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인터뷰] 8년 만에 내한한 궈푸청

입력 2006.10.19 (20:30) 수정 2006.10.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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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가 고전(古典)이 되도록 노력할 터"

홍콩 스타 궈푸청(郭富城ㆍ41)이 부산국제영화제(PIFF)를 찾았다. 1998년 영화 '풍운' 홍보차 내한한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류더화(劉德華)ㆍ리밍(黎明)ㆍ장쉐여우(張學友) 등과 함께 홍콩 '4대천왕'으로 불리며 1990년대 후반 한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던 배우.
이번 방한은 신작 '아버지와 아들(After This Our Exile)'이 PIFF의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초대됐기 때문.
'아버지와 아들'은 젊었을 땐 잘나가다 지금은 별 볼일 없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 때문에 감옥까지 가게 된 아들의 삶을 긴 세월을 두고 담아낸 영화. 정상적이지 않은 한 가정의 부자관계를 통해 아픔과 성장을 그렸다.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홍콩 패트릭 탐 감독이 17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도 한다.
궈푸청은 이 영화에서 한때 잘생긴 바람둥이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현재는 도박에 빠져있는 별 볼일 없는 아버지 아션을 연기했다. 미혼인 그에게 아버지 역할은 쉽지 않았을 듯.
"연기를 통해 관객에게 내가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제일 어려웠어요. 연기를 무난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 덕분입니다. 10년 동안 시나리오를 고쳐 쓰시면서 아션을 깊이 있는 인물로 창조하셨습니다. 저는 시나리오대로만 해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미혼 여성의 열렬한 지지를 기반으로 톱스타로 성장한 궈푸청 같은 배우가 아버지 역할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이에 대해 "배우로서 꺼리는 역할은 없고, 또한 없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영화 속 인물이 나와 연배 차이가 크지 않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주로 무협영화와 청춘물에만 출연해 왔던 그에게 '연기 변신'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작품. 외모가 아닌 연기력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아션은 인생을 살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 채 이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심리적 고통이 크죠. 몇 개월 동안 아션으로 살면서 저 또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 감정을 품고 있으려니까 기력도 없어지고 폭삭 늙은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한두 달가량은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와 아들'은 그에게 연기의 맛을 알게 한 작품으로 느껴졌다.
"시나리오만 좋다면 어떤 장르의 영화든 출연하겠다"는 그의 말에서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뚝뚝 묻어났다. 이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한 것은 그의 헤어 스타일. 그는 빡빡머리였다. 그가 국내에 소개된 이후 처음 보는 헤어 스타일이라 생경하게 느껴졌다.
"왜 머리를 밀었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청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에 출연 중인데 영화에 필요해서 삭발을 했다"며 웃었다. "삭발은 처음이냐"라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 콘서트를 위해 머리를 민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전념할 생각임을 밝혔다.
"지난 10년간은 연기보다는 앨범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이에 맞게) 성숙한 어떤 것들을 기록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영화에 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그는 "앞으로 찍는 영화는 모두 클래식이 되고 고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지금부터 찍는 영화는 아마 여러분이 그동안 보아왔던 제 영화보다 더 성숙하고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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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FF 인터뷰] 8년 만에 내한한 궈푸청
    • 입력 2006-10-19 20:30:41
    • 수정2006-10-19 20:53:15
    연합뉴스
"내 영화가 고전(古典)이 되도록 노력할 터" 홍콩 스타 궈푸청(郭富城ㆍ41)이 부산국제영화제(PIFF)를 찾았다. 1998년 영화 '풍운' 홍보차 내한한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류더화(劉德華)ㆍ리밍(黎明)ㆍ장쉐여우(張學友) 등과 함께 홍콩 '4대천왕'으로 불리며 1990년대 후반 한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던 배우. 이번 방한은 신작 '아버지와 아들(After This Our Exile)'이 PIFF의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초대됐기 때문. '아버지와 아들'은 젊었을 땐 잘나가다 지금은 별 볼일 없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 때문에 감옥까지 가게 된 아들의 삶을 긴 세월을 두고 담아낸 영화. 정상적이지 않은 한 가정의 부자관계를 통해 아픔과 성장을 그렸다.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홍콩 패트릭 탐 감독이 17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도 한다. 궈푸청은 이 영화에서 한때 잘생긴 바람둥이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현재는 도박에 빠져있는 별 볼일 없는 아버지 아션을 연기했다. 미혼인 그에게 아버지 역할은 쉽지 않았을 듯. "연기를 통해 관객에게 내가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제일 어려웠어요. 연기를 무난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 덕분입니다. 10년 동안 시나리오를 고쳐 쓰시면서 아션을 깊이 있는 인물로 창조하셨습니다. 저는 시나리오대로만 해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미혼 여성의 열렬한 지지를 기반으로 톱스타로 성장한 궈푸청 같은 배우가 아버지 역할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이에 대해 "배우로서 꺼리는 역할은 없고, 또한 없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영화 속 인물이 나와 연배 차이가 크지 않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주로 무협영화와 청춘물에만 출연해 왔던 그에게 '연기 변신'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작품. 외모가 아닌 연기력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아션은 인생을 살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 채 이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심리적 고통이 크죠. 몇 개월 동안 아션으로 살면서 저 또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 감정을 품고 있으려니까 기력도 없어지고 폭삭 늙은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한두 달가량은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와 아들'은 그에게 연기의 맛을 알게 한 작품으로 느껴졌다. "시나리오만 좋다면 어떤 장르의 영화든 출연하겠다"는 그의 말에서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뚝뚝 묻어났다. 이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한 것은 그의 헤어 스타일. 그는 빡빡머리였다. 그가 국내에 소개된 이후 처음 보는 헤어 스타일이라 생경하게 느껴졌다. "왜 머리를 밀었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청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에 출연 중인데 영화에 필요해서 삭발을 했다"며 웃었다. "삭발은 처음이냐"라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 콘서트를 위해 머리를 민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전념할 생각임을 밝혔다. "지난 10년간은 연기보다는 앨범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이에 맞게) 성숙한 어떤 것들을 기록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영화에 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그는 "앞으로 찍는 영화는 모두 클래식이 되고 고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지금부터 찍는 영화는 아마 여러분이 그동안 보아왔던 제 영화보다 더 성숙하고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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