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⑤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첩첩산중’

입력 2018.09.12 (18:22) 수정 2018.09.12 (18:2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KBS부산이 긴급 점검하는 '센텀2지구 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 이번에는 센텀2지구 조성 사업 걸림돌 중 하나인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를 짚어본다.

천 명이 넘는 상인들이 일하는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을 다른 데로 옮겨야 하는데 여태 부산시는 상인들과 협의 한 번 하지 않았다. 물론 이전 장소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센텀2지구 예정지의 반여농산물도매시장센텀2지구 예정지의 반여농산물도매시장

2000년 12월에 문을 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 15만 제곱미터 크기의 시장에는 4백여 개 점포, 상인 천3백 명이 종사한다. 하루 평균 손님은 만 2천 명. 이 거대한 시장이 이사를 해야 할 처지에 처했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보면, 단지의 가장 앞쪽, 그러니까 중앙 도로와 거의 맞닿은 반여농산물도매시장 터에 단지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다. 시장을 옮기지 않고는 산업단지를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부산시는 상인들과 단 한 차례의 논의도 갖지 않았다. 상인들은 생존권을 내세우며 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인인 한대석 전 중도매인 협회장은 "상인들 거의 다 반대한다.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데다 이 지역에서 어렵게 자리를 잡았는데 (센텀2지구로 인한 시장 이전에 관한) 공청회도 없었다. 센텀2지구 들어선다고 일방적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시킨다는 이 자체는 여기 종사자는 안중에 없다는 얘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 천 3백여 명이 종사하는 반여농산물도매시장상인 천 3백여 명이 종사하는 반여농산물도매시장

더욱이 현재로써는 이전 후보지도 없다. 부산시는 늦어도 다음 주안에 시장 이전 '타당성 용역'을 발주할 예정인데, 용역에는 '경제성'과 '후보지'가 포함된다.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반대하는 상인들이 70-80% 이상 되는 걸로 알고는 있다. 타당성 용역을 할 때 그분들하고 협상을 자주 진행할 예정이다.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역 결과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나오더라도, 상인들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이전은 불가능하다. 센텀2지구 사업의 한 관계자는 "농산물시장 상인들이 안 가겠다고 한다. 그 사람들 내 보내기 위해 보상비를 주게 되면 생각지 못한 비용이 들게 돼 조성원가가 올라가게 되는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전하지 않겠다는 상인들과 이전시키겠다는 부산시가 과연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불투명하다.

[연관 기사]
[단독]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① 그린벨트 토양오염 확인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② 풍산 땅 보상금 4,895억 책정 첫 확인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③ ‘쫀드기’가 지식산업?…엉터리 수요 조사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④ 교통 점수 최악인데…교통대란 없다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⑤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첩첩산중’
    • 입력 2018-09-12 18:22:10
    • 수정2018-09-12 18:25:13
    취재K
KBS부산이 긴급 점검하는 '센텀2지구 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 이번에는 센텀2지구 조성 사업 걸림돌 중 하나인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를 짚어본다. 천 명이 넘는 상인들이 일하는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을 다른 데로 옮겨야 하는데 여태 부산시는 상인들과 협의 한 번 하지 않았다. 물론 이전 장소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센텀2지구 예정지의 반여농산물도매시장 2000년 12월에 문을 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 15만 제곱미터 크기의 시장에는 4백여 개 점포, 상인 천3백 명이 종사한다. 하루 평균 손님은 만 2천 명. 이 거대한 시장이 이사를 해야 할 처지에 처했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보면, 단지의 가장 앞쪽, 그러니까 중앙 도로와 거의 맞닿은 반여농산물도매시장 터에 단지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다. 시장을 옮기지 않고는 산업단지를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부산시는 상인들과 단 한 차례의 논의도 갖지 않았다. 상인들은 생존권을 내세우며 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인인 한대석 전 중도매인 협회장은 "상인들 거의 다 반대한다.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데다 이 지역에서 어렵게 자리를 잡았는데 (센텀2지구로 인한 시장 이전에 관한) 공청회도 없었다. 센텀2지구 들어선다고 일방적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시킨다는 이 자체는 여기 종사자는 안중에 없다는 얘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 천 3백여 명이 종사하는 반여농산물도매시장 더욱이 현재로써는 이전 후보지도 없다. 부산시는 늦어도 다음 주안에 시장 이전 '타당성 용역'을 발주할 예정인데, 용역에는 '경제성'과 '후보지'가 포함된다.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반대하는 상인들이 70-80% 이상 되는 걸로 알고는 있다. 타당성 용역을 할 때 그분들하고 협상을 자주 진행할 예정이다.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역 결과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나오더라도, 상인들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이전은 불가능하다. 센텀2지구 사업의 한 관계자는 "농산물시장 상인들이 안 가겠다고 한다. 그 사람들 내 보내기 위해 보상비를 주게 되면 생각지 못한 비용이 들게 돼 조성원가가 올라가게 되는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전하지 않겠다는 상인들과 이전시키겠다는 부산시가 과연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불투명하다. [연관 기사] [단독]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① 그린벨트 토양오염 확인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② 풍산 땅 보상금 4,895억 책정 첫 확인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③ ‘쫀드기’가 지식산업?…엉터리 수요 조사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④ 교통 점수 최악인데…교통대란 없다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