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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가다⑥] 장보고 기지 사람들의 일상은?
입력 2018.12.20 (17:25) 취재K
[남극에 가다⑥] 장보고 기지 사람들의 일상은?
[남극에 가다]

KBS 사회부 기획팀 막내 기자가 연재하는 남극 취재기입니다. KBS 신년기획으로 추진되는 남극 취재는 80일 이상이 걸리는 장기 여정입니다. 아라온호와 함께한 항해 열흘 후 남극 장보고 기지에 도착해 현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뉴스 리포트 속에는 담지 못하는 취재기를 온라인 기사로 연재합니다. 남극 여정에 궁금한 점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남극 장보고 기지에 머물고 있는양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기지에 온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나름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기지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대원들을 따라다니며 현장 취재를 다녔다. 흔치 않은 기회, 촬영기자 선배들은 열심히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고, 나는 기사로 쓸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대원들을 인터뷰했다.
그래도...남극의 상징인 펭귄들을 만났고,(도망가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제작진을 따라오는 녀석들도 있다.) 수십 킬로미터 상공의 대기 상태를 측정하는 풍선도 함께 띄워 봤다. 조만간 KBS 뉴스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아름다운 남극의 자연이 화면으로 생생하게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 화면 속 새하얀 설원과 마주하는 기쁨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다.
2019년 1월 1일 KBS 뉴스광장과 KBS 9시 뉴스에서는 생방송 연결도 예정돼 있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는 누가 살까.

장보고기지 대원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이재진 대원]장보고기지 대원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이재진 대원]

남극 장보고 기지에는 1년 내내 장보고 기지를 지키는 16명의 월동 대원과 남극의 여름(우리나라에서는 겨울) 동안 머무는 하계 대원들, 그리고 헬기 조종사들이 있다. 기지에 머무는 인원이 50여 명에 이른다. 펭귄, 빙하 등 남극의 자연과 생태를 연구하는 연구팀과 이들의 활동을 돕는 중장비 대원, 안전 요원 등이 있다.

월동대원은 주로 기지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전문 연구팀들을 돕기도 하고, 한국에 보내줄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한다. 또 기지 운영에 필요한 일들을 담당한다. 아라온호로 전달되는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돕고 정리하는 일부터 기지 내 설비를 고치고 관리하고, 바다 해수를 정화해 식수로 만드는 일까지 모두 월동대원들의 세세한 손길이 필요한 일이다.

남극에는 왜 왔을까

남극의 여름은 밤에도 해가 떨어지지 않는다.남극의 여름은 밤에도 해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 춥고 황량한 곳을 이들은 왜 찾은 것일까. 미지의 대륙에 대한 호기심일까. 아니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한국에서의 일상이 지겨워져서일까. 대원들에게 물었다. "남극에 왜 오셨습니까"

서원직 대원은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남극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신 나는 경험을 하니 좋다”고 말했다.

이진교 대원은 “전에 석사 과정을 시작할 때 극지 연구소 홍보 부스에서 아라온호 조립모델을 받았다”며 “그 뒤로 언젠가는 가봐야지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월동 대원 중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대원들도 있다. 이미 한 차례 월동을 마친 뒤, 또다시 남극을 찾은 이도 있다.
배효준 대원은 “이번이 6차 월동대인데, 지난 4차 때도 참여했다”며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두 번이나 오게됐다”고 말했다.

남극에서는 퇴근(?)하면 뭘 할까

기지 안에서는 반소매를 입고 다니지만, 기지 밖을 나서면 칼바람이다. 가끔은 눈보라가 휘몰아치기도 한다. 몇 번 혼자 외출을 시도해보기도 했는데 춥고, 길이 험해서 바로 들어왔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원이 경이롭기도 하지만, 사실 이곳에서 1년을 지내는 월동대원 입장에서는 조금 갑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주간의 적응 결과, 기지에서의 여가 시간을 보내는 법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는 듯하다.
첫째, 운동을 한다. 사실 남극에서의 일이 체력소모가 많이 필요한 일이다. 본인의 건강을 본인이 챙기지 않으면, 결국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된다. 그래서인지 기지 내 체육관은 늘 붐빈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다진다.

