도 없었을 테고요. 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반대쪽 가자지구에서도 분노와 적대감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포격이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오늘 상황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입니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싸워 이길 것입니다."

■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보복 공격…절망의 땅이 돼 버린 가자지구

가둬놓고 때리는 포격. 이스라엘의 보복 역시 하마스 만큼이나 잔인했습니다.

플레스티아 알라카드 / 가자지구 기자
"계속 다른 곳으로 대피하라고만 말합니다. '쾅쾅쾅' 여러분에게 설명하려 했는데 직접 들을 수 있겠네요."

급기야 가자지구 병원에마저 정체 모를 포탄이 떨어졌습니다. 병원 무너지며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여성과 아이들, 피란민과 부상자들로 가득했던 병원. 최소 5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자지구는 이제 절망의 땅이 됐습니다.

가자 지구 주민
"피해가 정말 엄청납니다. 피해를 입은 건 전부 상점과 사업가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 모든 상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전쟁의 참상이 정말 끔찍합니다. 계속해서 이제 피해 상황이 매일매일 보도가 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습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지금까지 사망자만 이스라엘인들 1400명 이상, 팔레스타인인들 3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요. 문제는 팔레스타인들의 피해가 커지면 레바논에 거점을 둔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그리고 하마스와 가까운 이란 측이 참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직까지 가능성은 낮지만 제5차 중동전쟁이 벌어질 가능성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 지역은 언제나 중동의 화약고로 불려왔던 곳이잖아요. 갈등이 계속되는 배경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1930년대 영국 묵인 아래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유대인들이 유입되기 시작하는데 1만 3천 명이던 유대인들이 40만 명까지 늘어납니다. 한 지역을 두고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유대인들이 유입되고 반대로 원래 그 땅에 살던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그때 시작된 겁니다.

그러자 1948년 5월에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건국을 선포합니다. 당연히 아랍국가들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건국 당일에 이집트가 이스라엘 공격을 하면서 제1차 중동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1956년에 2차 1967년에 3차 1973년에 4차 중동전쟁까지 이스라엘 그리고 아랍권 국가들의 전쟁이 계속해서 이어져 왔습니다.

하마스는 1987년에 등장을 합니다. 아흐메드 야신이라는 인물이 무장투쟁을 전면에 내세운 하마스를 세우게 됩니다.

성일광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연구위원
"이 단체는 그냥 일반 단체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은 존재 이유예요. 이걸 버리는 한 버리면 이 단체는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평화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의 신념에는 유대인과 이스라엘과 평화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사람과는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얘기를 종합해보면 갈등은 언제나 있어왔고 하지만 이 갈등들이 언제나 전쟁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니었잖아요. 이번엔 사태가 왜 이렇게 커진 겁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국제 외교 문제인데 미국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국교 정상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또 미국이 이란의 제재를 해제하려는 모습도 보였고요. 그러니까 하마스가 무장 투쟁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대로 가만히 있을 경우에 본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이런 위기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내부 문제입니다. 지난해 말에 네타니아오 총리가 다시 집권하면서 내부적으로 극우파와 손을 잡은 게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사실은 이번 문제의 가장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우리가 이스라엘 쪽에서 네타냐후를 지목하거든요. 총리가 돼서 연정을 선택한 대상이 이스라엘의 극우파예요. 극우파들이 생각하는 팔레스타인 문제는요. 이들 역시 하마스하고 똑같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에요. 이들은 정리해야 될 대상이고 내몰아야 될 대상이에요. 정착촌에서 (유대인) 정착민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집단 린치를 해도 경찰은 손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차주하 / 9층시사국 취재기자
그러면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떤가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복잡합니다. 일단 사우디는 하마스는 지지하지 않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지지한다 이렇게 밝히고 있고, 이란은 하마스 기습에 관여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모두 지지하고 있습니다. 전쟁 참전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고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전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중동 지역의 또 다른 전선이 만들어지는 걸 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시하면서 확전되는 걸 막으려는 움직임 보이고 있습니다.

