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커피, 나쁜 커피

입력 2008.01.0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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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해를 맞아 자본주의의 희망으로 일컬어지는 공정무역 운동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철저한 약육강식 구도인 세계 시장에서 제 3세계 생산자들은 여전히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순서로, 오늘은 커피를 통해 공정 무역의 의미를 짚어봅니다.

김태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 소비량 25억 잔, 원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상품, 바로 커피입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기 위해 소비자들은 4,5천 원을 아낌없이 지불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베티(미국 시애틀) : "이곳 커피는 중남미와 동아프리카의 커피를 섞어 만들어 맛이 아주 훌륭합니다."

그럼 커피 값에서 생산지 농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과연 얼마나 될까?

커피나무를 재배하는 곳은 주로 산악지대, 이 때문에 커피 농사는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고된 중노동의 연속입니다.

<인터뷰> 로베르토 벨레스(19살) : "우리 가족은 오래전부터 이 일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나도 7년째 커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커피 80잔을 만들 수 있는 1kg의 열매를 따고 이들이 받는 대가는 우리 돈으로 불과 150원, 하루종일 몇천 원을 벌어 한 가족이 생계를 꾸려갑니다.

<인터뷰> 파바안 알베르토(17살) : "이 일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지난 1977년 1kg에 4달러가 넘었던 커피 원두의 국제 시세는 현재 그 절반 수준인 2달러 정돕니다.

전 세계 2천5백만 커피 재배 농민의 대부분이 가난의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부는 마약 재배로 돌아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오라시오 온또자(커피 농민) : "삶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다음 수확 때는 가난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왔지만 이렇게 15년을 보냈습니다."

이에 비해 그 사이 다국적 커피회사들은 선진국 소비시장에서 커피 한 잔에 5~6달러까지 값을 올려 받으며 자기 배만 불려왔습니다.

자유무역시장이 낳은 합법적인 불공정 거래인 셈입니다.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 바로 공정무역, 가급적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돌려주자는 취집니다.

농민에게 친환경 재배와 어린이 노동 착취 금지를 약속받는 대신 생산 원가 이상의 가격을 보장해 주는 무역 형탭니다.

<인터뷰> 가브리엘 실바(콜롬비아커피협회 회장) : "우리는 커피 생산자들이 정당한 소득을 얻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는 공정한 거래를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2006년 공정무역 매출액은 1년 전보다 42%나 급성장한 2조2천억 원, 생산자 조합도 전 세계 58개국, 560여 개로 늘어나 14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아꾸앙 뮈노즈(공정무역인증기관 대표) : "원자재를 생산하는 농민과 이들의 생산품인 커피, 초콜릿 등을 윤리적으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 사이의 파트너십이 바로 공정무역입니다."

이윤만을 목표로 한 기업들이 지배하는 지금의 국제 자유무역 시장, 그 속에서 공정무역은 제3세계의 가난을 극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반자 관계로 이어주는 뚜렷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친치나에서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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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커피, 나쁜 커피
    • 입력 2008-01-02 21:15:34
    뉴스 9
<앵커 멘트> 새해를 맞아 자본주의의 희망으로 일컬어지는 공정무역 운동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철저한 약육강식 구도인 세계 시장에서 제 3세계 생산자들은 여전히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순서로, 오늘은 커피를 통해 공정 무역의 의미를 짚어봅니다. 김태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 소비량 25억 잔, 원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상품, 바로 커피입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기 위해 소비자들은 4,5천 원을 아낌없이 지불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베티(미국 시애틀) : "이곳 커피는 중남미와 동아프리카의 커피를 섞어 만들어 맛이 아주 훌륭합니다." 그럼 커피 값에서 생산지 농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과연 얼마나 될까? 커피나무를 재배하는 곳은 주로 산악지대, 이 때문에 커피 농사는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고된 중노동의 연속입니다. <인터뷰> 로베르토 벨레스(19살) : "우리 가족은 오래전부터 이 일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나도 7년째 커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커피 80잔을 만들 수 있는 1kg의 열매를 따고 이들이 받는 대가는 우리 돈으로 불과 150원, 하루종일 몇천 원을 벌어 한 가족이 생계를 꾸려갑니다. <인터뷰> 파바안 알베르토(17살) : "이 일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지난 1977년 1kg에 4달러가 넘었던 커피 원두의 국제 시세는 현재 그 절반 수준인 2달러 정돕니다. 전 세계 2천5백만 커피 재배 농민의 대부분이 가난의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부는 마약 재배로 돌아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오라시오 온또자(커피 농민) : "삶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다음 수확 때는 가난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왔지만 이렇게 15년을 보냈습니다." 이에 비해 그 사이 다국적 커피회사들은 선진국 소비시장에서 커피 한 잔에 5~6달러까지 값을 올려 받으며 자기 배만 불려왔습니다. 자유무역시장이 낳은 합법적인 불공정 거래인 셈입니다.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 바로 공정무역, 가급적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돌려주자는 취집니다. 농민에게 친환경 재배와 어린이 노동 착취 금지를 약속받는 대신 생산 원가 이상의 가격을 보장해 주는 무역 형탭니다. <인터뷰> 가브리엘 실바(콜롬비아커피협회 회장) : "우리는 커피 생산자들이 정당한 소득을 얻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는 공정한 거래를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2006년 공정무역 매출액은 1년 전보다 42%나 급성장한 2조2천억 원, 생산자 조합도 전 세계 58개국, 560여 개로 늘어나 14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아꾸앙 뮈노즈(공정무역인증기관 대표) : "원자재를 생산하는 농민과 이들의 생산품인 커피, 초콜릿 등을 윤리적으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 사이의 파트너십이 바로 공정무역입니다." 이윤만을 목표로 한 기업들이 지배하는 지금의 국제 자유무역 시장, 그 속에서 공정무역은 제3세계의 가난을 극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반자 관계로 이어주는 뚜렷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친치나에서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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