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장훈 형 꼭 이기고 싶었다”

입력 2009.03.28 (17:51) 수정 2009.03.2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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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이 형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오늘 꼭 이기고 싶었습니다."
국내 최장신 농구 선수 하승진(222cm.전주 KCC)이 '국보급 센터' 서장훈(35.인천 전자랜드)과 포스트 시즌 처음 맞붙어 판정승을 거둔 뒤 환한 표정을 지었다.
28일 오후 KCC와 전자랜드가 2008-2009 시즌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은 전주실내체육관.
하승진과 서장훈 모두에게 이번 1차전은 뜻깊은 경기였다.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진출했던 하승진이 플레이오프 무대에 발을 내딛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서장훈 역시 허재 KCC 감독과 불화설까지 나돈 끝에 전자랜드로 옮겨 친정팀을 상대로 프로 무대에서 유일하게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와 맞붙어야 했다.
그러나 팀 승패 결과는 물론 둘의 맞대결에서도 하승진이 우위를 나타냈다.
KCC가 109-81로 전자랜드를 크게 이겼고 개인 기록에서도 하승진이 15점, 9리바운드로 서장훈(13점.3리바운드)에 앞섰다.
둘의 맞대결은 1쿼터부터 시작됐다.
스타팅멤버로 코트에 나선 이들은 주로 전자랜드 진영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자주 벌였다. 서장훈은 하승진을 막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맞자 "그만 좀 때리라"라고 항의(?)할 정도였다.
하지만 하승진은 2, 3쿼터 서장훈과 맞대결에서도 어렵지 않게 골밑에서 잇따라 득점을 올렸다. 하승진은 골밑슛을 놓치더라도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 기어코 점수를 올리기도 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자유투도 8개 시도해 5개를 넣으며 비교적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반면 웬만한 슈터만큼 뛰어난 중거리슛 감각을 자랑하는 서장훈은 하승진의 높이를 의식했는지 좀처럼 골밑을 파고들지 못했다.
2쿼터 초반에는 하승진을 막기가 어렵자 아예 파울로 끊기도 했고 2점슛은 8개 가운데 5개, 3점슛은 6개 중 1개만을 넣었다.
서장훈과 매치업에서 판정성을 거둔 하승진은 경기가 끝난 뒤 "많은 사람이 (서장훈과 대결에) 주목하고 있기에 꼭 이기고 싶었다"면서 "장훈 이형에게는 죄송하지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훈이 형이 경기 도중 내가 팔꿈치로 자꾸 때린다고 하는데 박스아웃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은 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거둔 소감으로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선배들이 너무 잘해줬고 경기도 이겨 너무 기쁘다"면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전주 지역에서 농구를 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서장훈은 이날 32분55초를 뛰었고 하승진은 30분48초를 출전했다. 하승진이 뛴 시간에는 어김없이 서장훈이 그를 막아섰지만 힘이 모자랐다.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은 "서장훈의 오늘 플레이는 낙제점이다. 그렇게 해서는 이길 수 없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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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승진 “장훈 형 꼭 이기고 싶었다”
    • 입력 2009-03-28 17:51:43
    • 수정2009-03-28 19:27:48
    연합뉴스
"(서)장훈이 형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오늘 꼭 이기고 싶었습니다." 국내 최장신 농구 선수 하승진(222cm.전주 KCC)이 '국보급 센터' 서장훈(35.인천 전자랜드)과 포스트 시즌 처음 맞붙어 판정승을 거둔 뒤 환한 표정을 지었다. 28일 오후 KCC와 전자랜드가 2008-2009 시즌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은 전주실내체육관. 하승진과 서장훈 모두에게 이번 1차전은 뜻깊은 경기였다.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진출했던 하승진이 플레이오프 무대에 발을 내딛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서장훈 역시 허재 KCC 감독과 불화설까지 나돈 끝에 전자랜드로 옮겨 친정팀을 상대로 프로 무대에서 유일하게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와 맞붙어야 했다. 그러나 팀 승패 결과는 물론 둘의 맞대결에서도 하승진이 우위를 나타냈다. KCC가 109-81로 전자랜드를 크게 이겼고 개인 기록에서도 하승진이 15점, 9리바운드로 서장훈(13점.3리바운드)에 앞섰다. 둘의 맞대결은 1쿼터부터 시작됐다. 스타팅멤버로 코트에 나선 이들은 주로 전자랜드 진영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자주 벌였다. 서장훈은 하승진을 막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맞자 "그만 좀 때리라"라고 항의(?)할 정도였다. 하지만 하승진은 2, 3쿼터 서장훈과 맞대결에서도 어렵지 않게 골밑에서 잇따라 득점을 올렸다. 하승진은 골밑슛을 놓치더라도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 기어코 점수를 올리기도 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자유투도 8개 시도해 5개를 넣으며 비교적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반면 웬만한 슈터만큼 뛰어난 중거리슛 감각을 자랑하는 서장훈은 하승진의 높이를 의식했는지 좀처럼 골밑을 파고들지 못했다. 2쿼터 초반에는 하승진을 막기가 어렵자 아예 파울로 끊기도 했고 2점슛은 8개 가운데 5개, 3점슛은 6개 중 1개만을 넣었다. 서장훈과 매치업에서 판정성을 거둔 하승진은 경기가 끝난 뒤 "많은 사람이 (서장훈과 대결에) 주목하고 있기에 꼭 이기고 싶었다"면서 "장훈 이형에게는 죄송하지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훈이 형이 경기 도중 내가 팔꿈치로 자꾸 때린다고 하는데 박스아웃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은 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거둔 소감으로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선배들이 너무 잘해줬고 경기도 이겨 너무 기쁘다"면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전주 지역에서 농구를 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서장훈은 이날 32분55초를 뛰었고 하승진은 30분48초를 출전했다. 하승진이 뛴 시간에는 어김없이 서장훈이 그를 막아섰지만 힘이 모자랐다.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은 "서장훈의 오늘 플레이는 낙제점이다. 그렇게 해서는 이길 수 없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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