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협상타결…한미FTA 물꼬 트나

입력 2008.04.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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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쇠고기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미 양측 대표단이 오늘 오전 11시 반쯤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세부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오후 6시쯤 협상 타결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핵심 쟁점인 연령 제한과 관련해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 수입을 확대하되 뇌와 척수 등 광우병 특수 위험 물질은 수입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수입조건 공시 등의 기간을 거쳐 오는 6월쯤이면 뼈가 포함된 이른바 'LA 갈비'가 수입 금지 4년 4개월여 만에 다시 우리나라에 수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새벽까지 이어진 협상에서 우리 측이 강조해온 미국 내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 강화를 미국 측이 수용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협상장이 마련된 정부과천청사에서는 세부 문안에 대한 협상이 계속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방문중인 미국에서 협상 타결 소식이 먼저 전해져 한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농축산단체와 광우병 반대 소비자 모임 등은 오늘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은 한미 정상회담과 FTA를 위해 국민의 건강을 도외시한 처사라며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의회 비준의 변수였던 양국의 쇠고기 협상이 18일 타결됐다.
한.미 FTA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쇠고기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FTA 비준을 위한 미국 의회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 타결이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17대 국회 임기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단 정부와 18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한나라당은 미국 의회의 동향과 관계없이 조속한 시일내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 美에 조속 비준 압력으로 작용
쇠고기 협상 타결은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에 휘말려 한.미 FTA에 대한 의회 비준에 진척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미국 측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와 의회의 지도부는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FTA에 대한 비준동의안 제출과 통과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분명하게 제시했다.
미 하원 지도부는 17일(현지 시간) 방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하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쇠고기 문제가 해결된 만큼 한국은 미 행정부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빨리 의회에 제출해달라고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FTA의 미국 내 절차에 변수로 작용했던 쇠고기 협상이 타결돼 미국 측에 국내 절차를 빨리 진행시켜달라고 더 힘 있게 요구할 수 있게 됐고 쇠고기 협상 타결이 미국 내 절차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도 쇠고기 문제라는 부담을 덜게 돼 현재 의회에 제출돼 있는 미.콜롬비아 FTA 이후 한.미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면 의회에 빨리 통과시켜달라고 재촉할 수 있게 됐다.
송백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FTA 팀장은 "FTA 비준을 위한 미국 측의 요구를 하나 들어준 셈이어서 미국 의회의 비준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회 비준에 부정적 영향 크지 않을 듯
쇠고기 협상 타결이 한국 내 절차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협상 타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안이고 총선이 끝나 임기를 한 달여 정도 남겨둔 17대 국회의원들이나 이후 임기가 시작되는 18대 국회의원 모두 큰 정치적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KIEP의 송 팀장은 "우리 국회에서 농촌 지역구 의원들은 비준동의안에 반대하겠지만 총선이 끝났기 때문에 반대 정도는 이전보다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적극 비준 방침에 따라 비준동의안 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세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측에서 브레이크를 걸던 문제 하나가 사라진 만큼 미국 의회 비준에 유리졌다"며 "우리 국회에서도 논란이 있겠지만 총선이 끝나 국내 대책을 보완.확충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에서 비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급하게 협상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준 데 이어 월령 제한을 풀고 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까지 개방 폭을 넓혀 준 것은 한.미 FTA를 위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양보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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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고기 협상타결…한미FTA 물꼬 트나
    • 입력 2008-04-18 13:59:03
    연합뉴스
한미 쇠고기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미 양측 대표단이 오늘 오전 11시 반쯤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세부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오후 6시쯤 협상 타결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핵심 쟁점인 연령 제한과 관련해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 수입을 확대하되 뇌와 척수 등 광우병 특수 위험 물질은 수입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수입조건 공시 등의 기간을 거쳐 오는 6월쯤이면 뼈가 포함된 이른바 'LA 갈비'가 수입 금지 4년 4개월여 만에 다시 우리나라에 수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새벽까지 이어진 협상에서 우리 측이 강조해온 미국 내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 강화를 미국 측이 수용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협상장이 마련된 정부과천청사에서는 세부 문안에 대한 협상이 계속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방문중인 미국에서 협상 타결 소식이 먼저 전해져 한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농축산단체와 광우병 반대 소비자 모임 등은 오늘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은 한미 정상회담과 FTA를 위해 국민의 건강을 도외시한 처사라며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의회 비준의 변수였던 양국의 쇠고기 협상이 18일 타결됐다. 한.미 FTA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쇠고기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FTA 비준을 위한 미국 의회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 타결이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17대 국회 임기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단 정부와 18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한나라당은 미국 의회의 동향과 관계없이 조속한 시일내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 美에 조속 비준 압력으로 작용 쇠고기 협상 타결은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에 휘말려 한.미 FTA에 대한 의회 비준에 진척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미국 측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와 의회의 지도부는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FTA에 대한 비준동의안 제출과 통과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분명하게 제시했다. 미 하원 지도부는 17일(현지 시간) 방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하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쇠고기 문제가 해결된 만큼 한국은 미 행정부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빨리 의회에 제출해달라고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FTA의 미국 내 절차에 변수로 작용했던 쇠고기 협상이 타결돼 미국 측에 국내 절차를 빨리 진행시켜달라고 더 힘 있게 요구할 수 있게 됐고 쇠고기 협상 타결이 미국 내 절차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도 쇠고기 문제라는 부담을 덜게 돼 현재 의회에 제출돼 있는 미.콜롬비아 FTA 이후 한.미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면 의회에 빨리 통과시켜달라고 재촉할 수 있게 됐다. 송백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FTA 팀장은 "FTA 비준을 위한 미국 측의 요구를 하나 들어준 셈이어서 미국 의회의 비준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회 비준에 부정적 영향 크지 않을 듯 쇠고기 협상 타결이 한국 내 절차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협상 타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안이고 총선이 끝나 임기를 한 달여 정도 남겨둔 17대 국회의원들이나 이후 임기가 시작되는 18대 국회의원 모두 큰 정치적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KIEP의 송 팀장은 "우리 국회에서 농촌 지역구 의원들은 비준동의안에 반대하겠지만 총선이 끝났기 때문에 반대 정도는 이전보다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적극 비준 방침에 따라 비준동의안 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세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측에서 브레이크를 걸던 문제 하나가 사라진 만큼 미국 의회 비준에 유리졌다"며 "우리 국회에서도 논란이 있겠지만 총선이 끝나 국내 대책을 보완.확충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에서 비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급하게 협상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준 데 이어 월령 제한을 풀고 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까지 개방 폭을 넓혀 준 것은 한.미 FTA를 위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양보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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