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 확대]⑭ 60대에 뛰어든 자영업, 소득은 적고 위험은 크다

입력 2019.06.16 (13:09) 수정 2019.06.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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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를 떠받쳐왔던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63년생)들이 본격적으로 퇴직하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은 60대가 많아 은퇴한 60대가 다시 새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게 현실이다. 60대에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어떤 게 있을까? 그나마 자기 전문분야를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대다수의 60대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거나,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에 나서곤 한다.

■ 60세 이상 연령층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다

지난 2013년 신규 창업에 나선 60세 이상 개인사업자는 전체의 8.8%에 그쳤지만, 2017년 11.6%로 늘었다. 30~40대 젊은 층의 창업은 줄어들었고 50대와 60대 이상 층에서 비중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60세 이상의 신규 창업 증가는 전반적인 60세 이상의 자영업자 비중 증가로도 이어진다. 2017년 전국 자영업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30.6%로 가장 많고 60대 이상이 27.8%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11년을 기준으로 연령대별로 자영업자가 얼마나 늘고 줄었나를 살펴보면 30대는 2011년 13.8%에서 2017년 12.9%로 0.9%p 줄었고, 40대도 29.0%에서 26.1%로 줄었다. 반면 50대는 29.9%에서 30.6%로 소폭 상승했고, 60대 이상은 23.7%에서 27.8%로 4.1%p 늘어나 가장 많은 비중 증가를 보였다.


■ 레드오션에 들어온 60대 이상 자영업자들, 삐끗하면 신용불량자

앞선 기획기사에서 자영업 시장이 과포화됐고 갈수록 영업이익도 줄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연관 기사] [소득격차 확대]⑫ “대형매장 들어오니 감당 안돼”…자영업자는 선택권이 없다

가뜩이나 해가 갈수록 이익도 줄고 있는데 경험이 부족한 60대가 자영업 시장에 들어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미 30~40대부터 자영업을 해온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을 하지만 새로 시장에 들어온 60대 이상 자영업자들은 레드오션에서 경험 부족으로 폐업과 창업을 반복하다가 비정규직으로 밀려나기 십상이다. 그나마 비정규직으로 밀려나면 다행이고 창업할 때 빌린 대출 빚을 갚지 못해 대부업체에까지 손을 벌리게 되면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중소기업연구원이 자영업 시장에서 연령대별 소득 불평등도를 분석한 결과 같은 연령대 안에서 소득 격차가 가장 심한 연령대가 60대 이상인 연령대로 나타났다. 전체 불평등도에서 60세 이상의 기여도는 49.5%로 나타나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말은 60세 이상 자영업자 연령대 안에서 소득 불평등이 가장 크다는 뜻이다.


결국, 경쟁력이 높은 60세 이상 자영업자들은 돈을 빌리더라도 대출을 기반으로 사업을 유지하거나 넓혀갈 수 있지만 뒤늦게 뛰어든 경쟁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 자영업자일수록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이들 60세 이상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창업 시 돈을 빌리게 되는데 빌린 돈을 감당할 만큼 소득이 없게 되면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고 노년을 무일푼으로 힘들게 보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 60세 이상 자영업자 금융부채비율 가장 높다

전체 자영업 가구주의 금융부채를 봤더니 40대의 경우 1억 960만 원으로 가장 금융부채가 많았지만, 사업소득이 연 5,676만 원으로 부채비율은 1.93배에 그쳤다. 반면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금융부채는 5,396만 원이지만, 자영업 소득이 연 2,378만 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2.27배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부채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소득으로 빚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유독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부채에 대한 부담이 큰 자영업자의 현실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연구원 나수미 부연구위원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은퇴 후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은 가뜩이나 자영업 시장이 과밀화돼 있는 현실에서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이들 연령층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창업 전에 컨설팅을 해주고 사업 아이템이나 수익성 등을 분석해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며, 창업 시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재교육이나 재취업, 공공일자리 등 다른 쪽으로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 층은 자영업 사업 실패 시 재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이 있지만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뒤늦게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년층은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에 기대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자영업 시장 자체를 위해서도 그렇고, 노년기의 안정된 삶을 위해서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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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격차 확대]⑭ 60대에 뛰어든 자영업, 소득은 적고 위험은 크다
    • 입력 2019-06-16 13:09:33
    • 수정2019-06-16 13:13:45
    취재K
우리 경제를 떠받쳐왔던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63년생)들이 본격적으로 퇴직하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은 60대가 많아 은퇴한 60대가 다시 새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게 현실이다. 60대에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어떤 게 있을까? 그나마 자기 전문분야를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대다수의 60대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거나,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에 나서곤 한다.

