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파리 건물에 유대인 ‘좌표찍기’…세계에 번지는 반유대주의
입력 2023.11.03 (10:47)
수정 2023.11.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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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쟁이 길어지면서 세계적으로 반(反) 이스라엘, 반유대주의 정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대인에 대한 폭력과 위협 행위가 늘면서 유대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이 내용, 허효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며칠 전 프랑스 파리 전역에 이스라엘 국기에 있는 파란색 별, 이른바 '다윗의 별'이 등장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과거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은 유대인을 집단 수용하며 노란색 '다윗의 별'을 달도록 했는데요.
이 '다윗의 별'은 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건물 곳곳에 이 '다윗의 별'이 60개 넘게 찍혀 있었습니다.
누군가 밤 중에 파리 14구의 아파트와 은행 건물 곳곳에 이 표식을 칠한 겁니다.
이를 본 파리 주민들은 인종 혐오 범죄를 걱정했습니다.
유대인을 색출하거나 위협을 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마리/파리 주민 : "어렸을 때 있었던 혐오를 다시 느낀 것 같아서 눈물이 나요. 이해가 안 됩니다."]
파리 외곽 지역에서도 비슷한 표식이 발견됐는데요.
파리 지역의 유대교 회당과 유대인 학교 9곳은 폭탄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 불안하겠는데요.
다른 유럽 지역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약 44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은 늘어나는 위협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전쟁이 일어난 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이 모두 850건이 넘습니다.
이는 지난 한 해에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 수와 맞먹는 수치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교 회당이 있는 유대인 센터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영국에서도 유대인을 겨냥한 사건이 80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건들의 공통점으로 "유대인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사망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의 유대인들은 이제 극우 반유대주의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무슬림과 팔레스타인 편에 서 있는 극좌의 적대감까지 맞닥뜨렸다는 외신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러시아에서는 무슬림 시위대가 아예 이스라엘인을 색출하려고 공항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이 지역 주민들의 대부분이 수니파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위대 150여 명이 공항 출입문을 부수고 활주로까지 진입했는데요.
이들은 팔레스타인기를 흔들고, '유대인을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온 여객기에 이스라엘 난민이 대거 탔다는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시위대가 모여든 것인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 시위가 반유대주의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면서 친팔레스타인, 친이스라엘 시위가 점차 특정 인종과 종교를 혐오하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정작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사건이 크게 늘어났잖아요?
[기자]
미국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넬대학교에선 온라인 토론 사이트를 통해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왔는데요.
유대인 식당에 총을 쏘겠다는 글이어서 이 식당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도서관에는 유대인을 살해하는 사람이 순교자라는 문구까지 걸렸습니다.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넘게 증가했는데요.
이에 백악관은 반유대주의를 강하게 비난하고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 "미국에서 혐오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반유대주의적 위협이나 사건을 강력하게 비난합니다."]
반대로 이슬람 혐오와 관련한 신고도 늘고 있는데요.
민간 단체에만 이슬람 혐오 관련 민원이 700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오래된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유대주의 사건에 대해 각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반유대주의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중동 전쟁이 안그래도 역사적 뿌리가 깊은 반유대주의에 기름을 부은 격인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이를 폭력이나 위협으로 연결하는 건 명백한 범죄라는 겁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으면 반유대주의로 낙인 찍는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CNN은 안그래도 극단주의로 흔들리는 서구 사회가 점점 분열돼서 전쟁을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 정보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세계적으로 반(反) 이스라엘, 반유대주의 정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대인에 대한 폭력과 위협 행위가 늘면서 유대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이 내용, 허효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며칠 전 프랑스 파리 전역에 이스라엘 국기에 있는 파란색 별, 이른바 '다윗의 별'이 등장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과거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은 유대인을 집단 수용하며 노란색 '다윗의 별'을 달도록 했는데요.
이 '다윗의 별'은 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건물 곳곳에 이 '다윗의 별'이 60개 넘게 찍혀 있었습니다.
누군가 밤 중에 파리 14구의 아파트와 은행 건물 곳곳에 이 표식을 칠한 겁니다.
이를 본 파리 주민들은 인종 혐오 범죄를 걱정했습니다.
유대인을 색출하거나 위협을 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마리/파리 주민 : "어렸을 때 있었던 혐오를 다시 느낀 것 같아서 눈물이 나요. 이해가 안 됩니다."]
파리 외곽 지역에서도 비슷한 표식이 발견됐는데요.
