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싸우는가”…‘이스라엘vs하마스’ 단독 인터뷰①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10.25 (07:00) 수정 2023.10.2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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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하마스의 기습적인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이어진 전쟁이 시작된 지 2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예고한 상태고, 인질을 방패 삼은 하마스는 반격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KBS는 지난주 하마스의 고위 관계자와 이스라엘 총리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연속으로 직접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이자 대변인 오사마 함단과는 한국 시간 16일 새벽,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인 피터 러너와는 19일~20일 각각 화상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양측의 장외 공방을 1, 2편으로 나눠 전해드립니다.


■ 하마스의 기습 공격…"여기 팔레스타인이 있다, 언제까지 참겠나"

왜 갑자기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건지, 하마스에 먼저 물어봤습니다. 여러 추측은 나왔지만, 하마스가 명확히 설명한 적은 없는 질문입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 겸 대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말하는 건 이스라엘이 평화로운 국가로서 공격을 받았다는 뜻인데,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점령군(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더 거세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하마스의 행동은 공격이 아니라 점령에 대한 방어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뭐가 일어났는지 보세요. 모두 팔레스타인의 권리에 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국에 독립된 주권 국가를 건설해 해방되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가가 만만치 않죠. 제 가족도 거기서 죽임을 당했으니까요. 하지만 노예로 살 것인지 대가를 치르고 해방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면, 해방을 위해 대가를 치르는 쪽을 선택할 겁니다. 그래서 이번 군사 작전은 팔레스타인 국가로서 국제 사회에 '우리는 점령에 저항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도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우릴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면 우리는 자기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공격 자체가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였다는 겁니다. 그렇게 오래 이스라엘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했다면 '왜 하필, 지금' 공격했냐는 질문에 함단 대변인은 "항상 받는 질문"이라면서 "지난 몇 달간 이스라엘이 성지를 공격하고 우리를 공격해왔다. 감금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더 힘들어져 간다. 우리로서는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16일(한국 시간) KBS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 겸 대변인 (촬영=KBS)지난 16일(한국 시간) KBS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 겸 대변인 (촬영=KBS)

아무리 명분이 있더라도 민간인을 죽이고 인질로 잡아간 게 정당화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희생자 가운데는 이스라엘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있습니다. 함단 대변인은 이스라엘인들을 '팔레스타인 땅의 정착민'이라고 칭하면서, 하마스가 공격한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군사훈련을 받은 군인, 혹은 예비군에 준한다고 정당성을 강변했습니다.

▶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 겸 대변인

"설명이 조금 필요합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정착민은 민간인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정착민은 이스라엘의 예비군입니다. 훈련을 받았고, 매년 군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 시리아인이 소위 '행정감옥'이란 곳으로 잡혀갔어요. 우리는 그 모두를 돌려받기를 원합니다. 이스라엘 군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같은 의지를 갖기를 원합니다."

Q. 인질 중에 이스라엘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미국인이나 태국인도 붙잡혀 갔습니다.

"좋은 질문이네요. 미국인들이 이스라엘군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요? 외국인들이 왜 이스라엘 관리로 근무하죠? 프랑스 사람이 이스라엘 탱크에 앉아서 팔레스타인에 매일 포격을 왜 하는 건가요? 그런 사람들을 외국인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Q. 음악축제장 같은 곳에서 죽거나 끌려간 사람들이 그런 경우라고요?

"아뇨. 축제에 있었던 여러 사람이 하마스 무장세력의 공격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에게 총을 쏘는 과정에서 살해당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중간에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을 향해 총을 쐈고 모두를 쏜거예요. 이스라엘 측이 무장세력과 민간인들을 구별하지 않은 겁니다. 우리는 병사들을 표적 삼았습니다."

우리가 본 영상과도, 납치 피해자 중 민간인, 아이도 포함돼 있다는 이스라엘과 국제사회, 피해자 가족의 호소와도 어긋나는 주장입니다. 함단 대변인은 질문 도중 취재진이 사용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라는 표현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격'이 아닌 '방어적 목적'의 군사 행동이었다는 겁니다.

인질들은 전쟁 포로로서 공평하게 대우받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고문이나 살상은 없었는지 묻자 "대체 왜 고문하거나 죽이겠나?"라고 반문하며 강력히 부정했습니다.

