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실무접촉…평양원정 쟁점 논의

입력 2008.02.25 (10:38)

수정 2008.02.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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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6일 평양에서 펼쳐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 3차예선 남북 맞대결을 앞두고 남북 양측이 실무접촉을 재개하기로 해 태극기 게양, 애국가 연주 등 복잡한 현안이 해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내일(26일) 아침 7시30분 우리측 대표단이 육로로 방북해 개성에서 오전 10시부터 실무 협의를 하기로 했다"며 "지난 23일 북측이 실무접촉을 갖자고 연락해온 이후 수정 제의를 한 끝에 2차 실무협의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 1차 협의에서 남측 대표단은 응원단 방북과 기자단 동행 취재, 경기장과 훈련장 시설을 점검할 사전 조사단 파견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측은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국기는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국가는 애국가 대신 아리랑으로 대체하자는 입장을 밝힌 상태.
축구협회는 1차 때처럼 조중연 부회장과 고승환 대외협력국장을 개성에 보내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경기장에 양국 국기를 걸고 선수들이 나온 시점에서 양국 국가를 연주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예선 규정을 내세워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못할 이유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북측이 끝까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FIFA에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도 마련해놓고 있다.
최악의 경우 제3국 경기를 강행할 수도 있지만 남북 양측 모두 바라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1차 협의를 했던 조중연 축구협회 부회장도 "제3국 개최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충칭에서도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기간 도중 협의가 가능할지 북측에 의사 타진을 했지만 '책임지고 협상할 사람이 오지 않았다'는 답변을 듣고 협의를 미뤄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번 2차 협의는 북측이 먼저 제의를 해온 점에 비춰 입장 변화의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북측은 1차 협의 이후 한동안 답이 없는 상태로 시간을 끌어오다 먼저 연락을 취해왔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뭔가 '협상을 할 만한 카드'를 정리한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월드컵 예선 경기는 상당한 액수의 중계권이 걸려있고 북측도 경제적 실리와 경기력 이점 등을 감안할 때 쉽사리 홈 경기를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 강경론만 고집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문제는 평양 원정 경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는 점이다.
국기 게양, 국가 연주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대규모 응원단 방북과 취재진 동행이 두 번째 현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축구협회는 육로를 통한 응원단 방북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 또한 북측이 순순히 받아들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평양 원정 협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남북이 상당수 인원을 오가게 하는 대규모 행사를 논의한다는 점에서 축구계 외에도 민.관 차원에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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