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미·러 종전협상 곧 시작…‘유럽·우크라 배제’ 현실화 파장은?

입력 2025.02.18 (15:21) 수정 2025.02.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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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양자 회담을 위해 회담 장소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가 있는데요.

유럽은 물론 당사국 우크라이나까지 배제한 상태에서 논의가 이뤄지게 돼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파리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공식적인 선언문을 내지는 않았는데요.

월드이슈,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미국 국무장관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에 가 있고 곧 만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명분상 전쟁을 끝내기 위한 회동인데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빠졌어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기자]

네 회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세계 1, 2위 군사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가 주도해서 이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측면이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전쟁이나 분쟁을 종식시키는 것은 전쟁 당사국이 아니라 강대국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 결과에 상관없이 전쟁을 끝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강대국 간의 직접 협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유럽연합과 우크라이나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즉 협상의 주도권은 미국과 러시아가 갖는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없는 상황에서 휴전의 구체적인 조건들을 합의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요.

이번 회담을 통해 어떤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종전 협상을 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이 커지면, 미국이 주도하는 NATO의 결속력을 떨어뜨려 궁극적으로는 러시아의 협상력만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독일 뮌헨에서 지난주 금요일부터 사흘간 안보회의가 열렸는데, 밴스 미 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정상들이 참석했었죠.

이때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는 전쟁 종식과 안전보장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평화 협상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즉각적인 휴전 합의 도출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만 3년이 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는 선언과 함께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와 테이블에 마주 앉기도 전에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NATO 가입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입니다.

[앵커]

휴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입장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겠지만 만약 휴전안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형태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일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양보할 수 없는 기준선을 제시한 상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대러 군사동맹인 NATO가 더 이상 확대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사실상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이 관철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어 기존 점령지를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 우크라이나도 지난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완전한 영토 수복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크림반도와 돈바스, 즉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는 몰라도 나머지 영토는 반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문제입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이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휴전을 해도 러시아가 또 침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 러-우 전쟁의 처리결과가 전 세계, 특히 유럽 각국과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할까요?

[기자]

역시 우크라이나가 재침공을 당하지 않도록 어떤 안전보장 대책이 나오는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또 유럽연합과 우크라이나의 향후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군사동맹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요.

나토가입이 힘들다면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들과의 개별적 군사협력 강화 카드가 제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럽연합과 세계 각국은 침략을 당한 나라에 불리한 조약이 강요되는 21세기 국제정치의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모두 이 전쟁에 개입돼 있는 데다, 한반도에서 강대국들의 이해가 충돌했던 역사를 경험했던 우리로서도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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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8 15:21:04
    • 수정2025-02-18 15: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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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양자 회담을 위해 회담 장소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가 있는데요.

유럽은 물론 당사국 우크라이나까지 배제한 상태에서 논의가 이뤄지게 돼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파리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공식적인 선언문을 내지는 않았는데요.

월드이슈,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미국 국무장관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에 가 있고 곧 만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명분상 전쟁을 끝내기 위한 회동인데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빠졌어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기자]

네 회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세계 1, 2위 군사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가 주도해서 이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측면이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전쟁이나 분쟁을 종식시키는 것은 전쟁 당사국이 아니라 강대국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 결과에 상관없이 전쟁을 끝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강대국 간의 직접 협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유럽연합과 우크라이나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즉 협상의 주도권은 미국과 러시아가 갖는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없는 상황에서 휴전의 구체적인 조건들을 합의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요.

이번 회담을 통해 어떤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종전 협상을 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이 커지면, 미국이 주도하는 NATO의 결속력을 떨어뜨려 궁극적으로는 러시아의 협상력만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독일 뮌헨에서 지난주 금요일부터 사흘간 안보회의가 열렸는데, 밴스 미 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정상들이 참석했었죠.

이때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는 전쟁 종식과 안전보장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평화 협상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즉각적인 휴전 합의 도출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만 3년이 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는 선언과 함께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와 테이블에 마주 앉기도 전에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NATO 가입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입니다.

[앵커]

휴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입장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겠지만 만약 휴전안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형태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일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양보할 수 없는 기준선을 제시한 상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대러 군사동맹인 NATO가 더 이상 확대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사실상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이 관철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어 기존 점령지를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 우크라이나도 지난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완전한 영토 수복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크림반도와 돈바스, 즉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는 몰라도 나머지 영토는 반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문제입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이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휴전을 해도 러시아가 또 침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 러-우 전쟁의 처리결과가 전 세계, 특히 유럽 각국과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할까요?

[기자]

역시 우크라이나가 재침공을 당하지 않도록 어떤 안전보장 대책이 나오는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또 유럽연합과 우크라이나의 향후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군사동맹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요.

나토가입이 힘들다면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들과의 개별적 군사협력 강화 카드가 제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럽연합과 세계 각국은 침략을 당한 나라에 불리한 조약이 강요되는 21세기 국제정치의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모두 이 전쟁에 개입돼 있는 데다, 한반도에서 강대국들의 이해가 충돌했던 역사를 경험했던 우리로서도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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