파리 지역의 유대교 회당과 유대인 학교 9곳은 폭탄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 불안하겠는데요.
다른 유럽 지역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약 44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은 늘어나는 위협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전쟁이 일어난 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이 모두 850건이 넘습니다.
이는 지난 한 해에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 수와 맞먹는 수치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교 회당이 있는 유대인 센터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영국에서도 유대인을 겨냥한 사건이 80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건들의 공통점으로 "유대인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사망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의 유대인들은 이제 극우 반유대주의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무슬림과 팔레스타인 편에 서 있는 극좌의 적대감까지 맞닥뜨렸다는 외신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러시아에서는 무슬림 시위대가 아예 이스라엘인을 색출하려고 공항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이 지역 주민들의 대부분이 수니파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위대 150여 명이 공항 출입문을 부수고 활주로까지 진입했는데요.
이들은 팔레스타인기를 흔들고, '유대인을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온 여객기에 이스라엘 난민이 대거 탔다는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시위대가 모여든 것인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 시위가 반유대주의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면서 친팔레스타인, 친이스라엘 시위가 점차 특정 인종과 종교를 혐오하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정작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사건이 크게 늘어났잖아요?
[기자]
미국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넬대학교에선 온라인 토론 사이트를 통해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왔는데요.
유대인 식당에 총을 쏘겠다는 글이어서 이 식당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도서관에는 유대인을 살해하는 사람이 순교자라는 문구까지 걸렸습니다.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넘게 증가했는데요.
이에 백악관은 반유대주의를 강하게 비난하고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 "미국에서 혐오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반유대주의적 위협이나 사건을 강력하게 비난합니다."]
반대로 이슬람 혐오와 관련한 신고도 늘고 있는데요.
민간 단체에만 이슬람 혐오 관련 민원이 700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오래된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유대주의 사건에 대해 각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반유대주의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중동 전쟁이 안그래도 역사적 뿌리가 깊은 반유대주의에 기름을 부은 격인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이를 폭력이나 위협으로 연결하는 건 명백한 범죄라는 겁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으면 반유대주의로 낙인 찍는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CNN은 안그래도 극단주의로 흔들리는 서구 사회가 점점 분열돼서 전쟁을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 정보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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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11-03 10:47:17
- 수정2023-11-07 1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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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쟁이 길어지면서 세계적으로 반(反) 이스라엘, 반유대주의 정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대인에 대한 폭력과 위협 행위가 늘면서 유대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이 내용, 허효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며칠 전 프랑스 파리 전역에 이스라엘 국기에 있는 파란색 별, 이른바 '다윗의 별'이 등장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과거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은 유대인을 집단 수용하며 노란색 '다윗의 별'을 달도록 했는데요.
이 '다윗의 별'은 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건물 곳곳에 이 '다윗의 별'이 60개 넘게 찍혀 있었습니다.
누군가 밤 중에 파리 14구의 아파트와 은행 건물 곳곳에 이 표식을 칠한 겁니다.
이를 본 파리 주민들은 인종 혐오 범죄를 걱정했습니다.
유대인을 색출하거나 위협을 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마리/파리 주민 : "어렸을 때 있었던 혐오를 다시 느낀 것 같아서 눈물이 나요. 이해가 안 됩니다."]
파리 외곽 지역에서도 비슷한 표식이 발견됐는데요.
파리 지역의 유대교 회당과 유대인 학교 9곳은 폭탄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 불안하겠는데요.
다른 유럽 지역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약 44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은 늘어나는 위협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전쟁이 일어난 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이 모두 850건이 넘습니다.
이는 지난 한 해에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 수와 맞먹는 수치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교 회당이 있는 유대인 센터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영국에서도 유대인을 겨냥한 사건이 80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건들의 공통점으로 "유대인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사망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의 유대인들은 이제 극우 반유대주의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무슬림과 팔레스타인 편에 서 있는 극좌의 적대감까지 맞닥뜨렸다는 외신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러시아에서는 무슬림 시위대가 아예 이스라엘인을 색출하려고 공항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이 지역 주민들의 대부분이 수니파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위대 150여 명이 공항 출입문을 부수고 활주로까지 진입했는데요.
이들은 팔레스타인기를 흔들고, '유대인을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온 여객기에 이스라엘 난민이 대거 탔다는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시위대가 모여든 것인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 시위가 반유대주의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면서 친팔레스타인, 친이스라엘 시위가 점차 특정 인종과 종교를 혐오하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정작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사건이 크게 늘어났잖아요?
