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경찰은 절대 안 잡을 것 같다”…그 놈 목소리

입력 2016.02.22 (09:01) 수정 2016.02.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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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한 범인, 속출하는 피해!

대담한 범인입니다. 저 같으면 좀 숨겠습니다. 뉴스에 목소리와 수법이 다 나왔습니다. 게다가 공범이 잡혔습니다. 뉴스에는 그 공범이 현장에서 검거되는 모습까지 다 나왔습니다. 모를 리가 없습니다. 아마 공범이 잡히고 도망도 쳤을 겁니다. 물건 받아온다고 자신의 전화기를 가지고 잠깐 나간 친구가 경찰에 잡혀서 영영 돌아오지 않으니깐요. 위축이 될 만도 합니다.

‘입금 문자 사기’ 공범 검거 장면(지난해 11월)‘입금 문자 사기’ 공범 검거 장면(지난해 11월)


그런데 이 분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11월에 공범이 잡혔는데 당장 12월부터 다시 '작업'에 들어갑니다. 1월에도 '작업'합니다. 인천에서 두 건, 안산에서 한 건이 확인됐습니다. 확인됐단 건 경찰에 신고를 했단 거죠. 하지만 신고 안 한 사람이 훨씬 많을 걸로 추정됩니다. 참 대담한 범인... 반면 피해자는 밤잠을 못 잡니다.


■ "거의 1주일을 잠을 못 잤어요."

"자다가 미친 사람처럼 일어나요. 서랍 같은 걸 뒤져봐요. 마음이 달래 지지가 않았어요." 순금 20돈짜리 금팔찌를 도둑맞은 김00 씨는 그렇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아이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려니 돈이 필요했습니다. 거의 1주일을 잠을 못 잤습니다. 지켜보던 누나가 잊으라고 하더군요. 액땜한 셈 치라고요. 그래서 살려고, 다 지웠습니다. 전화번호도 지우고 문자도 지웠습니다. 기억도 지우고 싶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2월 금팔찌를 팔기로 했습니다. 순금 20돈, 당시 가치로 300만 원 정도. 등록금을 내려니 현금이 필요했습니다. 금방에선 너무 헐값이었습니다. 인터넷 직거래를 마음먹었습니다. 15만 원 정도는 더 받을 것 같았습니다.

글을 올렸더니 바로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습니다. 자신을 '목동 000의류매장 운영자'로 소개했습니다. '깔끔한 거래를 희망한다'며 '거래하는 퀵서비스 기사에게 건네면 인터넷 뱅킹으로 입금하겠다'고 했습니다.

12월 25일, 가산디지털단지 지하철역에서 만난 오토바이 퀵 기사에게 금팔찌를 건네자 신한은행에서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3,100,000원 입금. 입금자 ***" 은행 거래를 할 때면 늘 보던 그 문자였습니다.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물건만 받아간 뒤 범인은 연락을 끊었습니다. 사기였습니다. KBS가 지난해 3월부터 보도해온 바로 그 사기 사건입니다.

[연관 기사]

☞ 감쪽같은 가짜 ‘입금 문자’…믿었다간 큰 낭패
☞ [단독] ‘가짜 입금 사기’…피해자가 8개월 추적해 잡았다


■ "그 목소리다. 뉴스 나왔던 그 범인 바로 그 목소리"

사기란 걸 알았을 땐 이미 늦고 맙니다. 범인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은 어디 하소연하기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바보도 아니고' 어이없는 사기를 당한 게 너무 창피합니다. 그래서 '잊어버리자' 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사기 당한 금목걸이사기 당한 금목걸이


또 다른 피해자 정00 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 전까지는 김 씨도 그랬습니다. 정 씨는 30돈, 535만 원짜리 금목걸이를 사기당했습니다. 똑같은 수법. 하지만 정 씨에겐 거래를 약속하며 오간 문자, 통화 전화번호, 통화녹음 내역까지 있었습니다. 또 퀵서비스 기사의 차량과 영상이 담긴 CCTV도 있었습니다.



