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절차 밟다 희귀질환 환자들 숨진다

입력 2007.08.0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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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50만 희귀질환자들의 현실을 짚어보는 연속기획, 두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보험적용이 되기만을 바라며 길고 긴 법 개정 절차를 밟다 결국은 숨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폐동맥 고혈압에 걸린 유경이는 폐압이 높다보니 심장이 두배로 커졌습니다.

유경이처럼 산소호흡기를 끼고 살던 상당수 폐동맥고혈압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비아그라를 처방받으면서 정상호흡을 되찾았습니다.

환자가족들은 수차례 정부에 비아그라에 대한 보험적용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보험적용이 안되고 있습니다.

다른 적응 약이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고혜정(폐동맥 고혈압 환자 어머니) : "보험처리 되는 약이 있다 그러니 그것만 써라는 것은 죽어라는 소리밖에 안되죠 써도 나빠지기만 한데.."

돌 때까지 멀쩡하던 정연이는 갑자기 뇌기능이 크게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뇌와 근육세포에 이어 모든 장기가 서서히 기능을 잃는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입니다.

그래서 체중이 8kg그램인 정연이는 매달 한보따리의 약을 먹습니다.

정연이의 약에 보험을 적용해 달라고 해마다 민원을 해봤지만 아직 답변이 없습니다.

청와대민원은 복지부로, 복지부로 이첩된 민원은, 심사평가원으로 옮겨졌을 뿐입니다.

<인터뷰> 조주연(미토콘드리아 근병증 환자 보호자) : "신경끄고 게시라 연락드린다 그렇게 무성의하게 말씀하시면 어떡해요라고 했더니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면서..."

희귀질환은 제약사들이 보험적용을 위해 해당 약의 임상실험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 환자들이 직접 임상결과를 찾아 정부에 민원을 제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부 환자들의 효과만 믿고 보험적용을 해주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심사평가원 담당자 : "안정성이나 유효성이 확실하다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보험급여를 적용)해줬다가 나중에 부작용이 나면 저희가 감당할 수 없잖아요"

현재 보험적용을 받으려면 식약청에서 임상시험의 효과를, 심사평가원에서 의학적 근거를 그리고 복지부에서 보험재정등의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정부가 이렇게 신중을 기하는 사이 부모는 지쳐가고 아이들은 죽어갑니다.

정연이의 어머니는 딸이 먹는 약에 보험을 적용해 달라며 한 포털게시판에도 글을 올렸습니다.

한달새 서명한 네티즌만 5천3백여명.

하지만 그사이 부산에서 또 한명의 폐동맥고혈압 아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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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개정 절차 밟다 희귀질환 환자들 숨진다
    • 입력 2007-08-07 21:21:50
    뉴스 9
<앵커 멘트> 50만 희귀질환자들의 현실을 짚어보는 연속기획, 두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보험적용이 되기만을 바라며 길고 긴 법 개정 절차를 밟다 결국은 숨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폐동맥 고혈압에 걸린 유경이는 폐압이 높다보니 심장이 두배로 커졌습니다. 유경이처럼 산소호흡기를 끼고 살던 상당수 폐동맥고혈압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비아그라를 처방받으면서 정상호흡을 되찾았습니다. 환자가족들은 수차례 정부에 비아그라에 대한 보험적용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보험적용이 안되고 있습니다. 다른 적응 약이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고혜정(폐동맥 고혈압 환자 어머니) : "보험처리 되는 약이 있다 그러니 그것만 써라는 것은 죽어라는 소리밖에 안되죠 써도 나빠지기만 한데.." 돌 때까지 멀쩡하던 정연이는 갑자기 뇌기능이 크게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뇌와 근육세포에 이어 모든 장기가 서서히 기능을 잃는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입니다. 그래서 체중이 8kg그램인 정연이는 매달 한보따리의 약을 먹습니다. 정연이의 약에 보험을 적용해 달라고 해마다 민원을 해봤지만 아직 답변이 없습니다. 청와대민원은 복지부로, 복지부로 이첩된 민원은, 심사평가원으로 옮겨졌을 뿐입니다. <인터뷰> 조주연(미토콘드리아 근병증 환자 보호자) : "신경끄고 게시라 연락드린다 그렇게 무성의하게 말씀하시면 어떡해요라고 했더니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면서..." 희귀질환은 제약사들이 보험적용을 위해 해당 약의 임상실험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 환자들이 직접 임상결과를 찾아 정부에 민원을 제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부 환자들의 효과만 믿고 보험적용을 해주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심사평가원 담당자 : "안정성이나 유효성이 확실하다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보험급여를 적용)해줬다가 나중에 부작용이 나면 저희가 감당할 수 없잖아요" 현재 보험적용을 받으려면 식약청에서 임상시험의 효과를, 심사평가원에서 의학적 근거를 그리고 복지부에서 보험재정등의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정부가 이렇게 신중을 기하는 사이 부모는 지쳐가고 아이들은 죽어갑니다. 정연이의 어머니는 딸이 먹는 약에 보험을 적용해 달라며 한 포털게시판에도 글을 올렸습니다. 한달새 서명한 네티즌만 5천3백여명. 하지만 그사이 부산에서 또 한명의 폐동맥고혈압 아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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