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④ “미혼모도 존중해주세요”
입력 2018.04.20 (20:35) 수정 2018.04.20 (21:52) 취재K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④ “미혼모도 존중해주세요”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④ “미혼모도 존중해주세요”

미혼모는 숨어있는 존재였다. 그들은 차별에 항의하는 큰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고 우리를 봐달라며 손을 흔들지도 않았다. 그저 내 아이가 무사히 자라기를 바라며 숨죽여 살아왔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 사회는 쉬쉬하며 셀 수도 없는 아이가 불법 낙태로 사라지는 걸 알면서도, 수많은 아이가 입양되는 현실을 알면서도 미혼모에게 무관심할 수 있었다. 시민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어느 바람이 많이 부는 토요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혼모들이 직접 천막과 게시판을 세웠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하나 둘 의견을 남기고 돌아서며 KBS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연관 기사]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① “나는 엄마입니다”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② 입양 권유만…“자립 방해”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③ 결혼해야 ‘엄마’인가요?


"미혼모하면 뭔가 실수한 듯한 느낌이 강해요. 아직까지는."

"사회에서도 많이 배려하고 정부에서도 배려를 해줘야지 달라질 것 같아요."

"평소에 관심이 있던 게 아니라서 그냥 얘기 들어도 지나갔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보도들이 (미혼모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숨겨진 미혼모...여전한 편견

미혼부모 통계는 2016년 처음 공식적으로 나왔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미혼모가 2만4000명, 미혼부가 1만1000명으로 집계된 것이다. 서류상으로 확인되지 않은 미혼부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 수가 겨우 2년 전에야 국가 공식 통계에 처음 잡힐 만큼 미혼모는 그동안 사회 그 어떤 집단보다 관심 밖에 있었다.

취재진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조사에 나섰다. 취재 과정 중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아 헤맸지만 그동안 이같은 조사도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다.

성 의식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살펴보자.

미혼 남성이 결혼 전에 성 관계를 해도 괜찮다는 항목에 '그렇다'는 50.5%, 미혼 여성이 결혼 전에 성 관계를 해도 괜찮다는 항목에 '그렇다'는 45.5%다.

미혼 여성이 임신을 해도 상대방과 결혼을 하면 괜찮다는 58.1%로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미혼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임신 및 출산을 해도 괜찮다는 항목에 가서는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22.6%로 줄었다.

20대 이상의 성인 미혼 여성과 19세 미만의 미성년자 미혼 여성이 혼전 성 관계로 출산을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20대 이상 성인 미혼 여성을 가정했을 때는 여성 쪽이 키워야 한다가 55.5%, 남성이 키워야 한다는 21.3%, 입양시켜야 한다는 35.7%로 나타났다.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일 경우는 여성이 키워야 한다 43%, 남성이 키운다 21.3%, 입양시켜야 한다 35.7%로 답했다.

미성년자로 가면 입양시키라는 비율이 좀더 높아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를 여성이 키워야 한다는 답이 많다. 실제로 취재 과정 중 왜 미혼부는 다루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힘겹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부들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경우 아이는 엄마가 키우고 있었고 미혼부는 미혼모 보다는 원가족(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이 현실이었다. 미혼모가 미혼부에 비해 더 차별과 비난을 받는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81.7%가 '그렇다'고 동의했다.

우리 사회가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무려 91.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긍정은 겨우 1.8%에 불과했다. 시선이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편견(39.5%), 미혼모를 부정적으로 그리는 언론, 대중문화(30%), 혼전 순결을 강조하는 가치관(16.2%), 미혼모 자신에게 문제나 결함이 있기 때문(13.4%)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나 자신이나 나의 자녀가 미혼모가 된다면 겪을 어려움에 대해서는 37.6%가 양육비 등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다. 뒤이어 나홀로 양육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부담 33.9%, 이웃이나 사회의 따가운 시선, 냉대 19.7%, 우울감, 위축감 등 심리적 문제 5.1% 순이었다.

미혼모의 자립을 돕기 위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냐고 묻자 많은 이들이 미혼모의 취업 및 일자리 지원(29.3%)을 1순위로 꼽았다. 그리고 미혼모 자녀에 대한 보육/교육지원(19.3%), 미혼모 가족의 주거 지원(13.3%), 미혼부의 책임 강화(13.2%), 미혼모 보호시설 확충(11.9%) 등이 뒤를 이었다.

취재진은 설문에서 거리 캠페인 때와는 또다른 우리의 모습을 봤다. 이들이 겪을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을 잘 알고 있고 지원도 필요하다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동시에 아이는 여성이 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미혼모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역시 공고하다는 점이다.

생명은 소중하다. 생명의 소중함에는 경중도 없고 구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생명이 탄생하는 그 순간부터, 그 생명이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가를 따져가며, 어쩌면 우리는 뿌리깊은 차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운받기] KBS 미혼모에 대한 인식조사 설문조사지[PDF]

조사기관: KBS 방송문화연구소
조사기간: 2018.4.12-16(5일간)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조사방법: KBS 국민패널 인터넷 설문조사(IPS)
응답률: 7.27%
오차한계: 95% 신뢰수준에서 ±2.9%p
KBS 홈페이지 설문지 게시

