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결, 상하이 개최 득과실?

입력 2008.03.07 (20:31)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 남북대결이 결국 제 3국인 중국의 상하이에서 열리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7일 오후 한국과 북한 축구협회에 공문을 통해 오는 26일 평양에서 치를 예정이던 한국-북한전을 같은 날 상하이에서 개최하는 중재안을 보냈다.
축구협회는 한국, 북한과 시간을 갖고 협의한 끝에 마련한 FIFA의 중재안인 만큼 북한도 이 결정을 거부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동안 남북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응원단 방북 문제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 제3국 개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혀왔다.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등 정상적인 평양 개최를 요구하며 원칙을 강조해 온 한국으로서는 명분도 살리고 실리도 챙기게 됐다.
한국으로서는 경기 준비에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평양보다는 상하이에서 경기를 갖는 것이 유리하다.
일단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고민 중 하나였던 인조잔디 등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 문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애초 경기를 벌일 김일성경기장이 인조잔디 구장이라 이에 익숙지 않은 대표팀은 걱정이 컸다.
게다가 현 대표팀 멤버 중 북한 원정 경기를 치러본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도 상하이 개최는 득이 될 수 있다. 해외파 합류 등에 대비한 이동 거리와 접근성 등을 감안해도 마찬가지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우리 측 의견이 많이 반영된 중재안"이라고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도 홈 어드밴티지는 안고 갈 수 없게 됐지만 잃는 것도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우선 국기.국가 문제 등 FIFA 규정을 어겨가며 평양 개최에 몽니를 부렸지만 어떤 징계도 받지 않게 됐다.
북한은 이미 2005년 3월30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른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이란과 홈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격분한 관중이 병과 의자 등을 그라운드에 내던지는 등 난동을 부려 다음 홈 경기를 제3국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르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징계도 없이 개최 장소만 옮겨 FIFA 규정대로 경기를 치르면 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으로서는 홈 경기를 개최하지 못하게 된 것 만으로도 큰 징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개최되더라도 이번 경기는 어차피 북한의 홈 경기인 만큼 중계권이나 마케팅 권리 등은 북한 측이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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