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안현수 금 후폭풍…빙상연맹 홈피 ‘마비’

입력 2014.02.16 (21:11) 수정 2014.02.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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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현수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후폭풍이 거세입니다.

이렇게 잘하는 선수를 왜 국적까지 버리고 러시아로 가게 만들었느냔 비난이 거셉니다.

비난 여론이 집중되고 있는 빙상연맹 홈페이지는 어젯밤부터 마비됐습니다.

먼저, 고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빅토르 안,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의 금메달 소식에 시민들은 축하 못지않게 안타까운 심정을 표합니다.

<인터뷰> 김봉광(경기도 용인시) : "러시아 국기가 아니라 태극기였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실망감은 빙상경기연맹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습니다.

안현수 경기 직후인 밤 10시부터 빙상연맹 홈페이지엔 비난글이 폭주하면서 곧바로 마비됐습니다.

성난 네티즌들이 온종일 몰리면서 지금까지도 접속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대한빙상경기연맹 직원 : "폭주하다보니까 몰려서 서버가 다운된 것 같습니다. 정확한 거 파악해서 복구를 하려고요."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도 빙상계의 문제로 아까운 선수를 잃었다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파벌 아닌 실력으로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김채연(서울시 송파구) : "러시아 팀으로 나가서 아쉽기도 하고 빙상연맹에 대해서 화가 나고 저 같아도 안현수 선수처럼 선택했을 것 같아요."

쇼트트랙 황제의 재기를 마냥 반기지 못하는 시민들...

제2의 안현수를 막기 위해서라도 빙상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러시아는 우리의 빛나는 국가! 러시아는 우리의 사랑하는 나라~"

안현수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애국가가 아니라 러시아 국가였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파벌 싸움이 원인이었습니다.

지난 2006년 인천공항에서 벌어진 볼썽사나운 몸싸움 장면입니다.

안현수 선수의 아버지가 반대 파벌의 코치가 고의로 안현수를 막으라고 지시했다며 거칠게 항의한 겁니다.

이 사건은 쇼트트랙계의 고질적인 파벌, 즉, 당시 안현수가 속한 한국체대파와 비 한국체대파 간의 파벌 싸움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사례입니다.

또,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안현수가 한국체대파가 코치로 있는 여자 대표팀에서, 진선유와 변천사는 비 한국체대파의 남자대표팀에서 훈련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안현수는 이런 마음고생을 겪은 뒤 훈련중에 무릎을 다쳐 4번이나 수술대에 오르고, 그 여파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잇따라 탈락하게 됩니다.

또 소속팀인 성남 시청까지 해체되는 불운이 계속됩니다.

그러나 안현수가 여전히 국제경쟁력을 갖췄음에도 빙상연맹이나 다른 실업팀 모두 그를 외면했습니다.

결국 안현수는 자신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준 러시아로 귀화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파벌 싸움에 뿌리를 둔, 성추행 의혹 코치를 발탁했다는 논란까지 일었습니다.

정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5년 4월 특정 인물이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되자 안현수를 제외한 남자 선수들이 입촌을 거부합니다.

<인터뷰> 당시 입촌 거부 선수 : "어차피 들어가서 운동을 해봤자 특정 선수 희생양 밖에 안됩니다."

선수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둘로 쪼개져야 했습니다.

어느 파벌에서 코치가 나오느냐에 따라 때로는 혜택을 보고 때로는 피해를 당하면서 양쪽 선수들 마음은 황폐화됐습니다.

어른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안현수가 씻기 힘든 상처를 입은 것처럼 이호석과 송석우, 오세종 등 다른 쪽 선수들도 피해자일 뿐입니다.

이후 경기 조작에 대한 수사 등으로 파벌은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소치 올림픽을 한달도 남기지 않고 성추행 의혹 코치 발탁 파문이 터졌습니다.

일부 빙상인들의 기자회견과 맞대응 등 뿌리깊은 파벌의 그림자가 다시 고개를 든 것입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선수들은 훈련에 집중하기 힘들었고 이번 대회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또 선수들만 피해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안현수 선수 : "제가 하지 않는 이상 그런 기사들 안나갔으면 좋겠고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빙상연맹과 체육계의 방관이 계속된다면 제 2의 안현수는 언제든 나올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정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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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6 21:12:41
    • 수정2014-02-17 17: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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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현수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후폭풍이 거세입니다.