■ 60세 이상 연령층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다

지난 2013년 신규 창업에 나선 60세 이상 개인사업자는 전체의 8.8%에 그쳤지만, 2017년 11.6%로 늘었다. 30~40대 젊은 층의 창업은 줄어들었고 50대와 60대 이상 층에서 비중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60세 이상의 신규 창업 증가는 전반적인 60세 이상의 자영업자 비중 증가로도 이어진다. 2017년 전국 자영업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30.6%로 가장 많고 60대 이상이 27.8%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11년을 기준으로 연령대별로 자영업자가 얼마나 늘고 줄었나를 살펴보면 30대는 2011년 13.8%에서 2017년 12.9%로 0.9%p 줄었고, 40대도 29.0%에서 26.1%로 줄었다. 반면 50대는 29.9%에서 30.6%로 소폭 상승했고, 60대 이상은 23.7%에서 27.8%로 4.1%p 늘어나 가장 많은 비중 증가를 보였다.


■ 레드오션에 들어온 60대 이상 자영업자들, 삐끗하면 신용불량자

앞선 기획기사에서 자영업 시장이 과포화됐고 갈수록 영업이익도 줄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연관 기사] [소득격차 확대]⑫ “대형매장 들어오니 감당 안돼”…자영업자는 선택권이 없다

가뜩이나 해가 갈수록 이익도 줄고 있는데 경험이 부족한 60대가 자영업 시장에 들어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미 30~40대부터 자영업을 해온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을 하지만 새로 시장에 들어온 60대 이상 자영업자들은 레드오션에서 경험 부족으로 폐업과 창업을 반복하다가 비정규직으로 밀려나기 십상이다. 그나마 비정규직으로 밀려나면 다행이고 창업할 때 빌린 대출 빚을 갚지 못해 대부업체에까지 손을 벌리게 되면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중소기업연구원이 자영업 시장에서 연령대별 소득 불평등도를 분석한 결과 같은 연령대 안에서 소득 격차가 가장 심한 연령대가 60대 이상인 연령대로 나타났다. 전체 불평등도에서 60세 이상의 기여도는 49.5%로 나타나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말은 60세 이상 자영업자 연령대 안에서 소득 불평등이 가장 크다는 뜻이다.


결국, 경쟁력이 높은 60세 이상 자영업자들은 돈을 빌리더라도 대출을 기반으로 사업을 유지하거나 넓혀갈 수 있지만 뒤늦게 뛰어든 경쟁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 자영업자일수록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이들 60세 이상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창업 시 돈을 빌리게 되는데 빌린 돈을 감당할 만큼 소득이 없게 되면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고 노년을 무일푼으로 힘들게 보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 60세 이상 자영업자 금융부채비율 가장 높다

전체 자영업 가구주의 금융부채를 봤더니 40대의 경우 1억 960만 원으로 가장 금융부채가 많았지만, 사업소득이 연 5,676만 원으로 부채비율은 1.93배에 그쳤다. 반면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금융부채는 5,396만 원이지만, 자영업 소득이 연 2,378만 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2.27배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부채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소득으로 빚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유독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부채에 대한 부담이 큰 자영업자의 현실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연구원 나수미 부연구위원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은퇴 후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은 가뜩이나 자영업 시장이 과밀화돼 있는 현실에서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이들 연령층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창업 전에 컨설팅을 해주고 사업 아이템이나 수익성 등을 분석해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며, 창업 시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재교육이나 재취업, 공공일자리 등 다른 쪽으로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 층은 자영업 사업 실패 시 재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이 있지만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뒤늦게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년층은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에 기대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자영업 시장 자체를 위해서도 그렇고, 노년기의 안정된 삶을 위해서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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