■ 이스라엘의 분노…"테러리스트의 궤변, 우리 방식으로 끝내겠다"

이스라엘 측은 이런 하마스의 입장에 대해 분노 섞인 반응을 내놨습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의 말입니다.

Q.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말살책 때문에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하마스 측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

"테러리스트의 궤변일 뿐입니다. 가자 지구에는 정착촌이 없고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 지구에서 철수했습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주권 국가로서 존재할 권리가 없고 파괴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유대인이 합법적 살해 대상이라고 말하고, 이스라엘과 화해하는 모든 아랍 지도자는 아랍세계와 이슬람에 대한 반역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들은 ISIS와 같은 극단주의 단체이자, 우리 민족의 적이며 중동 평화와 공존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적입니다. 한국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불가능한 얘기겠지만 적이 국경선을 넘어와서 1,400명 가량의 동족을 학살한다면 말입니다. 여러분도 국민을 지키기 위해 강경하게 행동하시겠지요."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권 박탈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강경한 대팔레스타인 정책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크 레게브 고문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책을 쓴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정합니다.

▶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아랍 이웃들과의 평화를 원합니다. 우리는 모로코, 수단, 아랍에미리트와 평화 조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화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이게 아랍-이스라엘 간 분쟁 종식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여겼어요. 하마스는 이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평화는 실존적 위협이니까요. 제 정보원들은 하마스가 지난 7일에 우리를 공격하고 학살한 이유 중 하나가 이스라엘과 사우디 사이의 평화 가능성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레게브 고문은 "이 전쟁은 명확히 하마스의 공격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물리친 뒤에도 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우리가 전쟁을 시작한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격을 받은 이상,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군사 시설을 파괴하고, 가자 지구에 대한 (하마스의) 정치적 통제권을 해체함으로써 보다 온건한 목소리가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K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수석 고문 (촬영=KBS)지난 20일(한국시간) K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수석 고문 (촬영=KBS)

■ 인도적 위기 가자지구…이스라엘 "희생 불가피하지만, 목표는 하마스"

하마스 공격 직후 이스라엘이 즉각적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가자 지구의 피해도 컸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물과 전기, 연료를 끊었습니다. 이스라엘 편을 들고 나선 서방 국가들에서조차 인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한 이스라엘 측 입장을 레게브 고문에게 물었습니다.

▶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

Q.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물과 전기를 끊고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전략에는 효과적이었습니까?

"우리는 무고한 민간인을 목표로 삼는 게 아니고 하마스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민간인에게 전투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벗어나도록 요청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하고 싶습니다. 반면에 하마스는 가자 주민들에게 그 자리에 머물러 미친 대의를 위한 순교자가 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Q. 하지만 대피령이 내려진 남부에도 이스라엘은 공격을 하고 있지 않나요?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우리는 가자 지구 전역의 하마스를 목표물로 공격할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우리는 하마스에 대한 강력한 반격을 위해 국가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가자 민간인들에게 하마스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시골로 이동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불가피하게 일부 희생자가 발생하겠지만, 그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우리 작전의 목표가 아니며 하마스를 공격하는 동안 최대한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하지만 그 반대도 얘기하고 싶습니다. 가자 지구에 민간인이 있다고 해서 하마스가 면책 특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Q. 유엔 등에서는 이스라엘도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옳지 않은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국제법에 따라 공격을 받았다면 자국민을 보호하고 국경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마스가 우리를 공격한 건 분명한 사실이고 우리는 이에 대응해 정당한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공격을 받은 모든 국가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지 않나요? 우리는 국제법의 가장 기본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KBS와 별도 인터뷰를 한 피터 러너 이스라엘군 대변인의 입장은 더 강경했습니다. 러너 대변인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의 통치 기구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가자 주민들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그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구호기구가 하마스가 유엔 기지에 들어와 연료와 의료품을 탈취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마스는 자신들의 능력을 (그런 식으로) 재충전하려고 하고 있는데 우려되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폭발물 제조 등에 사용할 수 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연료 반입 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통해 가자 지구로 구호물자가 들어가는 것까진 동의했지만, 이스라엘 땅으로 구호품이 전달되는 데는 난색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레게브 고문은 "하마스가 200명 넘는 이스라엘 인을 불법 인질로 잡고 있는 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쟁 중엔 정상적 무역이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세한 지상전 계획도 언급했고, 하마스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특파원 리포트] 지상전 맞대응 남았다…‘이스라엘vs하마스’ 단독 인터뷰②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0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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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왜 싸우는가”…‘이스라엘vs하마스’ 단독 인터뷰①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3-10-25 07:00:43
    • 수정2023-10-25 0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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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기습적인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이어진 전쟁이 시작된 지 2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예고한 상태고, 인질을 방패 삼은 하마스는 반격을 다짐하고 있습니다.<br /><br /><strong>KBS는 지난주 하마스의 고위 관계자와 이스라엘 총리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연속으로 직접 입장을 들어봤습니다.</strong> 하마스 고위 관계자이자 대변인 오사마 함단과는 한국 시간 16일 새벽,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인 피터 러너와는 19일~20일 각각 화상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양측의 장외 공방을 1, 2편으로 나눠 전해드립니다.

