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만의 문화

입력 2005.10.06 (22:0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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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왜 삼성인가? 오늘은 삼성이 추구해온 기업 가치와 조직문화의 이면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삼성은 지난 93년이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이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왔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들만의 문화라는 따가운 시선속에 많은 사회적 갈등도 부정적인 인식도 키워온 것이 사실입니다.
박영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해 삼성 라이온스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 심정수와 박진만, 임창용 선수를 잡기 위해 150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다른 팀의 1년 예산이 넘는 돈입니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스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인터뷰>하일성(KBS 야구해설위원): "워낙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이것이 결과적으로 1위를 한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기업 경영도 비슷합니다.

인재를 모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는 이런 전략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토대가 됐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삼성인들에게 일종의 '선민의식'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녹취>전 삼성직원: "우리가 더 앞서있다, 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일도 우리가 더 잘한다... 그런 선민의식이 있죠."

하지만 삼성의 이런 행보가 영향력 있는 법조인과 공무원, 언론인, 문화인 등을 대거 영입하고, 경제를 넘어 정치와 사회, 문화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이른바 '삼성 공화국' 논쟁의 불씨가 됐습니다.

삼성의 일처리는 참 깔금하고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런 '완벽주의'가 지나쳐서 때로는 사회적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무노조 경영'입니다.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삼성SDI가 노동자 20여명의 위치를 휴대전화로 추적하는 등 선대 이병철 회장때부터 내려온 무노조 경영 원칙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칠준(변호사): "이런 문화라면 결코 국민적 기업이라고 할 수 없죠. 세계적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정서와 문화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X파일이 공개되면서 온나라가 시끄럽던 지난 7월, 삼성그룹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방송을 지켜본 다른 대기업 관계자들은 임원들은 뒤로 빠진 채 차장을 내세워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대기업 관계자: "차장급이 나와서 얘기했다는 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죠. 삼성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그런 걸로 보여지고..."

회사에 거의 나오지 않아 외신들도 '은둔한 왕'이라고 비꼬는 이건희 회장의 폐쇄적 경영스타일과, 회장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문젭니다.

총수를 둔 다른 재벌그룹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삼성의 문화를 국민들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KBS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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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 만의 문화
    • 입력 2005-10-06 21:14:45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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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왜 삼성인가? 오늘은 삼성이 추구해온 기업 가치와 조직문화의 이면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삼성은 지난 93년이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이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왔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들만의 문화라는 따가운 시선속에 많은 사회적 갈등도 부정적인 인식도 키워온 것이 사실입니다. 박영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해 삼성 라이온스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 심정수와 박진만, 임창용 선수를 잡기 위해 150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다른 팀의 1년 예산이 넘는 돈입니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스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인터뷰>하일성(KBS 야구해설위원): "워낙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이것이 결과적으로 1위를 한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기업 경영도 비슷합니다. 인재를 모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는 이런 전략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토대가 됐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삼성인들에게 일종의 '선민의식'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녹취>전 삼성직원: "우리가 더 앞서있다, 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일도 우리가 더 잘한다... 그런 선민의식이 있죠." 하지만 삼성의 이런 행보가 영향력 있는 법조인과 공무원, 언론인, 문화인 등을 대거 영입하고, 경제를 넘어 정치와 사회, 문화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이른바 '삼성 공화국' 논쟁의 불씨가 됐습니다. 삼성의 일처리는 참 깔금하고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런 '완벽주의'가 지나쳐서 때로는 사회적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무노조 경영'입니다.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삼성SDI가 노동자 20여명의 위치를 휴대전화로 추적하는 등 선대 이병철 회장때부터 내려온 무노조 경영 원칙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칠준(변호사): "이런 문화라면 결코 국민적 기업이라고 할 수 없죠. 세계적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정서와 문화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X파일이 공개되면서 온나라가 시끄럽던 지난 7월, 삼성그룹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방송을 지켜본 다른 대기업 관계자들은 임원들은 뒤로 빠진 채 차장을 내세워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대기업 관계자: "차장급이 나와서 얘기했다는 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죠. 삼성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그런 걸로 보여지고..." 회사에 거의 나오지 않아 외신들도 '은둔한 왕'이라고 비꼬는 이건희 회장의 폐쇄적 경영스타일과, 회장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문젭니다. 총수를 둔 다른 재벌그룹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삼성의 문화를 국민들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KBS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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