■ 혹시 모를 중동전쟁 발발 우려…"70년대 '오일쇼크' 때 와는 다르다"

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 불똥이 자칫 국제유가로 튀지 않을까. 가뜩이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허덕여 온 세계 경제에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일단 단기적으로는 충격은 없었습니다. 과거 오일 쇼크 때와는 여러 가지 상황이 다르다고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선 많은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지만
하마스를 지지하는 국가는 거의 없고, 하마스를 지지하는 유일한 산유국인 이란 역시, 다른 산유국들을 생각하면 원유 생산을 줄일 수 없다는 겁니다.

나정환 /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책임연구원
“이번 같은 경우에는 중동 국가들의 담합이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제유가의 안정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하면서 내년에 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거든요.”

전쟁이 끝나길 바라는 세력도 전쟁이 커지길 바라는 세력도 오일 쇼크를 바라지 않는단 점이 근본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최승신 / 에너지 컨설팅 기업(C2S) 대표
“전쟁의 흐름과 석유의 흐름은 분리돼 있다는 거예요. 산유국이든 수요국이든 아니면 테러리스트든 간에 그 주 수입원이 석유면 석유를 내다 팔아야 되거든요.”

70년대 오일쇼크 때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에 충분한 공급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최승신 / 에너지 컨설팅 기업(C2S) 대표
"1974년 오일쇼크 같은 경우에는 공급이 여유 생산 분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사우디 같은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당장 내가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없다가 큰 차이가 있는데 일단 미국이 오일 쇼크 때와 다른 점은 셰일 생산국으로서 석유를 어느 정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죠."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심각한 수준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게 지금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네 맞습니다. 다만 원유를 수입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승석 /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위기의 잠재적 요인 자체가 대내에 있는 것이 아니고 대외에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나 정부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가 않은 점이 먼저 좀 아쉬운 점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특히나 국제유가 상승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부분에 물가까지 견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반 산업이나 경제 주체를 넘어서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결국은 지금 이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또 혹시 다른 지역으로 중동 전체 지역으로 확전되는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핵심 키워드는 역시 인질 문제의 해결입니다. 여기서 인질이라는 건 이스라엘 국민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지역 민간인도 포함된 뜻입니다. 지금 하마스가 기습 당시에 데려간 이스라엘 국민이 2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당장 이들 인질 문제 해결이 이스라엘의 보복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첫 번째 해결책이 될 수 있겠고요.

두 번째로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인질로 잡고 있는 민간인들 그러니까 사실상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는데 민간인들의 피해가 커지면 중동 국가의 참전 가능성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마스도 이스라엘도 인질들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유럽이라든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 동정적인 여론을 가진 나라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도 그렇게까지 비난을 많이 안 한 편이에요 생각보다는. 근데 이번은 민간인들을 너무 많이 죽였기 때문에 이 부분을 그냥 모른 체 하고 넘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이게 하마스가 가장 큰 실수인데 지금 인질들도 잡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제가 기대하고 싶은 거는 극적인 순간에 인질을 풀어주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 안 하는 방향으로 하면 어떨까..."

■ '안전한 이스라엘, 공존 가능한 팔레스타인'…가능할까?

텔아비브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사이렌이 울립니다. 그러나 느릿느릿 걷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밖으로 나가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을
파괴하고 있는 아이언돔. 수천 발 대규모 공격이 아니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어내긴 어렵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하마스를 고사시키겠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하마스를 뿌리 뽑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하마스를 완전히 근절한다 하더라. 제2 하마스도 나오죠. 하마스라는 조직이 사라진다. 다른 형태의 하마스도 또 나와요."

5백명이 넘게 숨진 가자지구 병원 폭발 이후 참혹한 결과를 마주한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마저 "분노와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적었습니다.

이스라엘로 날아간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전 세계와 함께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을 애도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정보에 의하면 (병원 폭발은) 가자지구 테러리스트들의 오발로 보입니다."

외교를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봉합하는 데 실패한다면 1년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서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100여년의 원한을 쌓아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또다시 불안한 공존을
모색하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안전한 이스라엘 그리고 공존 가능한 팔레스타인. 이게 궁극적인 해결책입니다. 그러니까 공존 가능한 팔레스타인이라는 국가를 세워주고 그러면 이스라엘은 정말 불덩이를 내려놓는 거잖아요. 그럼 안전한 이스라엘 그걸로 가자 이거예요."

취재기자: 정연우
촬영: 조선기 강우용
영상편집: 이기승
자료조사: 김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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