■ 하마스의 기습 공격…"여기 팔레스타인이 있다, 언제까지 참겠나"

왜 갑자기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건지, 하마스에 먼저 물어봤습니다. 여러 추측은 나왔지만, 하마스가 명확히 설명한 적은 없는 질문입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 겸 대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말하는 건 이스라엘이 평화로운 국가로서 공격을 받았다는 뜻인데,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점령군(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더 거세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하마스의 행동은 공격이 아니라 점령에 대한 방어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뭐가 일어났는지 보세요. 모두 팔레스타인의 권리에 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국에 독립된 주권 국가를 건설해 해방되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가가 만만치 않죠. 제 가족도 거기서 죽임을 당했으니까요. 하지만 노예로 살 것인지 대가를 치르고 해방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면, 해방을 위해 대가를 치르는 쪽을 선택할 겁니다. 그래서 이번 군사 작전은 팔레스타인 국가로서 국제 사회에 '우리는 점령에 저항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도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우릴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면 우리는 자기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공격 자체가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였다는 겁니다. 그렇게 오래 이스라엘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했다면 '왜 하필, 지금' 공격했냐는 질문에 함단 대변인은 "항상 받는 질문"이라면서 "지난 몇 달간 이스라엘이 성지를 공격하고 우리를 공격해왔다. 감금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더 힘들어져 간다. 우리로서는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16일(한국 시간) KBS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 겸 대변인 (촬영=KBS)
아무리 명분이 있더라도 민간인을 죽이고 인질로 잡아간 게 정당화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희생자 가운데는 이스라엘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있습니다. 함단 대변인은 이스라엘인들을 '팔레스타인 땅의 정착민'이라고 칭하면서, 하마스가 공격한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군사훈련을 받은 군인, 혹은 예비군에 준한다고 정당성을 강변했습니다.

▶ 오사마 함단/ 하마스 고위 당국자 겸 대변인

"설명이 조금 필요합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정착민은 민간인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정착민은 이스라엘의 예비군입니다. 훈련을 받았고, 매년 군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 시리아인이 소위 '행정감옥'이란 곳으로 잡혀갔어요. 우리는 그 모두를 돌려받기를 원합니다. 이스라엘 군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같은 의지를 갖기를 원합니다."

Q. 인질 중에 이스라엘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미국인이나 태국인도 붙잡혀 갔습니다.

"좋은 질문이네요. 미국인들이 이스라엘군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요? 외국인들이 왜 이스라엘 관리로 근무하죠? 프랑스 사람이 이스라엘 탱크에 앉아서 팔레스타인에 매일 포격을 왜 하는 건가요? 그런 사람들을 외국인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Q. 음악축제장 같은 곳에서 죽거나 끌려간 사람들이 그런 경우라고요?

"아뇨. 축제에 있었던 여러 사람이 하마스 무장세력의 공격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에게 총을 쏘는 과정에서 살해당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중간에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을 향해 총을 쐈고 모두를 쏜거예요. 이스라엘 측이 무장세력과 민간인들을 구별하지 않은 겁니다. 우리는 병사들을 표적 삼았습니다."

우리가 본 영상과도, 납치 피해자 중 민간인, 아이도 포함돼 있다는 이스라엘과 국제사회, 피해자 가족의 호소와도 어긋나는 주장입니다. 함단 대변인은 질문 도중 취재진이 사용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라는 표현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격'이 아닌 '방어적 목적'의 군사 행동이었다는 겁니다.

인질들은 전쟁 포로로서 공평하게 대우받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고문이나 살상은 없었는지 묻자 "대체 왜 고문하거나 죽이겠나?"라고 반문하며 강력히 부정했습니다.

