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선 다누리

한국형 달 궤도선 다누리의 임무
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Mission

Getty Images Bank, 한국항공우주연구원
SCROLL
목적
달 표면 탐사 및 향후 달 착륙선 대비 정보 수집
주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구성
본체, 탑재체 6종
예산
약 2,367억 원
무게
678kg
크기
3.18 × 6.3 × 2.67 m (태양판 전개 시)
특징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전세계 4번째 BLT 궤적 탐사선
  • 우주인터넷
    목적
    우주 탐사용 우주인터넷(DTN) 통신 기술
    시험
    주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무게
    0.8kg
    특징
    DTN 국제 표준인 ‘CCSDS’에 맞춰 소프트웨어 설계. 통신 시험 위해 전자통신연구원 사계절 사진과 홍보영상, DTN 소개영상,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탑재.
  • 섀도우캠
    목적
    달의 영구음영지역 관측
    주관
    NASA
    무게
    10kg
    특징
    기존 달 탐사선 카메라 대비 200배가량 민감. 고해상도 카메라와 망원경, 고감도 센서 등으로 구성.
  • 자기장측정기
    목적
    달 주변 자기장 측정
    주관
    경희대학교
    무게
    3.5kg
    특징
    3개의 센서로 구성. 각 센서로 수집한 수치를 비교해 자기장 왜곡을 보정. 다누리 본체에서 발생하는 자기장 간섭을 피하기 위해 1.2m짜리 봉으로 설계.
  • 고해상도카메라
    목적
    달 착륙선 착륙 후보지 정밀 지형 관측
    주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게
    12kg
    특징
    한국의 첫 우주 관측 카메라.
    빛 세기 변화와 달 복사에너지로 온도
    차가 큰 우주 환경에서 17.5~18.5°C를
    유지하는 열 설계.
  • 감마선분광기
    목적
    달 표면의 자원지도 작성
    주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무게
    6.3kg
    특징
    저에너지 감마선 측정이 가능해 보다 많은 자원 관측 가능. 6.3kg으로 역대 우주로 날아간 분광기 가운데 가장 가벼움.
  • 광시야편광카메라
    목적
    달 전체 편광 지도와 티타늄 지도 작성
    주관
    한국천문연구원
    무게
    2.7kg
    특징
    달 궤도에서 관측하는 세계 최초의 편광 카메라. 빛의 산란을 이용해 픽셀보다 작은 단위의 달 표면 정보 수집. UV 파장과
    가시광 파장을 관측해 티타늄과 헬륨-3 분포 파악.

다누리의 임무

달은 인류에게 여전히 미지의 대상이다. 우리는 달의 기원과 진화 과정, 달 표면의 특성과 자원 분포를 아직 알지 못한다.
다누리는 달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는 새로운 탐사 기기를 가지고 간다. 관측 자료는 한국 최초의 달 착륙 후보지 선정,
미국 아르테미스 계획 등 향후 우주탐사에 활용하고, 미래 우주 인터넷, 달 자원 개발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달의 진화 알려줄 세계 첫 편광 관측

<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우주인이 발자국을 남긴 달 표면의 모습. 밟으면 쉽게 뭉치며 눌리는 부슬부슬한 토양을 보여준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 발자국은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
- 출처 NASA/JSC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 wide-angle polarimetric camera)는 달 탐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의 편광 촬영을 시도한다. 지구를 향하고 있는 달 앞면은 지구에서
편광 관측을 했지만, 뒷면은 아직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다. 달 표면 전체를 편광 관측하면 우주 풍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
우주에서 날아오는 크고 작은 운석과 입자들이 표면에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충돌로 부수어진 토양의 입자를 분석하면 그 지역의 형성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
달 표면 전체에 대한 데이터를 얻으면 통계 분석을 통해 달의 진화과정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진다.

이론적으로 추정해온 달의 독특한 토양을 확인할지도 주목된다. 달 표면에는 반사되는 빛이 증가하는 충 효과(Opposition Effect)가 두드러진 토양이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달 표면 토양에 굉장히 성긴 입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구멍이 많은 형태의 입자들이 뾰족뾰족하게 쌓여있는 구조인
‘요정의 탑(Fairy Castles)’이 쌓인 상태라고 여겨지는데, 지구의 중력 때문에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도, 달에서 채취해올 수도 없다.
편광 관측은 달 표면 토양의 공극률을 분석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런 연구가 가능한 이유는 달에서 편광 관측을 하면 달 표면에 대한 매우 세분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달 궤도선에선 관측 해상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지상에서 달을 편광 관측하면 대기의 일렁임 효과 때문에 최대 해상도가 2km에 그친다. 이에 비해 다누리의 광시야편광카메라는 60~70m의 해상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광시야편광카메라 관측 이미지 처리 방법, 관측 원본 이미지, 6개 채널 이미지 추출

또한 편광은 해상도보다 더 작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화소(Pixel) 이하의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물체의 표면 특성에 따라 빛의 진동하는 방향과 성분이 달라지는데,
편광 필터는 빛의 파동 가운데 특정 방향과 각도의 빛을 통과시킨다. 이 빛의 세기를 분석하면 빛을 반사시킨 물체의 표면 성분과 입자 크기, 거칠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편광 관측은 천문학자들이 주로 활용한 탐사 방법인데, 지질학 중심이던 달 탐사에 한국천문연구원이 처음 도입했다. 미세한 빛을 감광하는 CCD 센서의 양자효율
(Q.E.,Quantum Efficiency)가 향상되면서 기술적으로 광시야편광카메라 개발이 가능해졌다.