둘째, 기타를 치거나 보드게임을 한다. 기지 내 다목적실에는 기타가 4개 있다. 백야. 해가 지지 않는 길고도 긴 밤을 이겨내기 위해 찾은 방법중 하나가 기타였던 것 같다. 비록 기타 선생님도 없고, 느린 와이파이로 유튜브 교습 영상조차 보기 어렵지만, 1년이 지나면 기타 실력이 꽤 성장해있는 대원들이 많다고 한다. 또 삼삼오오 모여 보드게임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즐겁게 게임을 하면서, 길고 긴 남극의 당직 시간을 이겨낸다.

기타를 치는 장보고기지 월동대원들기타를 치는 장보고기지 월동대원들

남극의 이동수단은 뭘까

가까운 거리는 미끄럼 방지 바퀴를 장착한 지프차를 타고 가기도 하지만, 사실 길 자체가 험하고 빙하 위를 달려야 하니 먼 거리를 가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 K 루트 팀은 열심히 길을 개척했지만!) 연구팀의 주요 이동수단은 헬기다. 이곳에는 뉴질랜드에서 온 헬기 조종사들이 있다. 아침에 기상 상태에 따라 운항 여부가 결정된다. 취재 때문에 헬기를 몇 번 탔는데, 탈 때마다 가장 강조되는 건 당연히 안전이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면 헬기 운항이 중단된다. 탑승 절차도 조종사들과의 안전 교육 뒤에 진행된다. 연구를 위해 헬기를 타고 먼 거리로 떠날 때는, 반드시 안전 요원이 동반된다.

헬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KBS 취재진헬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KBS 취재진

소소하면서도 빼놓을 수 없는, 남극 장보고 기지의 일상을 적어봤다. 아름다운 남극의 자연과 열정 있는 대원들의 모습은 곧 KBS 뉴스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연말연시, 시청자들께는 색다른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보도가 나간 뒤 또 시시콜콜한 취재 뒷이야기를 풀어내 볼까 한다.

#남극 #장보고기지 #취재기 #80일_간_남극_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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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20 (17:25)
    취재K
[남극에 가다⑥] 장보고 기지 사람들의 일상은?
[남극에 가다]

KBS 사회부 기획팀 막내 기자가 연재하는 남극 취재기입니다. KBS 신년기획으로 추진되는 남극 취재는 80일 이상이 걸리는 장기 여정입니다. 아라온호와 함께한 항해 열흘 후 남극 장보고 기지에 도착해 현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뉴스 리포트 속에는 담지 못하는 취재기를 온라인 기사로 연재합니다. 남극 여정에 궁금한 점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남극 장보고 기지에 머물고 있는양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기지에 온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나름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기지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대원들을 따라다니며 현장 취재를 다녔다. 흔치 않은 기회, 촬영기자 선배들은 열심히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고, 나는 기사로 쓸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대원들을 인터뷰했다.
그래도...남극의 상징인 펭귄들을 만났고,(도망가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제작진을 따라오는 녀석들도 있다.) 수십 킬로미터 상공의 대기 상태를 측정하는 풍선도 함께 띄워 봤다. 조만간 KBS 뉴스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아름다운 남극의 자연이 화면으로 생생하게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 화면 속 새하얀 설원과 마주하는 기쁨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다.
2019년 1월 1일 KBS 뉴스광장과 KBS 9시 뉴스에서는 생방송 연결도 예정돼 있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는 누가 살까.

장보고기지 대원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이재진 대원]장보고기지 대원들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이재진 대원]

남극 장보고 기지에는 1년 내내 장보고 기지를 지키는 16명의 월동 대원과 남극의 여름(우리나라에서는 겨울) 동안 머무는 하계 대원들, 그리고 헬기 조종사들이 있다. 기지에 머무는 인원이 50여 명에 이른다. 펭귄, 빙하 등 남극의 자연과 생태를 연구하는 연구팀과 이들의 활동을 돕는 중장비 대원, 안전 요원 등이 있다.

