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총동원’ 평양원정 진검승부

입력 2008.02.25 (11:22)

수정 2008.02.2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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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 진출 길목에서 만난 남북축구가 해외파까지 모두 불러들인 최강 전력으로 다음달 격돌한다.
다음달 26일 평양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을 갖는 남북은 중국 충칭에서 막을 내린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전초전을 가졌다.
남북은 지난 20일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2차전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해외파 주축들이 빠진 데다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북한은 지난 6일 요르단과 남아공월드컵 예선 원정경기(1-0 승) 멤버 대부분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남북대결 후반 3분 수비수 박철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10명으로 싸워 제대로 된 기량을 겨뤄보기 힘들었다.
허정무 감독은 다음달 북한 원정경기에 "일단 해외파도 다 부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 등 지난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예선 1차전(4-0 승)에서 활약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3인방이 우선 차출 대상이다.
허 감독의 해외파 호출 계획은 물론 대상까지도 북한 대표팀의 김정훈 감독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남측이 다음번 월드컵 예선 때는 지금 여기에 와 있는 선수 외에 4명 정도 더 보강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 월드컵에도 나갔고, 유럽 등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말해 해외파 합류시 한국의 전력 상승에 대한 대비도 어느 정도 이뤄졌음을 내비쳤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3인방이 합류하면 K-리거 중심으로 이번 동아시아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경험과 자신감을 쌓은 허정무호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2골씩을 터트려 공동 득점상을 수상한 박주영(서울)과 염기훈(울산) 등 국내파 공격수들의 득점 감각이 살아나고 있어 박지성, 설기현까지 가세하면 공격 전술 운용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북한도 보스니아 리그에서 뛰고 있는 현역 최고 골잡이 홍영조가 다음달 남북대결을 위해 합류할 전망이다.
홍영조는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경기에 나서 4골을 뽑아내며 최종 예선 진출을 이끌었고, 지난 6일 요르단과 남아공 월드컵 예선 원정경기에서도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175cm의 키로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고 파워와 기술이 좋아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 능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영조가 빠진 이번 동아시아대회에서 북한은 정대세(가와사키)가 고군분투했다.
재일교포 3세로 일본, 한국과 대결에서 연속골을 넣어 공동 득점상을 수상한 정대세는 체격 조건도 좋고 드리블 능력과 스피드, 돌파력이 빼어나 파워 넘치는 플레이로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정대세는 북한이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구사해 최전방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었지만 두 골이나 뽑아내며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요르단전에서도 정대세와 함께 공격을 책임졌던 홍영조가 가세하면 파괴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정대세는 동아시아대회를 마치면서 "내 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홍)영조 형님이 들어오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홍영조의 합류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과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이후 44년 만의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한 북한. 베스트 멤버를 내세운 진짜 승부가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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