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방 온 기시다에 확실한 예우…12년 만의 셔틀외교 현장 [타임라인]

입력 2023.05.07 (17:59) 수정 2023.05.0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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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이 끝난 후 악수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이 끝난 후 악수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늘(7일) 방한했습니다.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만을 위해 한국을 찾은 건 12년 만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는 추가 사과 대신 "마음이 아프다"는 개인 의견을 밝혔고,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에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셔틀외교' 재개 현장을 시간 역순으로 정리했습니다.

한일 정상 부부가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저녁 식사를 함꼐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통령실]한일 정상 부부가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저녁 식사를 함꼐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통령실]
[19:00]만찬은 한남동 관저…빈 살만 이후 두번째

'회담의 연장선'으로 불리는 정상 간 만찬. 한국 측은 외부 식당 대신 한남동 관저로 기시다 총리 내외를 초대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언론에 "구절판, 잡채, 탕평채, 한우 갈비찜, 우족편, 민어전, 한우 불고기, 자연산 대하찜, 메밀냉면 등이 테이블에 놓였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요리에 쓰인 한우는 강원 횡성에서, 민어는 전남 목포, 대하는 충남 태안, 잡채에 들어가는 버섯은 속리산에서, 다른 채소 고명은 제주산을 썼습니다.

3월 도쿄 정상회담 당시엔 부부 동반 만찬 이후 양 정상이 오므라이스집으로 자리를 옮겨 독대했다면, 이번 '2차'엔 양국 참모들이 합류해 교류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한남동 관저에서 식사한 정상급 외빈은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이후 기시다 총리가 두 번째입니다.

회담이 길어지며, 공동기자회견은 예정보다 45분 늦게 시작됐다.회담이 길어지며, 공동기자회견은 예정보다 45분 늦게 시작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공동기자회견 시작 전 일장기에 인사하고 있다.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공동기자회견 시작 전 일장기에 인사하고 있다.
[18:00 공동기자회견] 후쿠시마 현장 시찰 허용…강제동원 사과 대신 "마음 아프다"

102분간 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기자들의 관심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추가 입장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였습니다.

우선 일제 강제동원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추가 사과나 후속 조치를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역사 인식 관련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면서 일본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명시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라는 문구는 이번에도 직접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선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데 대해 가슴이 아픕니다."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하는 말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오신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해, 미래를 위해 한국과 협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이 먼저 (과거사에 대해)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이렇게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주어 감사하다. 한일 미래협력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양국은 또, 한국인 전문가들의 후쿠시마 원전 시찰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라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는 "한국 국내 여러분들의 불안한 심정에 부응하기 위해 현지 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를 제외한 제3국에 현장 확인을 허용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내 부정적 여론이 더 강해질 경우, 한일·한미일 협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같은 판단을 한 거로 보입니다.

'검증'이 아닌 '시찰'이어서, 단순히 현장 방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지난해 2월부터 일본 현지에서 실제 '검증'을 하고 있는 IAEA와 비교하면, 정보 접근 범위 등에서 제한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단순히 현장을 둘러본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물질이나 성분은 함께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 정상은 회견에서 한일, 한미일이 안보·경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회담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새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고, 민주당은 "역사를 망각한 희대의 굴종 외교"라고 반발했습니다.

소인수회담에 이어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소인수회담에 이어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15:50 한일정상회담 시작] 尹 "관계 개선 뚜렷"…기시다 "셔틀외교 복원, 기쁘다"

지난 3월 도쿄 회담 이후 53일 만에 서울에서 다시 마주앉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우선 양측 모두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의지를 이전보다 더 뚜렷하게 드러냈습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은 소수 참모만 배석하는 소인수회담이 끝난 후, 확대회담을 시작하기 전 언론에 공개한 발언에서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지 두 달도 안된 사이에 한일관계도 본격적인 개선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사에 대해서는 "(지난달) 미국 방문 시 하버드대에서 언급했다"면서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발언에 나선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을 봄을 맞이한 도쿄에서 만나고, 신록이 푸르른 서울에서 만나 '셔틀외교'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정상회담 이후 "2개월이 조금 안 됐지만 이미 다양한 대화가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확대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진전과 관련해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른바 '성의 있는 호응' 등 별도의 과거사 관련 언급은 모두발언에선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발언 첫머리에 지난 5일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강진에 대해 애도를 표했고, 기시다 총리는 이에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은 오후 3시 50분경 양측 외교장관과 국가안보실장만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으로 시작됐습니다. 예정보다 10분 가량 길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공식 환영식 이후 박진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기시다 총리가 공식 환영식 이후 박진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15:35 공식 환영행사] 서로 격 높여 예우한 한일 정상

