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구단-선수단 첫 연봉 협상 ‘냉담’

입력 2008.02.24 (17:20)

수정 2008.02.24 (17:25)

KBS 뉴스 이미지
프로야구 제8구단이 선수들과 첫 연봉 협상을 벌였으나 괴리감이 너무 커 경색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박노준 단장은 22일 전훈지 제주도로 내려가 24일까지 미계약선수 43명과 연쇄 접촉에 나섰지만 주축 선수들의 사인을 받는데 실패했다.
신생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박 단장의 제시액을 접한 선수들은 당혹감을 넘어 일부는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봐도 인상 요인이 충분한 선수가 대폭 삭감의 희생양이 되는 등 상식적인 잣대 없이 '무조건 삭감'이라는 일방적인 결정에 선수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고용이 100% 승계된 이상 고통분담은 필연적"이라고 밝힌 박 단장은 순수연봉은 깎으면서 다양한 옵션을 제시했으나 선수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보너스 개념인 옵션 또한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관계자의 지적.
한 선수는 "데뷔 후 이런 연봉 협상은 처음 본다. 야구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현재로서는 주축 선수들이 도장을 찍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단장이 스스로 내뱉을 말을 정면 부인하면서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어 선수들은 '구단을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고 한다.
박 단장은 제주로 내려가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구단 제시액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겠다"고 했으나 정작 선수들에게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도장을 찍지 않는다면 나머지 7개 구단 보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로 팀을 꾸릴 수 있다"며 선수들을 설득하지 않고 채찍으로 허허벌판으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박 단장의 이런 발언은 '스타 마케팅'으로 팀 가치를 올리겠다던 애초 계획과도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이라 전훈이 활기차게 진행될 턱이 없다. 프로답게 선수들은 훈련만큼은 성실히 치르고 있으나 실제 분위기는 바닥권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
한국야구위원회(KBO) 유권해석에 따라 신생구단은 3월7일까지 재계약을 마무리 짓고 보류 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KBO가 '이전 현대와 맺은 계약은 모두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던 송지만(6억원), 이숭용(2억5천만원) 등은 보장된 금액을 받지 못하는데다 KBO 이사회가 연봉삭감제한 규정마저 철폐하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 주축 선수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신생 구단 선수들부터 당장 '대리인 제도'를 시행하겠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당장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여서 앞으로 2주간 신생구단 연봉 협상이 관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