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골 바람 타고 ‘대박관중 술렁’

입력 2007.03.21 (21:56)

수정 2007.03.21 (22:09)

쉴 틈 없이 계속되는 공격과 방어, 선수들의 몸을 날리는 투혼과 묘기, 목이 터져라 응원의 함성을 외치는 서포터스의 함성. 그리고 터져나오는 골~골.
2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2007 삼성하우젠컵 2차전은 24년 역사의 프로축구 K-리그에 불명예스럽게 꼬리표처럼 붙은 '느린 템포의 자주 멈추는 수비 축구'라는 오명을 한 번에 씻어버린 화끈한 한판 승부였다.
마치 TV에서나 봐왔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상위권 팀의 경기를 그대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놓은 듯 했던 서울-수원전은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자 최고의 흥행카드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됐다.
경기 전부터 벌어진 수원 차범근 감독과 서울 세뇰 귀네슈 감독의 화끈한 말싸움 대결과 그에 따른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 시작된 이날 경기는 킥오프와 함께 조금의 여유도 없이 주고 받는 양팀 선수들의 화끈한 공격 대결을 앞세워 평일 을씨년스런 저녁날씨에도 불구하고 3만9천993명의 관중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 모았다.
지난해 8월 서울-수원전에서 기록했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 최다관중 기록인 4만1천237명에 조금 모자라는 숫자다.
이날 경기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수원 차 감독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3위까지 끌어올린 서울 귀네스 감독 간의 '공격축구론'에 대한 자존심 싸움으로 먼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더불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골키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김병지(서울)와 이운재(수원)을 비롯해 7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안정환(수원)과 '축구천재' 박주영(서울)의 골 대결 등 관중의 흥미를 끌수 있는 흥행요소를 완벽하게 갖춘 가장 이상적인 경기였다.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도 라이벌전을 의식한 듯 조금의 시간 끌기도 없이 경기에 집중하면서 90분 내내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3-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울의 귀네슈 감독은 선수들에게 빠른 움직임과 공격을 주문하면서 공격의 맥을 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수비축구'의 오명을 받아온 K-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박주영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90분 동안 무려 5골을 주고 받은 이날 서울과 수원전은 K-리그 관중 몰이를 위해 각 팀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줬다.
대학생 이호(25)씨는 "학교 후배 3명과 경기장에 왔다. 평소 K-리그 경기는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오늘은 유명한 선수들도 많이 나오고 홍보도 잘 돼 마음먹고 경기장을 찾았다"며 "서울-수원전이 라이벌전이라서 주변에서도 함께 보러 가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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