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영어 공교육 강화 ‘갈팡질팡’

입력 2008.01.2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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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통령직 인수위가 영어 공교육을 강화한다고 하면서 실천방안을 놓고는 갈피를 잡지 못해 혼선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영어사랑도 좋지만 실현가능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석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수위는 지난 22일 '영어몰입교육' 방침을 밝혔습니다.

추진 의지도 연일 밝혔습니다.

<녹취> 이경숙(지난 23일) :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영어 교육이 정상화되도록 마무리해야 한다."

<녹취> 이경숙(지난 25일) : "완전한 발상의 전환으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새 정부는 막대한 투자를 감당할 각오가 돼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반대 여론은 증폭됐습니다.

인수위는 결국 일주일만에 철회 방침을 밝혔습니다.

<녹취> 이동관 대변인(어제) : "시범 실시라고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할 수는 있겠지만 전면 확대해서 고등학교나 초중등학교에서 하는 계획은 없습니다."

그래서 발상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윤숙자(참교육학부모회) : "온 국민이 영어를 잘하고 기러기 아빠를 퇴출시키는 것이 공교육 강화의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시작부터 잘못됐습니다."

고등학교 영어 과목의 영어 진행 수업도 연일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만여 명이 넘는 영어 교사들의 6개월짜리 심화 연수를 2년 안에 끝내겠다는 등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방침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학교 영어교사 : "한 반에 40명씩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진행 수업을 하는 것은 무리다."

<인터뷰> 교총 대변인 : "교육 예산 확충이나 여건 개선이 뒤따라야 선후 관계가 바뀌지 않은 영어 공교육 활성화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게다가 영어 진행 수업이 고등학교 교육의 최대 관심사인 수능과 앞으로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수위는 입시 위주의 잘못된 영어 교육 개혁이라는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는 성공했지만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덴 실패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병민(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 : "교사와 학생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언지, 교사 양성을 위한 시스템은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를 먼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인수위는 내일 공청회를 통해 차기 정부의 영어 공교육 정책의 세부적인 방안들을 모두 공개할 예정입니다. 영어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방안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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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영어 공교육 강화 ‘갈팡질팡’
    • 입력 2008-01-29 20: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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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통령직 인수위가 영어 공교육을 강화한다고 하면서 실천방안을 놓고는 갈피를 잡지 못해 혼선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영어사랑도 좋지만 실현가능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석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수위는 지난 22일 '영어몰입교육' 방침을 밝혔습니다. 추진 의지도 연일 밝혔습니다. <녹취> 이경숙(지난 23일) :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영어 교육이 정상화되도록 마무리해야 한다." <녹취> 이경숙(지난 25일) : "완전한 발상의 전환으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새 정부는 막대한 투자를 감당할 각오가 돼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반대 여론은 증폭됐습니다. 인수위는 결국 일주일만에 철회 방침을 밝혔습니다. <녹취> 이동관 대변인(어제) : "시범 실시라고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할 수는 있겠지만 전면 확대해서 고등학교나 초중등학교에서 하는 계획은 없습니다." 그래서 발상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윤숙자(참교육학부모회) : "온 국민이 영어를 잘하고 기러기 아빠를 퇴출시키는 것이 공교육 강화의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시작부터 잘못됐습니다." 고등학교 영어 과목의 영어 진행 수업도 연일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만여 명이 넘는 영어 교사들의 6개월짜리 심화 연수를 2년 안에 끝내겠다는 등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방침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학교 영어교사 : "한 반에 40명씩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진행 수업을 하는 것은 무리다." <인터뷰> 교총 대변인 : "교육 예산 확충이나 여건 개선이 뒤따라야 선후 관계가 바뀌지 않은 영어 공교육 활성화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게다가 영어 진행 수업이 고등학교 교육의 최대 관심사인 수능과 앞으로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수위는 입시 위주의 잘못된 영어 교육 개혁이라는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는 성공했지만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덴 실패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병민(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 : "교사와 학생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언지, 교사 양성을 위한 시스템은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를 먼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인수위는 내일 공청회를 통해 차기 정부의 영어 공교육 정책의 세부적인 방안들을 모두 공개할 예정입니다. 영어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방안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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