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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00여 일 앞두고 탄핵당한 브라질 대통령
입력 2016.04.18 (22:04) 수정 2016.04.18 (22:07) 취재K
마침내 브라질의 첫 여성대통령이 하원에서 탄핵을 당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이다.

"찬성 367, 반대 137, 기권 7, 총 511"

대통령 탄핵을 알리는 투표결과가 브라질 의회의 전광판에 새겨졌다.

브라질 하원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킨 근거는 재정회계법 위반 혐의다.

탄핵안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가져다 써서 연방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01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기 행정부의 경제성적표를 좋게 보이도록 이 같은 편법을 썼고, 그 결과 재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는 발표가 나오는 순간 브라질 전역에선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탄핵안이 통과된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 앞 거리는 두 패로 갈라져 있었다. 한쪽에선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 못지 않은 박수와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다른 한쪽에서 탄식과 울부짖음이 메아리쳤다.





브라질 현대사에서 국가와 국민이 이렇게 극과 극으로 갈라진 적이 없을 정도다. 한때 국민의 절대다수가 선출한 대통령을 이제는 심판대에 세우는 일로 국민이 반으로 갈렸다.

한쪽은 불법을 저질렀으니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잘못한 일에 대한 명백한 증거도 없으면서 억지로 나가라는 것은 쿠데타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의회에서 표 대결로 이뤄지는 법이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정당들끼리 연합해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몰아세우는 그들도 사실은 탈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임에도 그렇다.

의원 모두가 탄핵의견을 공개발표... TV는 생중계

17일(현지시간) 일요일 밤, 브라질에선 역사상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탄핵하는 결의안에 대해 5백여 명에 달하는 하원 의원들이 차례로 공개석상에서 의견을 밝히고 투표를 했다. 마치 인민재판을 벌이듯이….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의사당에서는 고함과 야유, 환호성이 그치지 않았다. 한때 탄핵에 반대하는 여당의원들과 찬성하는 야당의원들이 하원의장의 단상에 올라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고스란히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하원의원 한 명, 한 명이 의견을 발표할 때마다 찬반으로 갈린 국민들은 환호와 탄식을 번갈아 되풀이했다.

남은 건 상원의 표결...탄핵 정당성 놓고는 논란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이제 상원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원의 탄핵 심판을 거쳐 전체회의에서 81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가결된다.

현재 상원에서는 전체 81명 의원 가운데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이 상하원에서 모두 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며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2018년 12월 31일까지 남은 임기를 채운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을 놓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브라질 의회는 상·하원 전체의원 594명 가운데 약 60%가 부패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부패 천국 브라질에서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놀리는 꼴'인 셈이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권좌에 오르는 민주운동당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도 국영 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테메르 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비리에 관여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역시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 시 대통령 승계 2순위는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호세프의 오랜 정적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이지만, 그 역시 자금 세탁 혐의와 함께 페트로브라스 부패 사건과 관련해 500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리우올림픽 개막을 불과 110일 앞두고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브라질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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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100여 일 앞두고 탄핵당한 브라질 대통령
    • 입력 2016-04-18 22:04:28
    • 수정2016-04-18 22:07:18
    취재K
마침내 브라질의 첫 여성대통령이 하원에서 탄핵을 당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이다.

"찬성 367, 반대 137, 기권 7, 총 511"

대통령 탄핵을 알리는 투표결과가 브라질 의회의 전광판에 새겨졌다.

브라질 하원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킨 근거는 재정회계법 위반 혐의다.

탄핵안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가져다 써서 연방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01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기 행정부의 경제성적표를 좋게 보이도록 이 같은 편법을 썼고, 그 결과 재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는 발표가 나오는 순간 브라질 전역에선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탄핵안이 통과된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 앞 거리는 두 패로 갈라져 있었다. 한쪽에선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 못지 않은 박수와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다른 한쪽에서 탄식과 울부짖음이 메아리쳤다.





브라질 현대사에서 국가와 국민이 이렇게 극과 극으로 갈라진 적이 없을 정도다. 한때 국민의 절대다수가 선출한 대통령을 이제는 심판대에 세우는 일로 국민이 반으로 갈렸다.

한쪽은 불법을 저질렀으니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잘못한 일에 대한 명백한 증거도 없으면서 억지로 나가라는 것은 쿠데타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의회에서 표 대결로 이뤄지는 법이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정당들끼리 연합해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몰아세우는 그들도 사실은 탈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임에도 그렇다.

의원 모두가 탄핵의견을 공개발표... TV는 생중계

17일(현지시간) 일요일 밤, 브라질에선 역사상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탄핵하는 결의안에 대해 5백여 명에 달하는 하원 의원들이 차례로 공개석상에서 의견을 밝히고 투표를 했다. 마치 인민재판을 벌이듯이….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의사당에서는 고함과 야유, 환호성이 그치지 않았다. 한때 탄핵에 반대하는 여당의원들과 찬성하는 야당의원들이 하원의장의 단상에 올라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고스란히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하원의원 한 명, 한 명이 의견을 발표할 때마다 찬반으로 갈린 국민들은 환호와 탄식을 번갈아 되풀이했다.

남은 건 상원의 표결...탄핵 정당성 놓고는 논란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이제 상원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원의 탄핵 심판을 거쳐 전체회의에서 81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가결된다.

현재 상원에서는 전체 81명 의원 가운데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이 상하원에서 모두 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며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2018년 12월 31일까지 남은 임기를 채운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을 놓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브라질 의회는 상·하원 전체의원 594명 가운데 약 60%가 부패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부패 천국 브라질에서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놀리는 꼴'인 셈이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권좌에 오르는 민주운동당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도 국영 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테메르 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비리에 관여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역시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 시 대통령 승계 2순위는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호세프의 오랜 정적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이지만, 그 역시 자금 세탁 혐의와 함께 페트로브라스 부패 사건과 관련해 500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리우올림픽 개막을 불과 110일 앞두고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브라질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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