앞서 한일 정상 내외는 오늘 오후 3시 3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우했습니다.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양국 국가 연주를 듣고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외국 정상을 맞이하는 행사에서는 상대국 국가를 먼저 연주한다는 군 예식령(대통령령)에 따라, 먼저 상대국인 일본의 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된 후, 애국가가 장내에 울려퍼졌습니다.

이후 양 정상은 레드카펫을 따라 걸으며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김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는 양 정상과 거리를 두고 뒤따랐으며, 의장대 사열에는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박진 외교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윤덕민 주일대사,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등 한국 정부 인사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습니다.

대통령실 청사에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나란히 게양됐습니다.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한일 정상 내외 부부. 왼쪽부터 기시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유코 여사, 김건희 여사.공식환영식에 참석한 한일 정상 내외 부부. 왼쪽부터 기시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유코 여사, 김건희 여사.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은 '실무 방문' 형식이지만, 한국은 환영식 규모나 내용 면에서 사실상 국빈급으로 예우했습니다.

앞서 올해 3월 윤 대통령이 실무 방문 형식으로 방일했을 당시 일본 정부도 총리 관저에서 의장대 사열을 제공하는 등, 관례보다 격식을 높여 환대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 방한 하루 전 청사 현관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했습니다.


[12:00 기시다 총리 서울 도착] 부부 동반 방한…12년 만의 현충원 참배

기시다 총리를 태운 일본 정부 전용기는 오늘 낮 12시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 등의 환영을 받은 기시다 총리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습니다. 일본 현직 총리의 현충원 방문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 이후 12년 만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외가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 일본 현직 총리의 현충원 방문은 12년 만이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외가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 일본 현직 총리의 현충원 방문은 12년 만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현충원 방문에 대해 "한 국가의 정상이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기시다 총리도 한국 역사에서 (현충원에 묻힌) 사람들에 존경을 표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특별한 문구 없이 서명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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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방 온 기시다에 확실한 예우…12년 만의 셔틀외교 현장 [타임라인]
    • 입력 2023-05-07 17:59:46
    • 수정2023-05-07 22: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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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이 끝난 후 악수하고 있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늘(7일) 방한했습니다.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만을 위해 한국을 찾은 건 12년 만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는 추가 사과 대신 "마음이 아프다"는 개인 의견을 밝혔고,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에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셔틀외교' 재개 현장을 시간 역순으로 정리했습니다.

한일 정상 부부가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저녁 식사를 함꼐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통령실] [19:00]만찬은 한남동 관저…빈 살만 이후 두번째

'회담의 연장선'으로 불리는 정상 간 만찬. 한국 측은 외부 식당 대신 한남동 관저로 기시다 총리 내외를 초대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언론에 "구절판, 잡채, 탕평채, 한우 갈비찜, 우족편, 민어전, 한우 불고기, 자연산 대하찜, 메밀냉면 등이 테이블에 놓였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요리에 쓰인 한우는 강원 횡성에서, 민어는 전남 목포, 대하는 충남 태안, 잡채에 들어가는 버섯은 속리산에서, 다른 채소 고명은 제주산을 썼습니다.

3월 도쿄 정상회담 당시엔 부부 동반 만찬 이후 양 정상이 오므라이스집으로 자리를 옮겨 독대했다면, 이번 '2차'엔 양국 참모들이 합류해 교류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한남동 관저에서 식사한 정상급 외빈은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이후 기시다 총리가 두 번째입니다.

회담이 길어지며, 공동기자회견은 예정보다 45분 늦게 시작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공동기자회견 시작 전 일장기에 인사하고 있다. [18:00 공동기자회견] 후쿠시마 현장 시찰 허용…강제동원 사과 대신 "마음 아프다"

102분간 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기자들의 관심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추가 입장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였습니다.

