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 기본 재해지도, 지자체는 ‘외면’

입력 2009.06.21 (21: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자치단체가 재해 위험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만들도록 한 법이 무용지물입니다.
주민들이 재해보다 집값 하락을 더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일부 지자체의 변명입니다.
김성한 기상 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5년 여름, 금강이 범람해 마을 곳곳이 침수되고 다리도 떠내려갔습니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이 마을 입구에는 최근 대피안내도가 세워졌고, 내년에는 제방도 높일 계획입니다.

당시 피해 상황이 재해지도에 기록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충남 도내 곳곳의 침수 예상지역과 대피소 등을 기록한 재해지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에 공개됐습니다.

<인터뷰> 신관수(충남도청 치수방재과) : "사전에 충분한 대응과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금번에 재해지도를 작성, 공개하게 됐습니다."

수도 서울은 상황이 다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지대가 현저히 낮은 강남 한복판, 이곳 일대는 서울시가 지정한 재해위험지구 두 군데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정 내용은 상습침수 3급, 4~5년 만에 한번 꼴로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는 집값 하락 등 주민 민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아예 재해지도를 만들지 않은 겁니다.

<녹취> 서울시 하천관리과 : "주민들 재산권 등 여러 가지가 얽혀있어서 서울시에서 공식적으로 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재해지도를 만든 지자체는 충청남도 한 곳뿐이고, 다른 시도는 제작을 시작하는 수준입니다.

<인터뷰> 정주철(박사/환경정책평가연구원) :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을 파악하고, 그러한 지역에 대한 개발을 억제하고 관리하는데 재해지도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로 갈수록 심해지는 기상재해에 체계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선 재해지도 작성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방재 기본 재해지도, 지자체는 ‘외면’
    • 입력 2009-06-21 20:55:06
    뉴스 9
<앵커 멘트> 자치단체가 재해 위험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만들도록 한 법이 무용지물입니다. 주민들이 재해보다 집값 하락을 더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일부 지자체의 변명입니다. 김성한 기상 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5년 여름, 금강이 범람해 마을 곳곳이 침수되고 다리도 떠내려갔습니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이 마을 입구에는 최근 대피안내도가 세워졌고, 내년에는 제방도 높일 계획입니다. 당시 피해 상황이 재해지도에 기록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충남 도내 곳곳의 침수 예상지역과 대피소 등을 기록한 재해지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에 공개됐습니다. <인터뷰> 신관수(충남도청 치수방재과) : "사전에 충분한 대응과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금번에 재해지도를 작성, 공개하게 됐습니다." 수도 서울은 상황이 다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지대가 현저히 낮은 강남 한복판, 이곳 일대는 서울시가 지정한 재해위험지구 두 군데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정 내용은 상습침수 3급, 4~5년 만에 한번 꼴로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는 집값 하락 등 주민 민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아예 재해지도를 만들지 않은 겁니다. <녹취> 서울시 하천관리과 : "주민들 재산권 등 여러 가지가 얽혀있어서 서울시에서 공식적으로 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재해지도를 만든 지자체는 충청남도 한 곳뿐이고, 다른 시도는 제작을 시작하는 수준입니다. <인터뷰> 정주철(박사/환경정책평가연구원) :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을 파악하고, 그러한 지역에 대한 개발을 억제하고 관리하는데 재해지도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로 갈수록 심해지는 기상재해에 체계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선 재해지도 작성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