[연속 기획]
[미혼모] ①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미혼모] ② “다른 곳에 알아보세요”…견디기 힘든 무관심
[미혼모] ③ 낳으려 해도 키우려 해도…‘포기’ 유도하는 정부
[미혼모] ④ 외국인이 보는 ‘편견’에 갇힌 한국 미혼모
[미혼모] ⑤ 부정적 시선 여전…“미혼모도 존중해주세요”
  •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④ “미혼모도 존중해주세요”
    • 입력 2018-04-20 20:35:52
    • 수정2018-04-20 21:52:45
    취재K
미혼모는 숨어있는 존재였다. 그들은 차별에 항의하는 큰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고 우리를 봐달라며 손을 흔들지도 않았다. 그저 내 아이가 무사히 자라기를 바라며 숨죽여 살아왔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 사회는 쉬쉬하며 셀 수도 없는 아이가 불법 낙태로 사라지는 걸 알면서도, 수많은 아이가 입양되는 현실을 알면서도 미혼모에게 무관심할 수 있었다. 시민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어느 바람이 많이 부는 토요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혼모들이 직접 천막과 게시판을 세웠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하나 둘 의견을 남기고 돌아서며 KBS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연관 기사]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① “나는 엄마입니다”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② 입양 권유만…“자립 방해”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③ 결혼해야 ‘엄마’인가요?


"미혼모하면 뭔가 실수한 듯한 느낌이 강해요. 아직까지는."

"사회에서도 많이 배려하고 정부에서도 배려를 해줘야지 달라질 것 같아요."

"평소에 관심이 있던 게 아니라서 그냥 얘기 들어도 지나갔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보도들이 (미혼모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숨겨진 미혼모...여전한 편견

미혼부모 통계는 2016년 처음 공식적으로 나왔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미혼모가 2만4000명, 미혼부가 1만1000명으로 집계된 것이다. 서류상으로 확인되지 않은 미혼부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 수가 겨우 2년 전에야 국가 공식 통계에 처음 잡힐 만큼 미혼모는 그동안 사회 그 어떤 집단보다 관심 밖에 있었다.

취재진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조사에 나섰다. 취재 과정 중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아 헤맸지만 그동안 이같은 조사도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다.

성 의식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살펴보자.

미혼 남성이 결혼 전에 성 관계를 해도 괜찮다는 항목에 '그렇다'는 50.5%, 미혼 여성이 결혼 전에 성 관계를 해도 괜찮다는 항목에 '그렇다'는 45.5%다.

미혼 여성이 임신을 해도 상대방과 결혼을 하면 괜찮다는 58.1%로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미혼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임신 및 출산을 해도 괜찮다는 항목에 가서는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22.6%로 줄었다.

20대 이상의 성인 미혼 여성과 19세 미만의 미성년자 미혼 여성이 혼전 성 관계로 출산을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20대 이상 성인 미혼 여성을 가정했을 때는 여성 쪽이 키워야 한다가 55.5%, 남성이 키워야 한다는 21.3%, 입양시켜야 한다는 35.7%로 나타났다.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일 경우는 여성이 키워야 한다 43%, 남성이 키운다 21.3%, 입양시켜야 한다 35.7%로 답했다.

미성년자로 가면 입양시키라는 비율이 좀더 높아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를 여성이 키워야 한다는 답이 많다. 실제로 취재 과정 중 왜 미혼부는 다루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힘겹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부들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경우 아이는 엄마가 키우고 있었고 미혼부는 미혼모 보다는 원가족(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이 현실이었다. 미혼모가 미혼부에 비해 더 차별과 비난을 받는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81.7%가 '그렇다'고 동의했다.

우리 사회가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무려 91.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긍정은 겨우 1.8%에 불과했다. 시선이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편견(39.5%), 미혼모를 부정적으로 그리는 언론, 대중문화(30%), 혼전 순결을 강조하는 가치관(16.2%), 미혼모 자신에게 문제나 결함이 있기 때문(13.4%)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나 자신이나 나의 자녀가 미혼모가 된다면 겪을 어려움에 대해서는 37.6%가 양육비 등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다. 뒤이어 나홀로 양육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부담 33.9%, 이웃이나 사회의 따가운 시선, 냉대 19.7%, 우울감, 위축감 등 심리적 문제 5.1% 순이었다.

미혼모의 자립을 돕기 위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냐고 묻자 많은 이들이 미혼모의 취업 및 일자리 지원(29.3%)을 1순위로 꼽았다. 그리고 미혼모 자녀에 대한 보육/교육지원(19.3%), 미혼모 가족의 주거 지원(13.3%), 미혼부의 책임 강화(13.2%), 미혼모 보호시설 확충(11.9%) 등이 뒤를 이었다.

취재진은 설문에서 거리 캠페인 때와는 또다른 우리의 모습을 봤다. 이들이 겪을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을 잘 알고 있고 지원도 필요하다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동시에 아이는 여성이 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미혼모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역시 공고하다는 점이다.

생명은 소중하다. 생명의 소중함에는 경중도 없고 구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생명이 탄생하는 그 순간부터, 그 생명이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가를 따져가며, 어쩌면 우리는 뿌리깊은 차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운받기] KBS 미혼모에 대한 인식조사 설문조사지[PDF]

조사기관: KBS 방송문화연구소
조사기간: 2018.4.12-16(5일간)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조사방법: KBS 국민패널 인터넷 설문조사(IPS)
응답률: 7.27%
오차한계: 95% 신뢰수준에서 ±2.9%p
KBS 홈페이지 설문지 게시

[연속 기획]
[미혼모] ① 나는 대한민국 미혼모입니다
[미혼모] ② “다른 곳에 알아보세요”…견디기 힘든 무관심
[미혼모] ③ 낳으려 해도 키우려 해도…‘포기’ 유도하는 정부
[미혼모] ④ 외국인이 보는 ‘편견’에 갇힌 한국 미혼모
[미혼모] ⑤ 부정적 시선 여전…“미혼모도 존중해주세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