우선 일제 강제동원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추가 사과나 후속 조치를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역사 인식 관련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면서 일본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명시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라는 문구는 이번에도 직접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선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데 대해 가슴이 아픕니다."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하는 말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오신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해, 미래를 위해 한국과 협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이 먼저 (과거사에 대해)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이렇게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주어 감사하다. 한일 미래협력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양국은 또, 한국인 전문가들의 후쿠시마 원전 시찰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라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는 "한국 국내 여러분들의 불안한 심정에 부응하기 위해 현지 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를 제외한 제3국에 현장 확인을 허용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내 부정적 여론이 더 강해질 경우, 한일·한미일 협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같은 판단을 한 거로 보입니다.

'검증'이 아닌 '시찰'이어서, 단순히 현장 방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지난해 2월부터 일본 현지에서 실제 '검증'을 하고 있는 IAEA와 비교하면, 정보 접근 범위 등에서 제한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단순히 현장을 둘러본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물질이나 성분은 함께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 정상은 회견에서 한일, 한미일이 안보·경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회담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새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고, 민주당은 "역사를 망각한 희대의 굴종 외교"라고 반발했습니다.

소인수회담에 이어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15:50 한일정상회담 시작] 尹 "관계 개선 뚜렷"…기시다 "셔틀외교 복원, 기쁘다"

지난 3월 도쿄 회담 이후 53일 만에 서울에서 다시 마주앉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우선 양측 모두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의지를 이전보다 더 뚜렷하게 드러냈습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은 소수 참모만 배석하는 소인수회담이 끝난 후, 확대회담을 시작하기 전 언론에 공개한 발언에서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지 두 달도 안된 사이에 한일관계도 본격적인 개선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사에 대해서는 "(지난달) 미국 방문 시 하버드대에서 언급했다"면서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발언에 나선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을 봄을 맞이한 도쿄에서 만나고, 신록이 푸르른 서울에서 만나 '셔틀외교'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정상회담 이후 "2개월이 조금 안 됐지만 이미 다양한 대화가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확대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진전과 관련해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른바 '성의 있는 호응' 등 별도의 과거사 관련 언급은 모두발언에선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발언 첫머리에 지난 5일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강진에 대해 애도를 표했고, 기시다 총리는 이에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은 오후 3시 50분경 양측 외교장관과 국가안보실장만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으로 시작됐습니다. 예정보다 10분 가량 길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공식 환영식 이후 박진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15:35 공식 환영행사] 서로 격 높여 예우한 한일 정상

앞서 한일 정상 내외는 오늘 오후 3시 3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우했습니다.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양국 국가 연주를 듣고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외국 정상을 맞이하는 행사에서는 상대국 국가를 먼저 연주한다는 군 예식령(대통령령)에 따라, 먼저 상대국인 일본의 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된 후, 애국가가 장내에 울려퍼졌습니다.

이후 양 정상은 레드카펫을 따라 걸으며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김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는 양 정상과 거리를 두고 뒤따랐으며, 의장대 사열에는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박진 외교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윤덕민 주일대사,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등 한국 정부 인사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습니다.

대통령실 청사에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나란히 게양됐습니다.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한일 정상 내외 부부. 왼쪽부터 기시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유코 여사, 김건희 여사.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은 '실무 방문' 형식이지만, 한국은 환영식 규모나 내용 면에서 사실상 국빈급으로 예우했습니다.

앞서 올해 3월 윤 대통령이 실무 방문 형식으로 방일했을 당시 일본 정부도 총리 관저에서 의장대 사열을 제공하는 등, 관례보다 격식을 높여 환대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 방한 하루 전 청사 현관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했습니다.


[12:00 기시다 총리 서울 도착] 부부 동반 방한…12년 만의 현충원 참배

기시다 총리를 태운 일본 정부 전용기는 오늘 낮 12시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 등의 환영을 받은 기시다 총리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습니다. 일본 현직 총리의 현충원 방문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 이후 12년 만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외가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 일본 현직 총리의 현충원 방문은 12년 만이다.일본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현충원 방문에 대해 "한 국가의 정상이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기시다 총리도 한국 역사에서 (현충원에 묻힌) 사람들에 존경을 표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특별한 문구 없이 서명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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