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생산자가 주체

입력 2008.01.06 (21: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공정무역. 지금까지는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가난한 제3세계 생산자들을 도와주는 운동으로 인식돼왔죠.

하지만 이제는 생산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 공정무역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콜롬비아 보고타 남부의 커피 재배지 라베가.

마을 중심가의 커피 창고에서 원두 매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매장의 주인은 커피 재배 농민을 대표하는 커피협회, 유통 마진을 줄이기 위해 농민단체가 직접 경영에 나선 것입니다.

<인터뷰> 호르헤 까브레라(커피 재배 농민) : "다른 곳에 팔면 여러 유통업자들을 거쳐 판매가 되기 때문에 개인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너무 적습니다."

농민들도 커피협회가 직접 나서 원두를 구매해주기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게 됐습니다.

<인터뷰> 아르만도 우리베(커피협회) : "이곳은 농민에게 생계를 보장하는 곳입니다. 이런 보장은 모든 커피 농가가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커피협회를 통해 이처럼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엄격한 품질관리 덕분.

이는 국제시장에서 공정한 거래를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무조건 생산자의 몫을 늘려달라고 호소하는 대신, 고급 커피 원두를 공급하고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인터뷰> 가브리엘 고메스(콜롬비아 커피연구소장) : "콜롬비아 생산자들은 시장이 요구하는 커피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는데도 아직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콜롬비아의 경우, 커피 농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 맞서고 있습니다.

서구의 커피회사에 원두를 공급하는 단순한 생산자에 머물지 않고 유통과 최종 판매에 이르기까지 직접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것입니다.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공정무역기업이 된 셈입니다.

<인터뷰> 가브리엘 실바(콜롬비아 커피협회 회장) : "커피협회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생산자에게도 자기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제3세계 농민을 돕자는 선진국 소비자들의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공정무역, 이젠 생산자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자립운동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보고타에서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젠 생산자가 주체
    • 입력 2008-01-06 21:13:37
    뉴스 9
<앵커 멘트> 공정무역. 지금까지는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가난한 제3세계 생산자들을 도와주는 운동으로 인식돼왔죠. 하지만 이제는 생산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 공정무역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콜롬비아 보고타 남부의 커피 재배지 라베가. 마을 중심가의 커피 창고에서 원두 매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매장의 주인은 커피 재배 농민을 대표하는 커피협회, 유통 마진을 줄이기 위해 농민단체가 직접 경영에 나선 것입니다. <인터뷰> 호르헤 까브레라(커피 재배 농민) : "다른 곳에 팔면 여러 유통업자들을 거쳐 판매가 되기 때문에 개인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너무 적습니다." 농민들도 커피협회가 직접 나서 원두를 구매해주기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게 됐습니다. <인터뷰> 아르만도 우리베(커피협회) : "이곳은 농민에게 생계를 보장하는 곳입니다. 이런 보장은 모든 커피 농가가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커피협회를 통해 이처럼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엄격한 품질관리 덕분. 이는 국제시장에서 공정한 거래를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무조건 생산자의 몫을 늘려달라고 호소하는 대신, 고급 커피 원두를 공급하고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인터뷰> 가브리엘 고메스(콜롬비아 커피연구소장) : "콜롬비아 생산자들은 시장이 요구하는 커피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는데도 아직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콜롬비아의 경우, 커피 농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 맞서고 있습니다. 서구의 커피회사에 원두를 공급하는 단순한 생산자에 머물지 않고 유통과 최종 판매에 이르기까지 직접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것입니다.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공정무역기업이 된 셈입니다. <인터뷰> 가브리엘 실바(콜롬비아 커피협회 회장) : "커피협회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생산자에게도 자기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제3세계 농민을 돕자는 선진국 소비자들의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공정무역, 이젠 생산자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자립운동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보고타에서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