"퀵서비스 기사에게 물건을 건넸는데 입금이 안 되더라구요. 전화했더니 받았어요. 횡설수설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해요. 그래서 만나러 가겠다고 했죠. 그러면서 그때 통화를 녹음했습니다."



정씨가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저에게 연락해왔습니다. 목소리 파일을 들어봤습니다. 똑같은 목소립니다. 제가 지난해 보도한 목소리, 바로 그 목소리였습니다. 같은 피해자가 한 명 더 있다고 했습니다. 김 씨였습니다. 그 역시 자신과 통화한 목소리가 바로 이 목소리라고 말했습니다.

"똑같은 목소리예요. 뉴스에서 들은 목소리, 목소리도 똑같고 방식도 똑같아요."

위 목소리와 지난해 11월 방송에 나온 목소리를 비교해보실까요?



■ 안 잡는 경찰, 분통 터트리는 피해자

지난해 11월 범인 잡은 경찰도 알고 있었습니다. 공범이 있단 걸요. 잡은 범인 목소리와 통화 녹음 파일 속 목소리가 달랐거든요. 그런데 경찰이 한 일은 고작 그 통화녹음 파일들이 동일 인물인지 목소리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탁한 것, 그게 다였습니다.



범인이 쓴 전화번호들, 물론 선불폰이거나 대포폰일 겁니다. 하지만 조회해 보면, 영장 받아서 수색해 보면 뭔가 단서가 있을 겁니다. 게다가 범인이 1월에 사용한 번호 가운데 몇몇은 11월 범행에도 사용했던 번호였습니다. 그간의 사용 내역, 위치 등을 추적해 보면 틀림없이 단서가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새로 확보한 CCTV 속 승합차, 그것도 조회하고 사람 만나 보면 단서가 있을 텐데 경찰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 범인은 대담하게도 잡힌 공범의 구명을 위해 합의를 시도하고 다닙니다. 형량을 조금이나마 낮춰보겠단 거죠. 하지만 경찰은 그런 사실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살인이나 강도와 같은 흉악범죄는 아니지만, 이 사건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확인된 피해만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동일범에 의한 피해만 말이죠. 이제 작은 사건이라고만 보기는 힘듭니다. 감히, 경찰이 '안 잡고 있다'고 표현하려 합니다. 경찰은 '물건을 받아갔을 뿐 사용한 계좌가 없기에 추적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개별 사건으로 보면 그럴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계속된 연쇄 사기사건의 흐름을 선으로 이으면 범인을 잡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드러난 사건만 7건입니다. 수면 아래에는 훨씬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잡으려는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범인입니다.

■ "취미 삼아, 틈틈이, 끝까지 잡아보렵니다"

제 앞선 기사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 기사는 '네티즌 수사대의 현행범 검거기'를 방송용으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피해자와 협력자가 인터넷을 통해 대화하고 회의하고 만나면서 만들어 낸 데이터가 없었다면 방송은 힘들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 '수사대'의 '반장' 역할을 한 분은 장진순 씨입니다.

[연관기사] ☞ [취재후] 네티즌 수사대의 ‘진짜’ 현행범 검거記

"끝까지 잡아볼 거예요. 취미 삼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해보죠. 뭐." 장진순 씨는 또 나서보겠다고 말합니다. "경찰은 절대 안 잡을 거 같다"고 말합니다. 범인 잡아달라고 얼마나 경찰을 귀찮게 했던지, 사건 담당 경찰서에선 '진상' 민원인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 씨를 만나본 결과 장 씨는 절대 '진상'이 아닙니다. 선량하고 의협심 넘치는 시민일 뿐이지요. 장 씨는 범인의 활동반경과 피해 지역, 퀵서비스 기사의 주 활동범위를 바탕으로 범인의 근거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추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장 씨의 수사는 현재진행형인 거지요.