월동대원은 주로 기지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전문 연구팀들을 돕기도 하고, 한국에 보내줄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한다. 또 기지 운영에 필요한 일들을 담당한다. 아라온호로 전달되는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돕고 정리하는 일부터 기지 내 설비를 고치고 관리하고, 바다 해수를 정화해 식수로 만드는 일까지 모두 월동대원들의 세세한 손길이 필요한 일이다.

남극에는 왜 왔을까

남극의 여름은 밤에도 해가 떨어지지 않는다.남극의 여름은 밤에도 해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 춥고 황량한 곳을 이들은 왜 찾은 것일까. 미지의 대륙에 대한 호기심일까. 아니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한국에서의 일상이 지겨워져서일까. 대원들에게 물었다. "남극에 왜 오셨습니까"

서원직 대원은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남극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신 나는 경험을 하니 좋다”고 말했다.

이진교 대원은 “전에 석사 과정을 시작할 때 극지 연구소 홍보 부스에서 아라온호 조립모델을 받았다”며 “그 뒤로 언젠가는 가봐야지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월동 대원 중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대원들도 있다. 이미 한 차례 월동을 마친 뒤, 또다시 남극을 찾은 이도 있다.
배효준 대원은 “이번이 6차 월동대인데, 지난 4차 때도 참여했다”며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두 번이나 오게됐다”고 말했다.

남극에서는 퇴근(?)하면 뭘 할까

기지 안에서는 반소매를 입고 다니지만, 기지 밖을 나서면 칼바람이다. 가끔은 눈보라가 휘몰아치기도 한다. 몇 번 혼자 외출을 시도해보기도 했는데 춥고, 길이 험해서 바로 들어왔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원이 경이롭기도 하지만, 사실 이곳에서 1년을 지내는 월동대원 입장에서는 조금 갑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주간의 적응 결과, 기지에서의 여가 시간을 보내는 법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는 듯하다.
첫째, 운동을 한다. 사실 남극에서의 일이 체력소모가 많이 필요한 일이다. 본인의 건강을 본인이 챙기지 않으면, 결국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된다. 그래서인지 기지 내 체육관은 늘 붐빈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다진다.

둘째, 기타를 치거나 보드게임을 한다. 기지 내 다목적실에는 기타가 4개 있다. 백야. 해가 지지 않는 길고도 긴 밤을 이겨내기 위해 찾은 방법중 하나가 기타였던 것 같다. 비록 기타 선생님도 없고, 느린 와이파이로 유튜브 교습 영상조차 보기 어렵지만, 1년이 지나면 기타 실력이 꽤 성장해있는 대원들이 많다고 한다. 또 삼삼오오 모여 보드게임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즐겁게 게임을 하면서, 길고 긴 남극의 당직 시간을 이겨낸다.

기타를 치는 장보고기지 월동대원들기타를 치는 장보고기지 월동대원들

남극의 이동수단은 뭘까

가까운 거리는 미끄럼 방지 바퀴를 장착한 지프차를 타고 가기도 하지만, 사실 길 자체가 험하고 빙하 위를 달려야 하니 먼 거리를 가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 K 루트 팀은 열심히 길을 개척했지만!) 연구팀의 주요 이동수단은 헬기다. 이곳에는 뉴질랜드에서 온 헬기 조종사들이 있다. 아침에 기상 상태에 따라 운항 여부가 결정된다. 취재 때문에 헬기를 몇 번 탔는데, 탈 때마다 가장 강조되는 건 당연히 안전이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면 헬기 운항이 중단된다. 탑승 절차도 조종사들과의 안전 교육 뒤에 진행된다. 연구를 위해 헬기를 타고 먼 거리로 떠날 때는, 반드시 안전 요원이 동반된다.

헬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KBS 취재진헬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KBS 취재진

소소하면서도 빼놓을 수 없는, 남극 장보고 기지의 일상을 적어봤다. 아름다운 남극의 자연과 열정 있는 대원들의 모습은 곧 KBS 뉴스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연말연시, 시청자들께는 색다른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보도가 나간 뒤 또 시시콜콜한 취재 뒷이야기를 풀어내 볼까 한다.

#남극 #장보고기지 #취재기 #80일_간_남극_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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