이렇게 잘하는 선수를 왜 국적까지 버리고 러시아로 가게 만들었느냔 비난이 거셉니다.

비난 여론이 집중되고 있는 빙상연맹 홈페이지는 어젯밤부터 마비됐습니다.

먼저, 고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빅토르 안,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의 금메달 소식에 시민들은 축하 못지않게 안타까운 심정을 표합니다.

<인터뷰> 김봉광(경기도 용인시) : "러시아 국기가 아니라 태극기였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실망감은 빙상경기연맹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습니다.

안현수 경기 직후인 밤 10시부터 빙상연맹 홈페이지엔 비난글이 폭주하면서 곧바로 마비됐습니다.

성난 네티즌들이 온종일 몰리면서 지금까지도 접속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대한빙상경기연맹 직원 : "폭주하다보니까 몰려서 서버가 다운된 것 같습니다. 정확한 거 파악해서 복구를 하려고요."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도 빙상계의 문제로 아까운 선수를 잃었다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파벌 아닌 실력으로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김채연(서울시 송파구) : "러시아 팀으로 나가서 아쉽기도 하고 빙상연맹에 대해서 화가 나고 저 같아도 안현수 선수처럼 선택했을 것 같아요."

쇼트트랙 황제의 재기를 마냥 반기지 못하는 시민들...

제2의 안현수를 막기 위해서라도 빙상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러시아는 우리의 빛나는 국가! 러시아는 우리의 사랑하는 나라~"

안현수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애국가가 아니라 러시아 국가였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파벌 싸움이 원인이었습니다.

지난 2006년 인천공항에서 벌어진 볼썽사나운 몸싸움 장면입니다.

안현수 선수의 아버지가 반대 파벌의 코치가 고의로 안현수를 막으라고 지시했다며 거칠게 항의한 겁니다.

이 사건은 쇼트트랙계의 고질적인 파벌, 즉, 당시 안현수가 속한 한국체대파와 비 한국체대파 간의 파벌 싸움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사례입니다.

또,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안현수가 한국체대파가 코치로 있는 여자 대표팀에서, 진선유와 변천사는 비 한국체대파의 남자대표팀에서 훈련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안현수는 이런 마음고생을 겪은 뒤 훈련중에 무릎을 다쳐 4번이나 수술대에 오르고, 그 여파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잇따라 탈락하게 됩니다.

또 소속팀인 성남 시청까지 해체되는 불운이 계속됩니다.

그러나 안현수가 여전히 국제경쟁력을 갖췄음에도 빙상연맹이나 다른 실업팀 모두 그를 외면했습니다.

결국 안현수는 자신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준 러시아로 귀화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파벌 싸움에 뿌리를 둔, 성추행 의혹 코치를 발탁했다는 논란까지 일었습니다.

정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5년 4월 특정 인물이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되자 안현수를 제외한 남자 선수들이 입촌을 거부합니다.

<인터뷰> 당시 입촌 거부 선수 : "어차피 들어가서 운동을 해봤자 특정 선수 희생양 밖에 안됩니다."

선수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둘로 쪼개져야 했습니다.

어느 파벌에서 코치가 나오느냐에 따라 때로는 혜택을 보고 때로는 피해를 당하면서 양쪽 선수들 마음은 황폐화됐습니다.

어른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안현수가 씻기 힘든 상처를 입은 것처럼 이호석과 송석우, 오세종 등 다른 쪽 선수들도 피해자일 뿐입니다.

이후 경기 조작에 대한 수사 등으로 파벌은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소치 올림픽을 한달도 남기지 않고 성추행 의혹 코치 발탁 파문이 터졌습니다.

일부 빙상인들의 기자회견과 맞대응 등 뿌리깊은 파벌의 그림자가 다시 고개를 든 것입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선수들은 훈련에 집중하기 힘들었고 이번 대회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또 선수들만 피해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안현수 선수 : "제가 하지 않는 이상 그런 기사들 안나갔으면 좋겠고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빙상연맹과 체육계의 방관이 계속된다면 제 2의 안현수는 언제든 나올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정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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