[기자]
미국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넬대학교에선 온라인 토론 사이트를 통해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왔는데요.
유대인 식당에 총을 쏘겠다는 글이어서 이 식당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도서관에는 유대인을 살해하는 사람이 순교자라는 문구까지 걸렸습니다.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넘게 증가했는데요.
이에 백악관은 반유대주의를 강하게 비난하고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 "미국에서 혐오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반유대주의적 위협이나 사건을 강력하게 비난합니다."]
반대로 이슬람 혐오와 관련한 신고도 늘고 있는데요.
민간 단체에만 이슬람 혐오 관련 민원이 700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오래된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유대주의 사건에 대해 각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반유대주의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중동 전쟁이 안그래도 역사적 뿌리가 깊은 반유대주의에 기름을 부은 격인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이를 폭력이나 위협으로 연결하는 건 명백한 범죄라는 겁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으면 반유대주의로 낙인 찍는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CNN은 안그래도 극단주의로 흔들리는 서구 사회가 점점 분열돼서 전쟁을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 정보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세계적으로 반(反) 이스라엘, 반유대주의 정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대인에 대한 폭력과 위협 행위가 늘면서 유대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이 내용, 허효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며칠 전 프랑스 파리 전역에 이스라엘 국기에 있는 파란색 별, 이른바 '다윗의 별'이 등장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과거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은 유대인을 집단 수용하며 노란색 '다윗의 별'을 달도록 했는데요.
이 '다윗의 별'은 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건물 곳곳에 이 '다윗의 별'이 60개 넘게 찍혀 있었습니다.
누군가 밤 중에 파리 14구의 아파트와 은행 건물 곳곳에 이 표식을 칠한 겁니다.
이를 본 파리 주민들은 인종 혐오 범죄를 걱정했습니다.
유대인을 색출하거나 위협을 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마리/파리 주민 : "어렸을 때 있었던 혐오를 다시 느낀 것 같아서 눈물이 나요. 이해가 안 됩니다."]
파리 외곽 지역에서도 비슷한 표식이 발견됐는데요.
파리 지역의 유대교 회당과 유대인 학교 9곳은 폭탄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 불안하겠는데요.
다른 유럽 지역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약 44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사는 유대인들은 늘어나는 위협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전쟁이 일어난 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이 모두 850건이 넘습니다.
이는 지난 한 해에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건 수와 맞먹는 수치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교 회당이 있는 유대인 센터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영국에서도 유대인을 겨냥한 사건이 80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건들의 공통점으로 "유대인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사망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의 유대인들은 이제 극우 반유대주의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무슬림과 팔레스타인 편에 서 있는 극좌의 적대감까지 맞닥뜨렸다는 외신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러시아에서는 무슬림 시위대가 아예 이스라엘인을 색출하려고 공항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이 지역 주민들의 대부분이 수니파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위대 150여 명이 공항 출입문을 부수고 활주로까지 진입했는데요.
이들은 팔레스타인기를 흔들고, '유대인을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온 여객기에 이스라엘 난민이 대거 탔다는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시위대가 모여든 것인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 시위가 반유대주의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면서 친팔레스타인, 친이스라엘 시위가 점차 특정 인종과 종교를 혐오하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정작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사건이 크게 늘어났잖아요?
[기자]
미국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코넬대학교에선 온라인 토론 사이트를 통해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왔는데요.
유대인 식당에 총을 쏘겠다는 글이어서 이 식당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도서관에는 유대인을 살해하는 사람이 순교자라는 문구까지 걸렸습니다.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넘게 증가했는데요.
이에 백악관은 반유대주의를 강하게 비난하고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 "미국에서 혐오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반유대주의적 위협이나 사건을 강력하게 비난합니다."]
반대로 이슬람 혐오와 관련한 신고도 늘고 있는데요.
민간 단체에만 이슬람 혐오 관련 민원이 700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오래된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유대주의 사건에 대해 각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반유대주의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중동 전쟁이 안그래도 역사적 뿌리가 깊은 반유대주의에 기름을 부은 격인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이를 폭력이나 위협으로 연결하는 건 명백한 범죄라는 겁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으면 반유대주의로 낙인 찍는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CNN은 안그래도 극단주의로 흔들리는 서구 사회가 점점 분열돼서 전쟁을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 정보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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