달의 기원을 추적하는 자기장 측정

자기장측정기(KMAG, KPLO Magnetometer)는 달의 자기장을 측정해 달의 기원과 진화를 탐구한다. 달에는 지구와 같은 자기장이 없고
표면 일부에서만 이상 자기 영역이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현재 관측되는 자기장이 달의 과거 흔적인지 아니면 외부 요인으로 생성된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

< 달의 이상 자기 영역 중 하나인 라이너 감마(Reiner Gamma)의 자기장 모습 개념도. >
- 출처 경희대학교

만약 이상 자기 영역이 달의 과거 흔적이라면 이는 달의 과거 모습과 진화 과정을 알려주는 정보가 된다. 자기장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달의 핵이 활동을
멈춘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상 자기 영역의 분포와 세기를 측정해 달의 핵 에너지가 얼마나 존재했고 얼마나 빨리 식어갔는지 추론할 수 있다.

자기장측정기는 또, 달 상공 100km 이내 범위의 우주 공간 자기장을 측정해 우주 환경과 이상 자기 영역의 관계를 연구한다.
우주 환경에 대한 관측은 이후 우주탐사에 필요한 정보와 우주 기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자기장측정기는 지구 자기권을 벗어나는 순간 붐(Boom)을 펼쳐,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풍을 막아주는 자기권계면 측정에도 성공했다.

한국의 달 착륙 후보지 직접 촬영

한국은 달 궤도선에 이어 2032년 달 착륙선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LUTI, LUnar Terrain Imager)는 달 표면 주요 지역의 정밀 지형을
관측해 달 착륙 후보지를 찾는 임무를 맡았다. 착륙 후보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직접 확인한다는 의미가 있다. 최신 지형에 대한 정보는 기존 관측 자료와 비교해 시간에
따른 달 표면의 지형 변화를 연구하는 자료가 된다.

고해상도 카메라는 한국이 개발한 첫 우주 관측 카메라다. 과학 임무에 더해 우주 탐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고해상도카메라의 주요 임무다.
달에 이르는 항행 도중 고해상도카메라는 달과 지구 등 천체 사진을 촬영해 국민에게 지구를 벗어난 심우주 탐사의 개시를 알렸다.

보정 전 보정 후

< 고해상도카메라가 2022년 8월 26일 기능점검을 위해 우주에서 촬영한 달과 지구 사진. 124만 km 거리에서 촬영해 기하보정의 필요 없이 복사보정을 거쳐 공개됐다.
기본 성능이 좋아 보정 정도가 1~2%에 불과하고 맨눈으로 보정 여부를 구분하기 힘들다. >
-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구 궤도 인공위성에 싣는 지구 관측 카메라와 달리, 우주 관측 카메라는 달에서 올라오는 복사에너지 때문에 온도 변화가 급격하다. 고해상도카메라는 밤낮의 온도 차가
260℃에 이르는 달과 우주 환경에서 17.5~18.5°C를 유지하도록 냉각판과 열선 등 열 설계가 반영됐다. 또, 우주 관측 카메라는 태양-달-카메라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빛의 세기 변화가 크고, 달과 카메라 모두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에 왜곡이 발생한다. 관측한 영상은 움직임으로 인한 왜곡을 바로잡는 기하보정과 외부 잡음을 제거하는
복사보정을 거쳐 공개된다.

최초의 물 지도과 자원 지도 제작

감마선 분광기(KGRS, KPLO Gamma-Ray Spectrometer)는 물과 헬륨-3, 원소별 달 전체 지도를 제작하는 게 핵심 임무다. 태양풍이 달 표면에 부딪히면 달 표면의
원소들과 핵반응이 일어나며 원소마다 다른 감마선을 방출한다. 달 표면에는 우라늄, 토륨처럼 항상 감마선을 내는 자연방사성 원소도 있다. 감마선 분광기는
이런 감마선을 분석해서 새로운 원소를 측정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감마선 분광기는 아폴로 15호부터 달 탐사선에 6차례 실렸지만, 물과 희토류처럼 저에너지 원소는 측정하지 못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저에너지인 30keV부터
고에너지 영역인 12MeV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정밀한 감마선 분광기를 세계 최경량인 6kg 무게로 개발했다. 달 표면을 스캔하는데 1달 정도가 걸리는데,
감마선 분광기는 6차례에 걸친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소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 달 표면에서 헬륨-3가 풍부한 지역으로 꼽히는 모스크바의 바다 모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경자
박사가 1998년 미국 달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의 관측 결과를 분석해 밝혔다. 다누리의 감마선 분광기 개발을 주관한 김 박사는 다누리 데이터로 더 신뢰도 높은 헬륨-3 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
- 출처 NASA/Goddard/ Arizona State University