■ 이스라엘의 분노…"테러리스트의 궤변, 우리 방식으로 끝내겠다"

이스라엘 측은 이런 하마스의 입장에 대해 분노 섞인 반응을 내놨습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의 말입니다.

Q.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말살책 때문에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하마스 측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

"테러리스트의 궤변일 뿐입니다. 가자 지구에는 정착촌이 없고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 지구에서 철수했습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주권 국가로서 존재할 권리가 없고 파괴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유대인이 합법적 살해 대상이라고 말하고, 이스라엘과 화해하는 모든 아랍 지도자는 아랍세계와 이슬람에 대한 반역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들은 ISIS와 같은 극단주의 단체이자, 우리 민족의 적이며 중동 평화와 공존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적입니다. 한국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불가능한 얘기겠지만 적이 국경선을 넘어와서 1,400명 가량의 동족을 학살한다면 말입니다. 여러분도 국민을 지키기 위해 강경하게 행동하시겠지요."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권 박탈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강경한 대팔레스타인 정책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크 레게브 고문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책을 쓴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정합니다.

▶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아랍 이웃들과의 평화를 원합니다. 우리는 모로코, 수단, 아랍에미리트와 평화 조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화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이게 아랍-이스라엘 간 분쟁 종식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여겼어요. 하마스는 이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평화는 실존적 위협이니까요. 제 정보원들은 하마스가 지난 7일에 우리를 공격하고 학살한 이유 중 하나가 이스라엘과 사우디 사이의 평화 가능성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레게브 고문은 "이 전쟁은 명확히 하마스의 공격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물리친 뒤에도 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우리가 전쟁을 시작한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격을 받은 이상,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군사 시설을 파괴하고, 가자 지구에 대한 (하마스의) 정치적 통제권을 해체함으로써 보다 온건한 목소리가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K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수석 고문 (촬영=KBS)
■ 인도적 위기 가자지구…이스라엘 "희생 불가피하지만, 목표는 하마스"

하마스 공격 직후 이스라엘이 즉각적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가자 지구의 피해도 컸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물과 전기, 연료를 끊었습니다. 이스라엘 편을 들고 나선 서방 국가들에서조차 인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한 이스라엘 측 입장을 레게브 고문에게 물었습니다.

▶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수석 고문

Q.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물과 전기를 끊고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전략에는 효과적이었습니까?

"우리는 무고한 민간인을 목표로 삼는 게 아니고 하마스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민간인에게 전투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벗어나도록 요청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하고 싶습니다. 반면에 하마스는 가자 주민들에게 그 자리에 머물러 미친 대의를 위한 순교자가 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Q. 하지만 대피령이 내려진 남부에도 이스라엘은 공격을 하고 있지 않나요?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우리는 가자 지구 전역의 하마스를 목표물로 공격할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우리는 하마스에 대한 강력한 반격을 위해 국가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가자 민간인들에게 하마스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시골로 이동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불가피하게 일부 희생자가 발생하겠지만, 그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우리 작전의 목표가 아니며 하마스를 공격하는 동안 최대한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하지만 그 반대도 얘기하고 싶습니다. 가자 지구에 민간인이 있다고 해서 하마스가 면책 특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Q. 유엔 등에서는 이스라엘도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옳지 않은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국제법에 따라 공격을 받았다면 자국민을 보호하고 국경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마스가 우리를 공격한 건 분명한 사실이고 우리는 이에 대응해 정당한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공격을 받은 모든 국가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지 않나요? 우리는 국제법의 가장 기본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KBS와 별도 인터뷰를 한 피터 러너 이스라엘군 대변인의 입장은 더 강경했습니다. 러너 대변인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의 통치 기구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가자 주민들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그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구호기구가 하마스가 유엔 기지에 들어와 연료와 의료품을 탈취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마스는 자신들의 능력을 (그런 식으로) 재충전하려고 하고 있는데 우려되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폭발물 제조 등에 사용할 수 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연료 반입 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통해 가자 지구로 구호물자가 들어가는 것까진 동의했지만, 이스라엘 땅으로 구호품이 전달되는 데는 난색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레게브 고문은 "하마스가 200명 넘는 이스라엘 인을 불법 인질로 잡고 있는 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쟁 중엔 정상적 무역이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세한 지상전 계획도 언급했고, 하마스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특파원 리포트] 지상전 맞대응 남았다…‘이스라엘vs하마스’ 단독 인터뷰②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0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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