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백제 고분, 택지개발로 사라질 판

입력 2005.11.07 (22:2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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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성 백제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동구 일대의 초대형 고분이 정밀조사 한번 없이 택지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현장을 둘러본 원로 고고학자들은 반드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장추적 신강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 취재진은 고고지리학계의 원로들과 한성백제 고분 추정지역을 추가 조사해 봤습니다.

옛기와 조각과 토기 조각들을 쉽게 무더기로 발견했습니다.

특히, 토기 조각 가운데는, 이른바 '연질 토기' 조각이 적지 않습니다.

'연질토기'는 낮은 온도의 가마에서 구운 '연한 토기'로서 주로 백제나 신라 등 삼국시대에 널리 사용됐습니다.

<인터뷰> 최무장(前 건국대박물관장) : "10분도 안돼 한줌의 토기편과 와편을 채집했는데, 이것은 작지만 고려시대보다 오래된 토기편이 채집됐고, 고려시대의 것도 있고. 정밀 조사가 필요합니다."

또 암사동 일대 조사에서는 한성 백제 고분으로 추정되는 구릉이 누군가 일부러 쌓은 인공구조물일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곳 60년대 항공사진에서도 둥글고 네모난 고분의 모양의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들은 이미 택지 개발지구 지정돼 보상 협상이 한창입니다.

당장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즉, SH공사가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SH공사는 이 일대에 대한 문화재 지표 조사가 이미 끝났다며, 추가적인 조사 없이 내년부터 공사에 착공한다는 입장입니다.

2년전 한 지표조사에서 매장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는것이 이윱니다.

<녹취> SH공사 관계자 : "저희들이 지표조사를 해가지고 문화재청과 협의해온 지역이거든요. 저희는 문화재청이 내린 결과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러나 학계는 유물 흔적들이 속속 발견되는 상황에서 택지개발 강행하는것을 크게 우려합니다.

<인터뷰> 최종택(고려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 "서울시 강동구와 송파구 하남시 일대는 초기 백제의 500년 도읍지로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별다른 고고학적 조사 없이 개발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앞으로 얼마 안되는 남은 지역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청의 이렇다할 보호조치가 없는 가운데 그나마 남아있는 고분유적이 사라질 위깁니다.

현장추적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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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백제 고분, 택지개발로 사라질 판
    • 입력 2005-11-07 21:33:3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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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성 백제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동구 일대의 초대형 고분이 정밀조사 한번 없이 택지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현장을 둘러본 원로 고고학자들은 반드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장추적 신강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 취재진은 고고지리학계의 원로들과 한성백제 고분 추정지역을 추가 조사해 봤습니다. 옛기와 조각과 토기 조각들을 쉽게 무더기로 발견했습니다. 특히, 토기 조각 가운데는, 이른바 '연질 토기' 조각이 적지 않습니다. '연질토기'는 낮은 온도의 가마에서 구운 '연한 토기'로서 주로 백제나 신라 등 삼국시대에 널리 사용됐습니다. <인터뷰> 최무장(前 건국대박물관장) : "10분도 안돼 한줌의 토기편과 와편을 채집했는데, 이것은 작지만 고려시대보다 오래된 토기편이 채집됐고, 고려시대의 것도 있고. 정밀 조사가 필요합니다." 또 암사동 일대 조사에서는 한성 백제 고분으로 추정되는 구릉이 누군가 일부러 쌓은 인공구조물일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곳 60년대 항공사진에서도 둥글고 네모난 고분의 모양의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들은 이미 택지 개발지구 지정돼 보상 협상이 한창입니다. 당장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즉, SH공사가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SH공사는 이 일대에 대한 문화재 지표 조사가 이미 끝났다며, 추가적인 조사 없이 내년부터 공사에 착공한다는 입장입니다. 2년전 한 지표조사에서 매장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는것이 이윱니다. <녹취> SH공사 관계자 : "저희들이 지표조사를 해가지고 문화재청과 협의해온 지역이거든요. 저희는 문화재청이 내린 결과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러나 학계는 유물 흔적들이 속속 발견되는 상황에서 택지개발 강행하는것을 크게 우려합니다. <인터뷰> 최종택(고려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 "서울시 강동구와 송파구 하남시 일대는 초기 백제의 500년 도읍지로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별다른 고고학적 조사 없이 개발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앞으로 얼마 안되는 남은 지역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청의 이렇다할 보호조치가 없는 가운데 그나마 남아있는 고분유적이 사라질 위깁니다. 현장추적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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