1순위는 달의 물 지도 제작이다. 달의 극지방에는 물(H₂O)이 10% 이상 존재한다는 간접적인 증거들이 있지만, 감마선 분광기로 직접 관측된 적은 없다. 달에는
산소는 많아서 수소의 감마선을 관측하면 물이 있는 지역을 예상할 수 있고,
중성자선의 세기가 약해진다면 실질적으로 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NASA가 화성 오디세이 관측 자료로 화성 물 지도를 만든 것과 같은 방식이다. 수소 지도를 기반으로 하면 신뢰도 높은 물 지도를 세계 최초로 만들 수 있다. 물의 위치는
미래 달 기지 건설 후보지 선정에도 주요한 기준이 된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헬륨-3(He-3) 지도 제작도 관심을 끈다. 헬륨-3는 티탄철석(FeTiO₃) 안에 기체로 존재하는데, 기존 지도는 달 표면의 티타늄 분포와 달 암석 샘플 등을 토대로 헬륨-3의 양을 추정해 제작했다. 감마선 분광기를 활용하면 철과 티타늄 등을 개별 측정해 티탄철석의 광물 지도를 만들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광시야편광카메라도 달의 티타늄 지도 제작을 임무로
한다. 자외선 파장과 가시광 파장의 관측 결과를 통해 달 표면 전체의 티타늄
분포를 파악할 수 있다. 헬륨-3는 달에 100만 톤이 이상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
되고 있어, 미래 자원 탐사에 기초가 되는 연구다.

달 극지의 얼음 촬영 도전

영구음영지역카메라(ShadowCam)는 달의 영구음영지역에서 얼음 형태의 물 관측을 목표로 한다. 달은 공전궤도에 거의 기울어지지 않고 자전하기 때문에, 1년 내내 햇빛이
거의 들지 않고 그림자가 드리워진 영구음영지역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극지방의 크레이터 안에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태양의 직광이 아닌
주변 지형에서 반사된 빛이 들어가는 지역이어서 지금까지 가시광선으로 관측된 적이 없다.

< 달 북극의 영구음영지역 중 하나인 실베스터 크레이터를 미국 달 탐사선 LRO의 NAC가 촬영한 사진. 왼쪽 사진은 빛이 들지 않은 크레이터 내부가 검게 처리된 반면, 오른쪽 사진은 크레이터 벽면에 반사된 빛을 이용해 내부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다누리의 영구음영지역카메라는 NAC보다 200배 높은 감도로 제작됐다. >
- 출처 NASA/GSFC/Arizona State University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학교가 개발한 영구음영지역카메라는 NASA와 한국항공
우주연구원의 협력 조건으로 다누리에 탑재됐다. 아리조나 주립대는 현재 달
궤도에서 활동 중인 미국의 달 정찰 위성(LRO)에 탑재된 NAC(Narrow Angle Camera)도 개발했다. 영구음영지역카메라는 영구음영지역에서 촬영되는 영상이 희미한 점을 고려해 NAC보다 200배 높은 감도로 제작됐다. 1년 중 2월쯤 달의
남극에는 태양 빛이 가장 깊게 들어간다. 영구음영지역카메라는 그 시점에 달의
극지방에 대한 촬영을 시도한다.

영구음영지역카메라는 달의 극지 지형 정보와 물을 포함한 휘발성 물질에 대한
관측 임무도 수행한다. 미국은 이를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착륙 후보지 결정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심우주 통신의 미래, 우주 인터넷 첫 실험

다누리의 우주 인터넷은 달 궤도에서 이뤄지는 세계 첫 우주 인터넷 시험이다. 우주 인터넷은 미래 우주 탐사에 대비한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현재 심우주 통신은
우주 탐사선과 지구의 심우주 지상안테나가 전파를 이용하는 1:1 통신 시스템이다. 거리가 멀수록 전송 시간이 늘어나고 데이터 단절과 전송 오류 위험성이 높아진다.
심우주 통신 방식은 늘어난 탐사선에 비해 지상안테나가 충분하지 않아 최근엔 24시간 교신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우주 인터넷(DTN, Delay/Disruption Tolerant Network)는 대량의 데이터를 번들로 나눠서 전송하는 방식이다. 지구와 교신이
불가능한 달 뒷면에서도 로버에서 탐사선, 탐사선에서 연결 위성, 연결 위성에서 지구로 노드를 이용해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노드마다 저장장치를 만들고
데이터를 번들 단위로 나눠 보내면 중간에 통신이 끊겨도 일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연결이 복구되면 자동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

다누리는 여주 심우주 지상안테나에 연결된 항우연 관제센터, ETRI 우주인터넷 통신센터, NASA 심우주 통신망 노드와 메시지와 파일,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시험을 한다. CCSDS 국제표준 방식이어서 시험에 성공하면 미국 아르테미스 계획과 한국 달 착륙선에서도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 인터넷은 다누리에 실린 5개의 과학 탑재체와 달리, 우주 환경에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기술 검증 탑재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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