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난 운장, WBC 맡으라고 우승”

입력 2012.11.01 (22:36) 수정 2012.11.0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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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라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 같습니다."



1일 SK 와이번스의 추격을 따돌리고 삼성 라이온즈를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은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점을 영광스럽게 받아들였다.



류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내년 WBC 대표팀을 이끈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방침에 따라 자동으로 국가대표 사령탑에 앉는다.



그는 "나는 명장(名將)이라기 보다는 복장(福將) 또는 운장(運將)"이라면서 자신을 낮추면서도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해 코치들에게 좋지 않은 말도 많이 했다"며 팀을 이끄는 데 고충이 적지 않았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음은 류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을 이룬 소감은.

▲나는 정말 운 좋은 사나이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감독을 맡고 우승을 했는데 올해는 2연패를 생각하지도 못했다. 우승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정말 2연패를 예감하지 못했나.

▲시즌 전 많은 전문가가 작년 전력이 건재한데다 이승엽까지 가세한 우리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나뿐 아니라 코치진, 선수들도 이 점 때문에 시즌 초반 많은 부담을 느낀 것 같다.



--한국시리즈 최대 승부처를 꼽는다면.

▲대구에서 1·2차전을 이기면서 많은 분이 일찍 끝내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인천에서 3·4차전을 패했다.

어제 5차전도 내용상 우리가 진 경기였는데 압박수비로 승리를 일궜다. 5차전이 분수령이었다.



--오늘은 언제 승리를 예감했나.

▲4회 박석민의 2점 홈런이 결정타였다.

박석민이 작전 수행 능력이 좋아 1사 1루에서 그에게 히트 앤드 런 작전을 걸었는데, 안타 대신 홈런이 나왔다.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는데.

▲나는 명장이 아닌 복장, 운장이다.

지난해에는 코치에서 곧바로 감독이 되면서 변화를 주기 싫었다. 코치 때처럼 선수들과 쉽게 소통하는 ’맏형 리더십’으로 우승을 일궜다.

그러나 올해에는 의도적으로 선수들과 거리를 두면서 변화를 모색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지난해처럼 선수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갔다면 도리어 역효과가 났을 것이다.

다만 코치들에게 쓴소리를 많이 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나 그들이 경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코치’라는 주문을 많이 했다.



--WBC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하늘이 내게) 국가대표 감독을 맡기려 한다면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가대표를 이끌라는 뜻에서 우승한 것 같다.



--고마운 선수들을 꼽는다면.

▲주장 진갑용, 야수 고참 이승엽, 투수 선참 정현욱이다.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셋을 불러 함께 밥을 먹으며 부탁했다.

이제는 당신들이 나서서 선수들을 이끌 때라고 주문했고, 이들은 성실하게 후배들을 잘 다독였다.



--우승의 기(氣)를 받았나.

▲내가 받은 것은 아니고 해마다 연말에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하는데 지난해 12월 골프 시합 때 김종훈 코치가 홀인원을 했다.

김 코치를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로부터 기를 받고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었다. 그 덕분인지 우승했다.



--8일부터 아시아시리즈가 열리는데.

▲일단 이틀 쉬고 나흘간 훈련할 것이다.

출전 선수를 결정해야 하는데 정현욱은 자유계약선수(FA)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빠질 것 같다.

안지만도 팔꿈치에 뼛조각을 빼내야 하는데 수술 시기는 두고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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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중일 “난 운장, WBC 맡으라고 우승”
    • 입력 2012-11-01 22:36:02
    • 수정2012-11-01 22:37:23
    연합뉴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라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 같습니다."

1일 SK 와이번스의 추격을 따돌리고 삼성 라이온즈를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은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점을 영광스럽게 받아들였다.

류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내년 WBC 대표팀을 이끈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방침에 따라 자동으로 국가대표 사령탑에 앉는다.

그는 "나는 명장(名將)이라기 보다는 복장(福將) 또는 운장(運將)"이라면서 자신을 낮추면서도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해 코치들에게 좋지 않은 말도 많이 했다"며 팀을 이끄는 데 고충이 적지 않았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음은 류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을 이룬 소감은.
▲나는 정말 운 좋은 사나이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감독을 맡고 우승을 했는데 올해는 2연패를 생각하지도 못했다. 우승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정말 2연패를 예감하지 못했나.
▲시즌 전 많은 전문가가 작년 전력이 건재한데다 이승엽까지 가세한 우리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나뿐 아니라 코치진, 선수들도 이 점 때문에 시즌 초반 많은 부담을 느낀 것 같다.

--한국시리즈 최대 승부처를 꼽는다면.
▲대구에서 1·2차전을 이기면서 많은 분이 일찍 끝내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인천에서 3·4차전을 패했다.
어제 5차전도 내용상 우리가 진 경기였는데 압박수비로 승리를 일궜다. 5차전이 분수령이었다.

--오늘은 언제 승리를 예감했나.
▲4회 박석민의 2점 홈런이 결정타였다.
박석민이 작전 수행 능력이 좋아 1사 1루에서 그에게 히트 앤드 런 작전을 걸었는데, 안타 대신 홈런이 나왔다.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는데.
▲나는 명장이 아닌 복장, 운장이다.
지난해에는 코치에서 곧바로 감독이 되면서 변화를 주기 싫었다. 코치 때처럼 선수들과 쉽게 소통하는 ’맏형 리더십’으로 우승을 일궜다.
그러나 올해에는 의도적으로 선수들과 거리를 두면서 변화를 모색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지난해처럼 선수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갔다면 도리어 역효과가 났을 것이다.
다만 코치들에게 쓴소리를 많이 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나 그들이 경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코치’라는 주문을 많이 했다.

--WBC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하늘이 내게) 국가대표 감독을 맡기려 한다면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가대표를 이끌라는 뜻에서 우승한 것 같다.

--고마운 선수들을 꼽는다면.
▲주장 진갑용, 야수 고참 이승엽, 투수 선참 정현욱이다.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셋을 불러 함께 밥을 먹으며 부탁했다.
이제는 당신들이 나서서 선수들을 이끌 때라고 주문했고, 이들은 성실하게 후배들을 잘 다독였다.

--우승의 기(氣)를 받았나.
▲내가 받은 것은 아니고 해마다 연말에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하는데 지난해 12월 골프 시합 때 김종훈 코치가 홀인원을 했다.
김 코치를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로부터 기를 받고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었다. 그 덕분인지 우승했다.

--8일부터 아시아시리즈가 열리는데.
▲일단 이틀 쉬고 나흘간 훈련할 것이다.
출전 선수를 결정해야 하는데 정현욱은 자유계약선수(FA)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빠질 것 같다.
안지만도 팔꿈치에 뼛조각을 빼내야 하는데 수술 시기는 두고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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