자,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과연, 범인을 잡는 건 경찰일까요, 아니면 장 씨일까요.

[연관기사] ☞ 경찰은 안잡고 시민은 속는 ‘그놈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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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경찰은 절대 안 잡을 것 같다”…그 놈 목소리
    • 입력 2016-02-22 09:01:24
    • 수정2016-02-22 10:02:15
    취재후·사건후
■ 대담한 범인, 속출하는 피해!

대담한 범인입니다. 저 같으면 좀 숨겠습니다. 뉴스에 목소리와 수법이 다 나왔습니다. 게다가 공범이 잡혔습니다. 뉴스에는 그 공범이 현장에서 검거되는 모습까지 다 나왔습니다. 모를 리가 없습니다. 아마 공범이 잡히고 도망도 쳤을 겁니다. 물건 받아온다고 자신의 전화기를 가지고 잠깐 나간 친구가 경찰에 잡혀서 영영 돌아오지 않으니깐요. 위축이 될 만도 합니다.

‘입금 문자 사기’ 공범 검거 장면(지난해 11월)

그런데 이 분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11월에 공범이 잡혔는데 당장 12월부터 다시 '작업'에 들어갑니다. 1월에도 '작업'합니다. 인천에서 두 건, 안산에서 한 건이 확인됐습니다. 확인됐단 건 경찰에 신고를 했단 거죠. 하지만 신고 안 한 사람이 훨씬 많을 걸로 추정됩니다. 참 대담한 범인... 반면 피해자는 밤잠을 못 잡니다.


■ "거의 1주일을 잠을 못 잤어요."

"자다가 미친 사람처럼 일어나요. 서랍 같은 걸 뒤져봐요. 마음이 달래 지지가 않았어요." 순금 20돈짜리 금팔찌를 도둑맞은 김00 씨는 그렇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아이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려니 돈이 필요했습니다. 거의 1주일을 잠을 못 잤습니다. 지켜보던 누나가 잊으라고 하더군요. 액땜한 셈 치라고요. 그래서 살려고, 다 지웠습니다. 전화번호도 지우고 문자도 지웠습니다. 기억도 지우고 싶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2월 금팔찌를 팔기로 했습니다. 순금 20돈, 당시 가치로 300만 원 정도. 등록금을 내려니 현금이 필요했습니다. 금방에선 너무 헐값이었습니다. 인터넷 직거래를 마음먹었습니다. 15만 원 정도는 더 받을 것 같았습니다.

글을 올렸더니 바로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습니다. 자신을 '목동 000의류매장 운영자'로 소개했습니다. '깔끔한 거래를 희망한다'며 '거래하는 퀵서비스 기사에게 건네면 인터넷 뱅킹으로 입금하겠다'고 했습니다.

12월 25일, 가산디지털단지 지하철역에서 만난 오토바이 퀵 기사에게 금팔찌를 건네자 신한은행에서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3,100,000원 입금. 입금자 ***" 은행 거래를 할 때면 늘 보던 그 문자였습니다.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물건만 받아간 뒤 범인은 연락을 끊었습니다. 사기였습니다. KBS가 지난해 3월부터 보도해온 바로 그 사기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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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목소리다. 뉴스 나왔던 그 범인 바로 그 목소리"

사기란 걸 알았을 땐 이미 늦고 맙니다. 범인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은 어디 하소연하기도 어렵다고 말합니다. '바보도 아니고' 어이없는 사기를 당한 게 너무 창피합니다. 그래서 '잊어버리자' 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사기 당한 금목걸이

또 다른 피해자 정00 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 전까지는 김 씨도 그랬습니다. 정 씨는 30돈, 535만 원짜리 금목걸이를 사기당했습니다. 똑같은 수법. 하지만 정 씨에겐 거래를 약속하며 오간 문자, 통화 전화번호, 통화녹음 내역까지 있었습니다. 또 퀵서비스 기사의 차량과 영상이 담긴 CCTV도 있었습니다.



