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는 제삿상 술?

입력 2010.02.12 (22: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KBS는 설을 맞아, 우리 전통주의 가능성을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그 첫순서로 명절 때만 반짝 인기에 그치는 전통주의 현실을 김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잘 쪄진 고두밥에 누룩을 골고루 섞어 숙성시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약주를 증류해 소주를 만들고, 배와 생강, 울금 등을 넣어 6개월을 더 숙성시키면 전주의 명주로 손꼽히는 이강주가 완성됩니다.

그러나 이강주의 생산 역사는 생각보다 짧습니다.

<녹취>조정형(70) : "전통식품명인 9호 일정 36년, 또 해방돼서 90년까지 민속주를 못 빚게 했거든요. 50년 동안 끊겼다가 새로 시작한 게 20년 밖에 역사가 없어요."

매출도 10년만에 절반으로 줄어 20억 원이 채 안됩니다.

칠갑산 명물인 구기자와 들국화 등을 넣어 빚는 청양 구기주.

하동 정씨 종부인 임영순 씨가 대를 이어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습니다.

그러나 명절에만 반짝 팔리다보니 직원은 며느리 뿐입니다.

<녹취>임영순(74) : "전통식품명인 11호 쌀 한 말 하면 술 한 말밖에 안 나오는데, 그걸 얼마나 받느냔 말이에요. 그래서 영세할 수밖에 없고 어려울 수 밖에요."

150년 째 이어져 온 제조법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녹취> 최미옥(며느리) : "사람들이 그래요. 대를 이어서 하고 싶냐고. 저는 제 대에서 끝내고 싶거든요. 자식에겐 이런 고생 안 시키고 싶어요."

280여개 전통주 제조업체의 평균 직원수는 3.8명, 영세한 규모에 시설 현대화나 품질 관리 등은 엄두를 못냅니다.

이러다보니 출고가로 8조 원이 넘는 국내 술 시장에서 전통주의 비중은 0.3%에 불과합니다.

이제 막걸리 열풍을 전통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통주는 제삿상 술?
    • 입력 2010-02-12 22:29:58
    뉴스 9
<앵커 멘트> KBS는 설을 맞아, 우리 전통주의 가능성을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그 첫순서로 명절 때만 반짝 인기에 그치는 전통주의 현실을 김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잘 쪄진 고두밥에 누룩을 골고루 섞어 숙성시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약주를 증류해 소주를 만들고, 배와 생강, 울금 등을 넣어 6개월을 더 숙성시키면 전주의 명주로 손꼽히는 이강주가 완성됩니다. 그러나 이강주의 생산 역사는 생각보다 짧습니다. <녹취>조정형(70) : "전통식품명인 9호 일정 36년, 또 해방돼서 90년까지 민속주를 못 빚게 했거든요. 50년 동안 끊겼다가 새로 시작한 게 20년 밖에 역사가 없어요." 매출도 10년만에 절반으로 줄어 20억 원이 채 안됩니다. 칠갑산 명물인 구기자와 들국화 등을 넣어 빚는 청양 구기주. 하동 정씨 종부인 임영순 씨가 대를 이어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습니다. 그러나 명절에만 반짝 팔리다보니 직원은 며느리 뿐입니다. <녹취>임영순(74) : "전통식품명인 11호 쌀 한 말 하면 술 한 말밖에 안 나오는데, 그걸 얼마나 받느냔 말이에요. 그래서 영세할 수밖에 없고 어려울 수 밖에요." 150년 째 이어져 온 제조법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녹취> 최미옥(며느리) : "사람들이 그래요. 대를 이어서 하고 싶냐고. 저는 제 대에서 끝내고 싶거든요. 자식에겐 이런 고생 안 시키고 싶어요." 280여개 전통주 제조업체의 평균 직원수는 3.8명, 영세한 규모에 시설 현대화나 품질 관리 등은 엄두를 못냅니다. 이러다보니 출고가로 8조 원이 넘는 국내 술 시장에서 전통주의 비중은 0.3%에 불과합니다. 이제 막걸리 열풍을 전통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시리즈

전통주 세계로!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