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무한 자원 경쟁

입력 2008.03.13 (21: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유가와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S 9시뉴스에선 세계의 자원 확보 경쟁과 우리 현실을 살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사활을 건 각국의 자원 경쟁을 박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영화감독 스필버그가 지난달 베이징올림픽 예술 고문직을 사임했습니다.

인종 학살극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 중국이 무기를 팔고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잇단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중국이 수단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석유 공급선 확보 때문입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때문에 고민입니다.

남미의 좌파 정부 베네수엘라는 대미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수시로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차베스(베네수엘라 대통령) : "우리에게 해를 입히면 우리 역시 미국에 한 방울의 석유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자원 확보를 위해서라면 이념이나 국가적 체면을 무시하는가 하면, 광물과 식량까지도 무기로 삼는 이른바 자원전쟁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 국가들을 쥐락펴락하고 있고,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은 잇따라 자원 국유화 조치를 내놓으며 세계 석유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또 광물과 곡물 대국인 호주, 브라질 등은 수출을 통제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지평(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지난 90년대 몰락한 러시아가 막대한 자원을 배경으로 다시 부활하는 등 앞으로는 자원을 가진 나라의 힘이 더 커질 것입니다."

이처럼 자원 민족주의 경향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자원의 공급은 제한받는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자재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투기수요까지 가세해 원유 등 주요 원자재의 경우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를 떠올릴 정돕니다.

수급 불안에 따른 원자재값 폭등은 자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단 들여오는 데 급급한 상황인 만큼 가격 상승 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화력 발전소도 연료용 유연탄 수입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박태영(화력발전 자재팀) : "최근 2~3달 사이에 유연탄 가격이 30% 이상 폭등해 연료비 부담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원자재값 오름세의 충격은 경제지표로도 확인됩니다.

물가는 이미 정부의 관리목표를 넘어서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고, 무역수지는 5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임종룡(재정부 경제정책국장) : "기본적으로 원자재가 오르는 것이 물가가 오르는 요인입니다."

<인터뷰>오정규(지경부 무역투자진흥관) : "무역수지 적자는 전적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심각성을 깨닫고 최근 적극적인 자원 외교에 나서고 있지만, 체계적인 전략은 여전히 부족한 상탭니다.

<인터뷰>김현진(한국과학종합대학원 교수) : "자원 개발을 하는 데 있어 계약 파기시 리스크 방지 방안과 자원 소비국들 간 협력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합니다."

자원 확보 없이는 경제 성장도, 생존도 불가능한 시대.

자원 빈국 한국으로서는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숩니다.

KBS 뉴스 박현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활 건 무한 자원 경쟁
    • 입력 2008-03-13 21:22:20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유가와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S 9시뉴스에선 세계의 자원 확보 경쟁과 우리 현실을 살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사활을 건 각국의 자원 경쟁을 박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영화감독 스필버그가 지난달 베이징올림픽 예술 고문직을 사임했습니다. 인종 학살극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 중국이 무기를 팔고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잇단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중국이 수단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석유 공급선 확보 때문입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때문에 고민입니다. 남미의 좌파 정부 베네수엘라는 대미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수시로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차베스(베네수엘라 대통령) : "우리에게 해를 입히면 우리 역시 미국에 한 방울의 석유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자원 확보를 위해서라면 이념이나 국가적 체면을 무시하는가 하면, 광물과 식량까지도 무기로 삼는 이른바 자원전쟁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 국가들을 쥐락펴락하고 있고,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은 잇따라 자원 국유화 조치를 내놓으며 세계 석유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또 광물과 곡물 대국인 호주, 브라질 등은 수출을 통제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지평(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지난 90년대 몰락한 러시아가 막대한 자원을 배경으로 다시 부활하는 등 앞으로는 자원을 가진 나라의 힘이 더 커질 것입니다." 이처럼 자원 민족주의 경향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자원의 공급은 제한받는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자재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투기수요까지 가세해 원유 등 주요 원자재의 경우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를 떠올릴 정돕니다. 수급 불안에 따른 원자재값 폭등은 자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단 들여오는 데 급급한 상황인 만큼 가격 상승 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화력 발전소도 연료용 유연탄 수입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박태영(화력발전 자재팀) : "최근 2~3달 사이에 유연탄 가격이 30% 이상 폭등해 연료비 부담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원자재값 오름세의 충격은 경제지표로도 확인됩니다. 물가는 이미 정부의 관리목표를 넘어서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고, 무역수지는 5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임종룡(재정부 경제정책국장) : "기본적으로 원자재가 오르는 것이 물가가 오르는 요인입니다." <인터뷰>오정규(지경부 무역투자진흥관) : "무역수지 적자는 전적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심각성을 깨닫고 최근 적극적인 자원 외교에 나서고 있지만, 체계적인 전략은 여전히 부족한 상탭니다. <인터뷰>김현진(한국과학종합대학원 교수) : "자원 개발을 하는 데 있어 계약 파기시 리스크 방지 방안과 자원 소비국들 간 협력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합니다." 자원 확보 없이는 경제 성장도, 생존도 불가능한 시대. 자원 빈국 한국으로서는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숩니다. KBS 뉴스 박현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