"퀵서비스 기사에게 물건을 건넸는데 입금이 안 되더라구요. 전화했더니 받았어요. 횡설수설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해요. 그래서 만나러 가겠다고 했죠. 그러면서 그때 통화를 녹음했습니다."



정씨가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저에게 연락해왔습니다. 목소리 파일을 들어봤습니다. 똑같은 목소립니다. 제가 지난해 보도한 목소리, 바로 그 목소리였습니다. 같은 피해자가 한 명 더 있다고 했습니다. 김 씨였습니다. 그 역시 자신과 통화한 목소리가 바로 이 목소리라고 말했습니다.

"똑같은 목소리예요. 뉴스에서 들은 목소리, 목소리도 똑같고 방식도 똑같아요."

위 목소리와 지난해 11월 방송에 나온 목소리를 비교해보실까요?



■ 안 잡는 경찰, 분통 터트리는 피해자

지난해 11월 범인 잡은 경찰도 알고 있었습니다. 공범이 있단 걸요. 잡은 범인 목소리와 통화 녹음 파일 속 목소리가 달랐거든요. 그런데 경찰이 한 일은 고작 그 통화녹음 파일들이 동일 인물인지 목소리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탁한 것, 그게 다였습니다.



범인이 쓴 전화번호들, 물론 선불폰이거나 대포폰일 겁니다. 하지만 조회해 보면, 영장 받아서 수색해 보면 뭔가 단서가 있을 겁니다. 게다가 범인이 1월에 사용한 번호 가운데 몇몇은 11월 범행에도 사용했던 번호였습니다. 그간의 사용 내역, 위치 등을 추적해 보면 틀림없이 단서가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새로 확보한 CCTV 속 승합차, 그것도 조회하고 사람 만나 보면 단서가 있을 텐데 경찰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 범인은 대담하게도 잡힌 공범의 구명을 위해 합의를 시도하고 다닙니다. 형량을 조금이나마 낮춰보겠단 거죠. 하지만 경찰은 그런 사실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살인이나 강도와 같은 흉악범죄는 아니지만, 이 사건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확인된 피해만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동일범에 의한 피해만 말이죠. 이제 작은 사건이라고만 보기는 힘듭니다. 감히, 경찰이 '안 잡고 있다'고 표현하려 합니다. 경찰은 '물건을 받아갔을 뿐 사용한 계좌가 없기에 추적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개별 사건으로 보면 그럴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계속된 연쇄 사기사건의 흐름을 선으로 이으면 범인을 잡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드러난 사건만 7건입니다. 수면 아래에는 훨씬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잡으려는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범인입니다.

■ "취미 삼아, 틈틈이, 끝까지 잡아보렵니다"

제 앞선 기사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 기사는 '네티즌 수사대의 현행범 검거기'를 방송용으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피해자와 협력자가 인터넷을 통해 대화하고 회의하고 만나면서 만들어 낸 데이터가 없었다면 방송은 힘들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 '수사대'의 '반장' 역할을 한 분은 장진순 씨입니다.

[연관기사] ☞ [취재후] 네티즌 수사대의 ‘진짜’ 현행범 검거記

"끝까지 잡아볼 거예요. 취미 삼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해보죠. 뭐." 장진순 씨는 또 나서보겠다고 말합니다. "경찰은 절대 안 잡을 거 같다"고 말합니다. 범인 잡아달라고 얼마나 경찰을 귀찮게 했던지, 사건 담당 경찰서에선 '진상' 민원인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 씨를 만나본 결과 장 씨는 절대 '진상'이 아닙니다. 선량하고 의협심 넘치는 시민일 뿐이지요. 장 씨는 범인의 활동반경과 피해 지역, 퀵서비스 기사의 주 활동범위를 바탕으로 범인의 근거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추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장 씨의 수사는 현재진행형인 거지요.

자,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과연, 범인을 잡는 건 경찰일까요, 아니면 장 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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